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GPM과 OGKM이 북한녹화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KGPM, OGKM과 업무협약 체결
11월초 두만강유역 녹화사업 진행

한국교회가 남북 화해협력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 것인가. 한국교회가 앞장서 황폐화된 북한 산림을 푸르게 복구할 수 있을 것인가. 그 가능성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한국교회한반도녹색평화운동협회(KGPM, 대표회장:전용재)와 조국을 푸르게(OGKM, 대표:김호진)는 10월 17일 코리아나호텔에서 북한녹화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단체는 공동으로 11월 안에 나무 종자 10억 개를 북한에 올려 보내고, 묘목 1만 그루를 북한 원정리에 심는다는 두만강 유역 녹화사업 계획을 비롯한 3단계 북한 산림화 계획을 발표했다.

KGPM 대표회장 전용재 감독회장은 “지난 7월 기자회견 때만 해도 북한녹화사업의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지지 않았고 부정적인 질문도 많이 받았지만, 정식 단체를 조직하고 심포지엄을 거치면서 윤곽이 드러났다”면서 “특히 북한의 신뢰를 받고 있는 OGKM과의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은 이 운동을 교회운동, 나아가 국민운동으로 만들기 위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사실 전용재 감독회장의 말처럼 지난 7월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가 북한녹화사업을 진행한다고 발표할 때만 해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무엇보다 북한과의 접촉방법, 5.24조치 이후 우리 정부의 대북지원 제한, 수백원에 달하는 예산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KGPM는 불과 3개월 만에 산적해있던 과제를 실타래 풀 듯 하나씩 풀어내고 있다.

우선 OGKM에 주목하자. 한인 디아스포라 NGO인 OGKM은 이미 북한에 들어가기 위한 길을 닦아 놓은 단체다. OGKM 김호진 대표는 지난 10년간 150여회 이상 북한을 방문한 북한통이다. 무엇보다 OGKM은 지난해 12월 26일에 북한 국토환경보호성으로부터 65억 그루의 묘목 생산에 필요한 종자 설비 자재 자금 및 기술자료 지원 등 북한녹화사업에 대한 위임장을 받을 정도로 북한과의 두터운 신뢰를 쌓았다.

김호진 대표는 “지난해 12월 저희가 북한으로 65억 그루 묘목 생산을 위임받을 때는 한국교회와의 만남을 생각지도 못했다. 돌이켜보면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의 섭리 속에 있는 것 같다”면서 “OGKM은 지난 10년 간 자비량으로 활동을 해오면서 북한과의 신뢰를 쌓았다. 우리가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KGPM과 연합해 조국을 푸르게 하여 민족이 하나 되게 하고 통일의 통로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호진 대표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를 비롯한 북한 고위층부터 말단 관리까지 북한녹화사업에 대한 상당한 관심과 열기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유효기간이 있다고 밝혔다. 남북 대화무드가 조성되는 지금이 적기라는 것이다.

▲ OGKM의 김호진대표가 지난 10년간 북한과 신뢰를 쌓은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KGPM과 OGKM도 재빠르게 움직인다. 우선 11월 초부터 북한측이 요청한 두만강유역 녹화사업을 진행한다. KGPM과 OGKM는 두만강유역 회령시와 원정리, 남양리, 새별리를 식목장소로 선정했다. 이곳에 아깔나무 전나무 소나무 너도밤나무 등의 종자 10억 개를 보내기로 했다.

곧이어 11월 말에 KGPM과 OGKM 관계자들이 직접 방문한 가운데 묘목 1만 그루를 원정리에 심는다. KGPM과 OGKM은 북한 당국으로부터 출입국 보장도 받은 상태다.

동시에 북한 산림화 3단계 사업도 시작한다. 첫 단계는 올해 11월부터 2015년까지로 북한 땅에 묘목을 심는 작업이다. 산림청에서 준비하고 있는 1000만 그루와 북한 양묘장에서 1000만 그루, 중국에서 1000만 그루를 구입 혹은 콘소시엄 형태로 마련해 북한 땅에 심겠다는 계획이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되는 2단계는 북한 내 200개 시군에 종자를 공급해 양묘를 돕고 각 양묘장 보수 및 증설을 위해 필요한 자재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3단계 사업은 200개 시군 양묘장에서 생산한 묘목을 각 시군에 심고, 구체적인 점검과 관리를 통해 활착률을 최대화한다는 방침이다.

KGPM과 OGKM는 원활하고 지속적인 사업 진행을 위해 분업화된 조직을 구성하고, KGPM 법인화를 추진한다.

우리 정부와의 협력은 국회의원과 농림부장관을 역임한 KGPM 김영진 상임회장이 맡는다. KGPM은 기독교 NGO 성격을 띠고 정부와 접촉하고 있지만, 투명한 운영과 한국교회와 한국 사회에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현재 농림부 산하 법인 수속 중에 있다. 또 관계관청인 산림청에도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다.

김영진 상임회장은 “정부와 긴밀한 접촉을 계속 이어가고 있고, 정부 관계자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다”면서 “그럼에도 남북 정국이 불안해질 경우를 대비해 OGKM 등 해외 동포 단체와 협력해 차질 없이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도 마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국 교회의 협력은 주요 교단 교단장들이 일선에 나서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단 교단장들이 11월 말 북한 원정리 1만 그루 묘목 심기를 위해 방북할 예정이다. 그때 동영상을 제작하여 한국 교회에 배포해 성도의 동참을 호소하겠다는 방안이다.

전용재 감독회장은 “교단장들이 먼저 본을 보이겠다. 그리고 한국 교회에 호소하겠다. 북한녹화사업에 동참하기 원하는 교단과 교회와 함께 할 것이다. 한국 교회가 먼저 시작해 타 종교와 여러 녹색기구와 연대하고 나아가 전 국민이 함께하는 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KGPM 장헌일 상임이사, OGKM 이춘호 사무총장과 아울러, 평화통일을위한기독교인연대 최은상 사무총장과 전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역임한 통일코리아협동조합 배기찬 이사장 등의 통일 전문가들이 실무를 맡는다.

한편 KGPM은 OGKM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다음 날인 10월 18일 각 교단 전·현직 총회장과 회동을 가졌다. 예장합동 안명환 직전 총회장과 기감 전용재 감독회장, 기하성 이영훈 총회장, 기성 이신웅 총회장, 기장 황용대 총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동에서 전·현직 교단장들은 11월 초에 각 교단 신임 총회장을 초청해 북한녹화사업 설명회를 갖고 협력을 구하기로 했다.

또한 사단법인 겨레사랑 이사장을 겸하고 있는 기하성 이영훈 총회장은 북한 산림 회복을 위해 조성하고 있는 ‘겨레사랑 숲’ 사업을 KGPM의 북한녹화사업과 단일화해 진행하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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