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처럼 여명교회는 천안 아산 지역에 생명을 전하는 희망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해 온 성도가 헌신하고 있다. 이런 헌신은 교회의 주인이 예수 그리스도라는 인식, 강력한 성경 교육과 배운 바를 실천하는 결단에서 비롯된다.

충분히 숙성된 성도가 성숙한 제자된다

엄격한 훈련과정 거친 교인 예수 닮는 삶 실천 … ‘건강한 교회 개척 사역’ 진정성 얻고 결실


1997년 9월 천안 신방동 아파트상가 3층에서 여명교회(이단화 목사)가 설립했다. 이후 17년 동안 여명교회는 부흥을 거듭했다. 폭발적인 성장은 없었다. 매해 꾸준히 새신자가 교회를 찾았고, 여명교회 성도로 등록해서 사역자로 성장했다. 현재 여명교회는 청장년 성도 1600명, 어린이와 청소년 1000명이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큰 교회에 따라붙는 부정적인 시각도 없다. 지역을 위한 교회로 인식되면서 좋은 교회로 평가받고 있다. 복음화율이 낮은 천안 지역에서 부흥하며 좋은 인식을 받고 있는 여명교회, 그 비결은 무엇일까.
 
말씀에 양보 없다
10월 5일 주일예배 시간. 이단화 목사 주일설교 제목은 ‘그리스도인의 기쁨’이었다. 빌립보서 1장 1~2절을 강해하는 설교였다. 지난 1년 동안 이단화 목사는 사사기를 강해설교했다. 주일 대예배까지 강해설교를 하는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성도들은 이미 익숙했다. 많은 성도들이 메모하며 설교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 비결은 강해설교지만 사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 목사는 성경 말씀의 의미를 해석하고, 그 말씀을 성도가 어떻게 삶에 적용해야 하는지 제시했다. 빌립보서를 강해하는 첫 날이어서 시각자료를 활용하는 빈도도 높았다. 빌립보 교회가 위치했던 지역을 지도로 보여주는 등 파격적인 설교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설교의 형식과 전달하는 언어가 편안할 뿐, 그 속에 담긴 내용은 강하고 타협이 없다. “바울 사도가 말한 기쁨과 오늘 우리가 느끼는 기쁨이 얼마나 다른가. 옥중에서 바울은 빌립보 성도들에게 복음의 기쁨을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물질과 향락으로 기뻐한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가장 큰 문제인 ‘물질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날카로웠다.

이렇게 설교를 하기 위해 이단화 목사는 매주 금요일 꼬박 서재에서 나오지 않는다. 주중에 성경본문을 묵상하고 기도하다가 금요일 새벽부터 밤까지 오직 설교 준비에 매달린다. 개척 이래 17년 동안 이 습관을 버리지 않았다. 철저히 원고에 입각해 설교를 작성하고, 원고를 보지 않고 설교할 정도로 익힌다. “강해설교는 목사의 입맛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목회자가 성실하게 자신과 싸워야만 할 수 있는 것 같다. 하나님의 말씀은 엄격하고 정확해야 한다.”

말씀에 대한 엄격함은 이단화 목사가 성도들에게 선언한 말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이 목사는 “성경 말씀이 아니라 성도들에게 휘둘릴 때, 강단에서 하나님 말씀을 전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쏟아낼 때” 목회를 그만두고 교회를 떠날 것이라고 했다.
 
모든 성도가 사역자
천안 아산 지역에서 여명교회가 처음 유명해진 것은 제자훈련 과정 때문이다. 여명교회의 제자훈련 과정은 독특하다. 여명교회는 개척 초기 옥한흠 목사의 제자훈련을 도입해 성도들을 교육하고 훈련했다. 하지만 여명교회 상황에 맞게 성경공부 과정을 개발해, 현재 ‘인도-소속-성숙-제자훈련’ 4단계 성경공부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인도 과정’은 교회에 처음 온 새신자를 위한 교육이다. 교회가 어떤 곳이고, 신앙생활은 어떻게 하는지 기초적인 내용을 전달한다. ‘소속 과정’은 여명교회 성도가 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예수를 믿고 거듭나 구원에 이르는 신앙, 여명교회 성도로서 해야 할 헌신 등을 가르친다. ‘소속 과정’을 마친 사람에게 여명교회는 등록카드를 내민다. 등록카드는 교회의 공동체성을 지키고, 십일조 생활 등 성도로서 의무를 다하겠다는 서약이 적혀있다. 이 서약을 해야만 여명교회 공동체의 가족으로 자격을 부여받는다.

부교역자 박철 목사는 “서약은 전적으로 본인의 결단이 있을 때만 하도록 한다. 아직 결심이 서지 않았다면 서약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한다. 등록하지 않고 여명교회에 나와서 예배 드려도 된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여명교회 성도로서 서약한 후, ‘성숙 과정’과 ‘제자훈련’ 과정이 남아 있다. 교회 직분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 과정들을 모두 마쳐야 한다. 12주 성숙 과정을 마치면, 교회 어느 부서든 한 가지 사역을 해야 한다. 마지막 제자훈련은 직분자를 비롯해 교회 핵심 일꾼을 양성하는 과정이다. 제자훈련 과정은 신청한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신앙과 삶이 갖춰졌다고 판단된 성도만 선별해서 제자훈련 과정을 진행한다.

이렇게 깐깐하게 훈련하고 양육하는 이유는 “예수님을 닮은 그리스도인을 양성하기 위해서”다. 이단화 목사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철저한 성경공부로 훈련을 받고 변화되는 방법 밖에 없다. 모든 성도가 사역자로 하나님의 일에 동참하면서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뤄가는 것, 그것이 모든 교회의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복음의 숲 만들기
여명교회는 지난해 미래와 연관된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문화가 취약한 지역 사회를 위해 2009년 문화센터 건립 부지를 마련했는데, 작년 건축을 잠정 연기한 것이다. 이단화 목사는 이 문화센터가 천안 아산 지역 복음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성도들은 교회 상황 등을 고려해 건축 연기를 요청한 것이다.

이 사건은 이단화 목사는 물론 여명교회에 큰 전환점이 됐다. 여명교회는 올해 초 천안 아산 지역에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교회개척사역을 전개하기로 결정했다. 하나의 큰 나무보다 건강한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루는 것처럼, 2년마다 천안 아산 지역에 교회를 개척하기로 했다. 교회개척은 여명교회에서 훈련된 부교역자를 선발하고, 5억 원 정도를 들여 아예 건물을 갖고 개척교회를 시작하도록 했다. 이 사역을 위해 매해 5억원씩 개척기금도 적립하기로 했다.

천안 아산 지역에 복음의 숲을 만드는 사역은 1년도 안돼 결실을 맺고 있다. 여명교회는 10월 11일 아산시 배방읍에 <온누리여명교회>를 설립하고 형제교회로 동역할 계획이다. 이단화 목사는 “문화센터 건립이 무산된 후 내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사역하는지 점검했다. 그 결과 나를 내려놓고 예수님이 원하시는 뜻을 생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명’은 희미하게 동이 틀 무렵이다. 그래서 국어사전을 보면, 여명을 ‘희망의 빛’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교회 이름처럼 여명교회는 천안 아산 지역에 생명을 전하는 희망의 공동체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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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지향 목회가 목표다”
교육·훈련·헌신은 양보할 수 없는 원칙


 
▲ 이단화 목사
인터뷰/ 이단화 목사

“나는 지금까지 전형적으로 목표지향 목회를 했다. 작년에 6개월 안식년을 가지며 그 목표가 나의 목표인지, 하나님의 목표인지 고민했다. 내 목적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찾겠다고 결심하자,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이단화 목사의 고백이 놀라웠다. 교회 성도들과 부교역자들에게 이 목사의 교회운영 스타일을 물었을 때, 흠잡을 것이 없었다. 담임목사로서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교회 재정을 철저하고 투명하게 집행하며, 당회뿐만 아니라 성도들과 소통하려 애쓰고,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민주적으로 교회를 이끌어간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다.

“개척 초기부터 작년까지도 나는 여명교회를 1만 명 이상 출석하는 대형교회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복음화율이 낮은 천안 아산 지역에서 기독교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대형교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목표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나의 대형교회보다 건강한 교회들이 숲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했다. 교회 운영도 목표지향이 아니라 관계지향의 목회, 예수님 안에서 성도들이 기쁨과 행복을 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단화 목사가 이렇게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던 힘은 ‘목회’에 대한 분명한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목사에게 목회란 ‘예수님이 이루시고자 했던 공동체를 최대한 이뤄가는 것’이다. 그런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 성경에 입각해서 성도들을 철저히 교육했고, 사역자로 헌신하도록 요청했다. 여명교회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 교육과 훈련과 헌신은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었다.

결국 이 목사의 내려놓음은 이 목회의 원칙을 자기 자신에게 그대로 적용한 결과이다. 예수님을 여명교회의 중심에 두었기에, 자신의 비전과 목표와 욕심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목회자는 흘러가는 바람과 같은 존재이다. 교회 공동체는 예수님이 오시기 전까지 존재한다. 여명교회 공동체를 위해 하나님 앞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기도하고 노력할 뿐이다. 목회자로서 교회에 유익이 되고 바람직한가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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