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어른들도 몰랐던 기독교세계관

▲ 신현교회 박혜경 집사가 간증하고 있다.

변화된 관점 ‘실천’으로 이어지게 한다

강남·삼일교회, 청장년 대상 다양한 시각의 기독교세계관 심화교육 활발
신앙과 삶 간극 메우며 빛과 소금 사명 일깨워 … “복음의 접촉점 넓혀간다”

 

다양한 참가자 심화과정 참여

“제가 하는 일이 주님의 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내가 살기 위해서 일했지, 주님이 기뻐하시며 영광 받으시는 일을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오늘 강의를 통해 직장일 따로, 교회일 따로 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어요. 이제는 교회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교회 일을 하듯이 동료들을 섬기고 사랑할 수 있도록 나를 더 변화시켜야겠다고 다짐했어요.”

20대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부터 30대 고시 준비생과 직장인, 40대 직장인과 주부, 50대 자영업자, 은퇴를 앞둔 60대 직장인 등 연령과 직업이 다양한 기독교인들이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서울 노량진 고시촌 중심에 위치한 강남교회(고문산 목사)로 바쁜 걸음을 옮긴다. 지난 9월 23일부터 시작된 기독교세계관학교 심화과정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그리스도인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이라는 주제로 9주간 진행되는 기독교세계관학교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토론과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참석자 모두 주일에는 교인으로 열심히 살아가지만, 월요일이 찾아오면 다시 세속적인 삶으로 돌아가면서 고통과 갈등을 겪어온 탓이다.

개강 둘째 주 세계관학교 참가자들은 ‘세상과 소통하는 교회, 사회와 공감해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강의를 들은 후 조별로 “과연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토론을 시작했다. 5조 조장을 맡은 김승연씨는 “다른 나라에 살지만 자기나라의 입장에서 그 나라를 대변하는 ‘외교관’이라는 신분이 세상을 살아가는 기독교인의 역할이라는 이야기로 이어졌고, 어떻게 하나님의 복음을 전해야 할지 함께 고민했다”면서 “삶으로 타인에 모범이 되어 사람들이 교회와 기독교인에 대한 좋은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먼저 바라봐주고 손 내미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고 말한다.

강의에 이어 조별 토론까지 마치고 나면 저녁 10시가 훌쩍 넘어가지만 누구 하나 먼저 자리를 뜨지 않고 서로의 고민과 대안 제시에 귀를 쫑긋 세운다. 그리고 내일 아침 잠자리에서 눈을 떠서 다시 세상으로 나갔을 때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 삼일교회 청년들이 기독교세계관아카데미 강의 후 조별로 모여 강의 내용을 삶에서 어떻게 실천할지 토론을 나누고 있다.

‘공학과 신앙’ 연관성 고민도

20~30대 청년과 직장인의 비율이 월등이 높은 삼일교회(송태근 목사) 기독교세계관아카데미에서는 매주 화요일 저녁 경제, 환경, 교육, 문화, 과학기술 등 세분화된 분야별로 심화된 강의와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대학교 시절 기술을 공부하면서 ‘성경에 따르면 세상 사람들은 전부 다 죄인인데, 이 죄인들의 산물인 기술도 역시 타락한 것 아닐까’라는 걱정을 하며 공학과 신앙의 연관성에 대해 고민했다.”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이자 사단법인 ‘나눔과 기술’의 대표인 장수영 교수가 오늘의 강연자로 나서, 신앙인이자 공학자로 살아가면서 겪었던 갈등과 고민을 나누고 하나님 안에서 자신이 찾은 해법을 제시했다.

장 교수는 자신이 기독교세계관을 접한 후, ‘기술이 하나님의 창조질서 속에서 갖고 있는 지향점이 무엇인지’ ‘타락한 기술이 어떻게 변질됐는지’ ‘처음 기술의 지향점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등을 생각하다 하나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었다면서, 현재는 ‘소외된 90%를 위한 적정기술’ 개발과 보급에 뜻을 두고 사역 중이라고 소개했다.

참석자들은 장 교수가 ‘나눔과 기술’을 통해 열대지방에서 건망고를 만드는 기술로 마을 소득을 창출하고, 전기가 없는 지역에 태양광 전기를 보급하며, 아프리카에서 옥수수대를 이용한 연료를 개발하는 등 현지 환경과 주민들을 고려한 창의적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는 모습에 큰 감명과 도전을 받았다. 너나 할 것 없이 “나도 내 전공과 달란트를 살리고, 나아가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돕는 창의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포부를 품게 됐다.
 
실천에 무게 중심 둔 교육

아직 세계관과 사고의 틀이 확립되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하나님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어린이세계관학교이라면, 강남교회와 삼일교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기독교세계관학교는 교회와 세상에 동시에 속한 채 신앙과 삶의 괴리를 경험하고 있는 어른들에게 ‘빛과 소금의 사명’을 일깨우고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즉 기독교세계관이 단순히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를 넘어 ‘실천’의 문제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강남교회에 기독교세계관학교를 도입했고, 현재 삼일교회에서 기독교세계관아카데미를 총괄하고 있는 김정일 목사는 “기독교세계관교육은 오직 삶에서 실천될 때만 그 빛을 발할 수 있다”며 “특히 세상에 막 나간 청년들에게 자신이 가진 재능을 공부와 일의 영역과 연계시켜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사역이다”고 밝혔다.

한 사람의 세계관을 바꾸는 일은 세상을 바꾸는 일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기독교세계관학교는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한 영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독교적 세계관이 삶에 뿌리를 내린 기독교인들을 통해 이뤄질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와 영광을 믿기에 기독교세계관학교는 다시 문을 연다.

다음 편에서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갖지 못한 채 세상에 나선 후 신앙과 삶의 괴리로 힘겨워 하는 기독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그리고 기독교적 세계관을 통해 스스로 대안을 찾아가고 있는 기독청년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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