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직신학회 50주년 기념 ‘신학의 경청’ 포럼

한국 교회 갱신과 회복 위한 신학자의 예언자적 사명 강조

한국조직신학회가 설립 50주년을 맞아 지난 반세기를 점검하고 미래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한 신학자들은 “한국 교회가 바닥을 치고 있는데 이는 교회다운 교회를 제시하지 못한 우리 신학자들의 책임”이라며, “탐욕과 명예에 매이지 않고 진리를 전하는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조직신학회(회장:배경식 교수)는 10월 17일 나다공동체 오픈스페이스에서 ‘신학의 경청’을 주제로 창립 50주년 기념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경청’이란 주제에 맞게 조직신학자들이 원로 학자와 목회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으로 꾸몄다.

유동식 서광선 김용복 김경재 김균진 교수 등 은퇴한 원로 학자들은 현직 신학자들을 격려하며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김균진 교수는 “조직신학은 교회가 주님의 뜻에 합당한 길을 가고 있는지, 세상과 타협하며 그릇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지를 제시하는 방향타”라며, “조직신학자는 교회가 인간과 세상에 무엇을 선포해야 하는지를 민족과 역사에 제시해야 한다. 우리는 이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원로 학자들은 “앞으로 한국 교회는 탈성직, 한반도 평화와 통일, 세계화, 이 세 가지 이슈에 직면할 것이다. 조직신학자들이 이 문제에 중점을 두고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국 신학계를 향한 목회자들의 고언도 원로와 다르지 않았다. ‘대담:교회에게 듣는다’ 순서에 나온 방인성 지형은 최일도 목사는 교회의 갱신과 회복이 신학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는 한국 교회가 타락한 현실적 이유로 교회 지도자들의 탐욕과 대형교회들의 비기독교화를 지적했다. 지 목사는 현 상황을 극복할 방안은 “기독교(교회)의 본질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묵상 그리고 결단과 실천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신학을 재건해야 한다. 단순히 신학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를 넘어, 신학이 무엇이고 신학하는 삶이 무엇인지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 목사는 이 땅의 모든 기독교인이 가정과 직장과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고민하며 합당한 삶을 살아가는 것’을 ‘신학하는 삶’으로 표현하며 강조했다.

이어 방인성 목사는 한국 신학계가 ‘우리 삶의 현장’과 소통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방 목사는 “그동안 우리는 서구 신학에 의존해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왜곡한 부분이 많다. 급기야 미국의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무분별한 수용으로 교회와 사회가 맘몬의 지배에 굴복 당했을 때, 신학은 부패하고 신음하는 교회와 사회에 길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신학은 이제 서구 신학의 의존성을 탈피하고 우월적 위치에서 내려와야 한다. 한국조직신학회가 맘몬을 섬기는 교회의 탐욕을 끊어내고 한반도 땅과 민족에 맞는 교회론을 세우는데 기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한국 교회의 문제는 결국 신학의 부재.” 한국조직신학회 50주년 포럼에서 목회자들이 한국 교회 현실과 신학의 부재 현상을 지적하고 있다.
 

원로 학자와 목회자의 당부와 지적을 받은 조직신학자들은 ‘창립50주년 희년선언문’을 채택했다. 신학자들은 한국 교회가 추락한 것이 누구보다 자신들의 과오라며, 희년선언문을 통해 4개항의 회개와 다짐을 밝혔다.

4개항은 △사회적 명성과 학문적 명예를 위해 사는 직업인이 아니라 시대의 요청과 아픔을 함께 하며 진리를 전하는 소명에 따라 헌신의 삶을 살겠다 △신학은 교회를 바로 세우는 학문임을 잊지 않고 교회가 직면한 문제에 신학적 분석과 대안을 제시하며 잘못된 교회의 흐름을 개혁한다 △한국 사회를 통합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사명을 실천한다 △개인과 사회와 자연을 통전하는 생명과 평화의 신학을 제시하고 실천한다 등이다.

회장 배경식 교수는 “오늘 포럼에서 원로 학자와 목회자들이 지적한 내용을 경청하고, 그 말씀을 내년 한국조직신학회의 사업과 나아갈 방향에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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