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경총회장들이 개혁주의 정체성과 관련된 정치부 보고를 경청하고 있다.


‘가톨릭 영세’ 불인정 … ‘재세례파’ 우려도

‘교회협·가톨릭 신앙직제 일치운동’ 반대입장 천명
“류광수 다락방은 이단” 재확인 … 인터콥 다시 연구


총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공동체의 신학적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총회는 이단에 대한 단죄와 함께 신앙과 신학을 정립하는 장소이기도 한 것이다. 제99회 총회에서도 다양한 신학적 결정들이 나왔다. 류광수 다락방을 이단으로 재확인했으며, 세계교회협의회(WCC) 공동합의문을 작성한 이들에 대해서도 처벌수위를 결정했다.

최근 교황의 방한으로 인해 가톨릭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에 대한 결의들도 나왔다. 우선 가톨릭에서 받은 영세를 더 이상 인정하지 않기로 했으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가톨릭의 신앙과 직제 일치운동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밖에 지난해 총회에서 결의했던 최바울(인터콥)과의 교류단절을 다시 연구하기로 했다.
 
 
가톨릭 영세 ‘불인정’
재세례파 논란…교회 혼란 불가피

 
앞으로 가톨릭 영세는 세례로 인정하지 않는다.

제99회 총회는 가톨릭에서 받은 영세는 세례로 인정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그동안 가톨릭 영세는 세례를 받은 것으로 인정해 일정 교육을 거쳐 바로 입교문답을 할 수 있었으나, 이번 결의로 앞으로는 불가능하게 됐다. 다만 지금까지 영세를 받은 후 입교문답을 했던 것은 인정하기로 했다. 즉 소급적용은 하지 않기로 했다는 말이다.

총회 넷째 날인 9월 25일, 총회는 빛고을노회가 헌의한 ‘가톨릭 영세를 세례로 인정할 수 있느냐’에 대한 질의를 놓고 논쟁했다. 일부 총대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무리가 있고, 자칫하면 세례를 두 번 주는 ‘재세례파’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신학부에 넘겨 충분히 논의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영세를 세례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총대들은 잇따라 “과거 가톨릭은 예수님을 유일한 구원자라고 했으나 현재는 다신론으로 변질됐다” “가톨릭은 이단이다”면서 불가론을 폈다. 결국 전체적인 분위기는 가톨릭과 신학과 신앙을 같이 할 수 없기에 지금 당장 바꾸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총회의 결의는 단호했지만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영세 불인정 사실이 알려지자 “재세례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재세례파는 16세기 종교개혁 당시 유아세례와 가톨릭 영세를 부정하고 성인세례를 다시 행한 급진적 개혁파를 뜻한다. 재침례파라고 하며, 종교개혁 당시 프로테스탄트(개신교도)들은 재세례파를 인정하지 않았다.

한 목회자는 “종교개혁 당시 재세례파는 이단시 되었다”면서 “재세례파는 성례를 모독하기 때문에 이단이다. 또한 교회사적으로도 종교개혁자들은 재세례파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세 불가 결의는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예장통합도 이번 총회에서 가톨릭 영세에 대해 연구하기로 했다. 예장통합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는 9월 25일 가톨릭에 대한 연구를 청원했다. 예장통합은 지난 2004년 제89회 총회에서 가톨릭 영세 교인에 대해 세례를 다시 줄 필요 없이 입교만 하면 된다고 결의했는데, 이를 포함해 다시 연구해 보고하기로 했다.
 
 
가톨릭-KNCC 신앙직제일치 ‘반대’
“우리와 신앙 맞지 않아”…호남지역 헌의 줄이어

 
총회가 가톨릭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의 신앙과 직제 일치운동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경노회 등 11개 노회는 KNCC와 가톨릭의 활동에 대해 총회의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헌의했으며, 이에 총회는 임원회에 맡겨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9월 25일 오전과 오후 회무 중에 회원들은 잇따라 “가톨릭은 명백한 이단이다”고 성토했다. 한 총대는 “과거 가톨릭은 삼위일체를 인정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유일한 구원자로 인정했었다. 그러나 현재는 다른 종교에도 구원의 길이 있다고 하면서 다원주의를 따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러므로 가톨릭은 더 이상 기독교가 아니다. 이단이다”고 말했다.

이에 총회장 백남선 목사는 오후 회무 중에 가톨릭과 KNCC의 신앙과 직제 일치운동에 대해 “우리의 신앙과 맞지 않으므로 반대한다”고 총회의 입장을 천명했다.

이번 결의는 호남지역 교회들의 지원이 컸었다. 헌의안을 올린 11개 노회 중 10개가 호남지역에 편중되어 있다. 특히 제99회 총회를 개최한 광주겨자씨교회의 경우, 교회적으로 책자를 만들어 전국에 보급하는 등 가톨릭과 KNCC의 문제점을 고발해 왔다. 총회 석상에서도 <가톨릭과 바람난 한국교회>라는 책자가 뿌려졌으며, 총대들은 “지금 가톨릭과 KNCC는 제2의 신사참배인 영적 내선일체를 시도하고 있다”고 개탄해 했다.

이번 결의에 힘입어 가톨릭과 WCC에 대한 반대운동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류광수 다락방, 이단 재확인
“81회 총회결의 변함없어”…변화된 증거도 없어

 
총회가 류광수 다락방은 이단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제99회 총회는 둘째 날 9월 23일 오후 회무에서 류광수다락방이단재조사처리위원회의 보고를 그대로 받았다. 위원회는 최종 보고에서 제81회 총회에서 이단으로 결의한 류광수 다락방은 신학적·도덕적으로 돌이켰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이단으로 해제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즉 류광수 다락방이 돌이키지 않았기에 제81회 총회에서 결의한 이단 결의가 지금도 유효하다는 것.

위원회는 이어 “류광수 다락방은 제81회 총회에서 이단 결의하고 제82회 총회보고서에 자세히 연구논문을 보고했다”면서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연구도 없이 이단으로 몰았다”는 주장이 근거가 없음을 천명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류광수 다락방을 이단에서 해제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제98회 총회에서 경원노회 대구중노회 평남노회가 “재조사(재확인)가 필요하다”고 헌의했다.

한편 위원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이단해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방지해야 한다면서 “한기총 총대 및 이단사이비대책위원들에게 엄중 경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81회 총회는 류광수 다락방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이와 관련된 모든 자는 해당 노회에서 시벌하기로 가결했었다. 당시 총회는 총신 교수 3인에게 의뢰한 연구 논문을 그대로 받았으며, 류광수를 본 교단 산하 교회에 세울 수 없도록 조치했다. 또한 류광수의 교재나 테이프 사용, 집회 참석도 불허하기로 했었다.
 
 
WCC 공동합의문·다락방 이단해제 처벌
관련자 4명 징계 수위 확정…불이행시 노회 제재

 
WCC 공동합의문 서명자 및 다락방 이단해제 관련자에 대한 처벌 수위가 결정됐다.

제99회 총회 둘째날인 9월 23일 오후 회무에서 WCC 공동합의문 서명자 및 다락방 이단해제 관련자 조사처리위원회(위원장:전계헌 목사)는 홍재철 목사, 길자연 목사, 김만규 목사, 유장춘 목사에 대해 처벌 수위를 보고했다.

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WCC 공동합의문에 관련된 홍재철 목사는 함남노회로 하여금 제명을 지시하기로 하고 불이행 시 노회의 총회 총대권을 1년간 제한하기로 했다. 길자연 목사는 증경총회장으로서의 처신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교단지에 사과성명서를 게재하고, 제99회 총회 석상에서 공개사과토록 했다.

또한 류광수 다락방 이단해제 관련자인 김만규 목사는 총회 결의와 대치되는 주장(류광수 다락방은 이단으로 규정하기에 무리가 있다)을 한 책임을 물어 삼산노회로 하여금 시벌하도록 하며, 불이행 시 노회의 총회 총대권을 1년간 제한하기로 했다.

유장춘 목사는 이단해제에 일조했으므로 책임을 물어 당회장직을 제외한 모든 공직을 1년간 정지하도록 평남노회에 지시했으며, 불이행 시 노회의 총회 총대권을 1년간 제한하기로 했다.
이로써 관련자 4명에 대한 시벌이 확정됐으며, 노회의 이행만 남았다.
 
 
인터콥 또 다시 연구
신학부 보고, 절차상 문제점 드러나

 
인터콥에 대해 총회가 또 다시 연구한다.

신학부 서기 정희수 목사는 총회 셋째 날인 9월 24일 오후 회무에서 보고·청원을 통해 “인터콥에 대해서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총대들은 “이미 지난해에 인터콥에 대해서 결정한 사항”이라고 반대했으며, 정 목사는 “예의주시 차원에서 더 연구하겠다”고 설명해 결의를 이끌어 냈다.

“더 연구하겠다”는 신학부 보고는 적잖은 논란을 낳고 있다. 우선 총회 보고서나 헌의안·긴급동의안에 없는 내용을 개인이 청원해 허락을 받았기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총회 관계자는 “총회 보고서에도 없는 내용이고 정식 헌의안이나 긴급동의안도 아니다. 특히 이단성에 관련된 내용을 개인이 청원해 연구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연구가 지난해 총회 결의와 정면 배치된다는 것이다. 인터콥에 대한 조사와 연구는 이미 수년에 걸쳐 진행됐으며, 제98회 총회는 “인터콥과 교류를 단절한다”고 결의한바 있다. 당시 신학부는 인터콥 최바울 선교사의 신학사상을 연구한 결과 ‘최바울 선교사는 여전히 극단적인 세대주의적인 종말론을 견지하고 있으며, 프리메이슨의 음모론을 근거로 인류문명을 타락한 문명으로 단정짓는 극단적인 논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철저한 이원론적 이분법을 따라 하나님의 절대주권적인 통치를 무시하는 경향, 신사도와 아이홉(IHOP)이 주장한 영적도해의 근간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보고서는 최바울 선교사의 선교적 열정과 노력은 높이 평가하지만, 그의 선교신학에서 발견된 사상은 이단으로 빠져들 수 있는 충분한 위험요소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학부 서기 정희수 목사는 “총회 보고에 앞서 신학부 실행위원회를 열어 인터콥 연구를 논의했었다”면서 신학부 전체가 동의한 내용임으로 절차상에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터콥에 우리 교단 인사와 신학교 교수들이 많이 관여되어 있다. 그런데 그냥 내버려 두면 되겠느냐”면서 “총회 차원에서 예의주시하고 연구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복음 전하는 선교단체와 총회의 단절은 성경적이지 않다”면서 “우리가 지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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