한국개혁신학회 ‘개혁신앙과 고난받는 교회’ 심포지엄

경건한 그리스도인 고난 의미 되묻고 결단 이끌어내는 ‘선지적 회개’ 강조
 

2000년 교회의 역사를 대변하는 단어가 무엇일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필두로 초대교회 성도들의 순교와 종교개혁가들의 투쟁을 생각하면, 교회의 역사는 고난의 여정이라 할 수 있다. 길지 않은 130년 한국 교회 역사도 고난과 순교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오히려 교회가 유럽을 지배하던 중세 로마가톨릭 시대, 한국 교회가 급성장하던 산업화 시대, 그때 교회는 타락했다.

한국개혁신학회장 주도홍 교수는 이런 역사적 사실 때문에 “개혁은 고난을 동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주 교수는 덧붙인다. “오늘 한국 교회가 사회의 지탄을 받으며 고난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고난이 개혁 때문에 받는 고난인가?”

한국개혁신학회가 10월 11일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개혁신앙과 고난받는 교회’를 주제로 37차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은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의 기조강연에 이어, 11명의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발제 내용은 ‘고난’의 의미를 신학적 역사적으로 고찰하는 논문과, 현재 한국 교회 상황에서 고난의 의미를 성찰하는 논문으로 구분됐다.

신학과 교회사 속에서 ‘고난’의 의미를 고찰한 논문은 안인섭(총신대) 김성욱(웨신대) 이상은(서울장신대) 교수 등이 발표했다. 안인섭 교수는 ‘고난에 대한 칼빈의 이해’라는 논문을 통해 △경건한 그리스도인이 이 세상에서 예수를 위해 고난당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경건한 그리스도인의 고난은 구원의 서정 맥락에서 성화의 과정이다 △성도의 고난은 기독론적으로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의미가 있다 등으로 정리했다.
 

▲ 한국개혁신학회가 개혁신앙과 고난의 의미를 고찰하는 심포지엄을 열었다. 발제자들은 현재 한국 교회가 사회로부터 받는 지탄은 ‘복음을 위한 고난’이 아니라, ‘죄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국 교회가 당하고 있는 현실적인 고난’의 문제는 김성규(웨신대) 소기천(장신대) 이장형(백석대) 김진규(백석대) 교수가 발표했다. 김진규 교수는 현재 한국 교회의 고난은 “도덕성 추락으로 인한 불신과 멸시와 조롱을 당함”이라며, ‘예수 그리스도와 개혁을 위한 영광스런 고난’과 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국 교회 도덕성 추락의 원인으로 김 교수는 △교회의 세속화 사유화 권력욕 불공정성을 함축하고 있는 교회세습 △교회 헌금(재정)의 유용 배임 탈세 △목회자 성추행 △논문 표절과 대필 등을 지적했다. 결국 현재 한국 교회가 당하는 고난은 “죄를 범해서 당하는 응보적 고난”인 것이다.

‘죄를 범해서 받는 응보적 고난’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있다. 바로 ‘회개’이다. 마침 김성규 교수가 ‘한국 교회와 선지적 회개’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했다. 김 교수는 먼저 우리가 사용하는 ‘회개(悔改)’라는 용어가 성경적 의미를 담아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회개’의 사전적 의미는 ‘죄나 잘못을 뉘우치고 마음을 고쳐먹다’로 해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성경적으로, 특히 구약 선지서에서 회개는 잘못을 뉘우치는 수준이 아니라, ‘본질(하나님)로 돌아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레미야 3장 12~13절 말씀을 근거로, “회개는 하나님께 돌아가는 것이고 심판을 면하고 구원에 이르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약 선지서의 회개는 신약으로 이어지고 확장돼 “회개는 예수의 가르침과 삶의 모범을 따르겠다는 결단을 통한 사고와 행동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이외에 이상은 교수는 ‘고난 속에 맺힌 열매:갈리칸 신조(1559)에 담겨진 확신과 교회의 신학’이란 논문을 제출해 주목을 받았다. <갈리칸 신조>는 위그노 신앙고백으로도 불리는 프랑스 개혁교회 성도들의 신앙고백으로, 인생 말년 칼빈의 신앙고백의 정수를 담고 있는 문서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현재 한국 신학계에 <갈리칸 신조>를 직접 다룬 연구서나 논문이 거의 없어, 심포지엄에 참석한 신학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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