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웅 목사(주다산교회)

 
일찍이 아브라함 카이퍼는 칼빈주의와 미래라는 강연을 했다. 그는 몇 가지 요점을 요약한다. 먼저 칼빈주의는 현재 존재하는 곳에서 무시되어서는 안된다. 그 영향력이 계속되는 곳에서 강해져야 한다. 또 칼빈주의는 외부세계가 알도록 다시금 연구주제가 되어야한다. 아울러 칼빈주의 원리는 우리 시대의 요구와 일치하여 발전되어야 하며, 삶의 다양한 영역에 계속 적용되어야한다. 마지막으로 칼빈주의자들은 자신의 고백을 부끄러워하지 말아야한다고 했다. 우리에게도 적용점이 있고 도전을 주는 내용이다.

필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을 비롯해 한국의 장로교회가 총회를 맞이하면서 칼빈주의 정치관으로 총회정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첫째, 하나님 면전(Coram Deo) 의식의 정치가 회복되어야 한다.

예장합동 교단은 제97총회와 98총회에서 세상뉴스에도 보도될 정도로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다. 총회의 권징은 무력화됐고,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다.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이에 대해 총대들은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투표권을 행사한 총대들은 원천적인 책임이 있다. 물론 97총회 때 개혁을 위한 총대들의 결집은 괄목할 만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이만저만한 이유로 개혁은 동력을 잃고 말았다.

이것은 하나님 중심이 아니다. 99총회를 맞이하면서 정말 하나님 면전의식이 회복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투표권을 바르게 행사하는 것이다. 금권선거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지역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하나님이 주신 양심에 따라 참여해야 한다. 총회회의진행, 발언도 바르면서도 품격을 유지해야한다. 지혜로워야 한다.

둘째, 하나님 주권사상인 영역주권의 정치가 회복되어야 한다.

총회에서 문제가 되었던 많은 경우가 권력집중 때문이었다. 군사독재시절 세상정치논리가 총회를 지배했던 때가 있었다. 그 업적으로 총신신학대학원 양지캠퍼스를 확보하고 건축한 사례를 말하곤 한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토지를 확보하려면 토지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토지는 경부고속도로 옆에 있는 토지가 그 가치에 있어서 우의에 있다. 아무리 기증을 받거나 저렴하게 구입했다 하더라도 ‘양지’는 잘못된 결정이다. 결과적으로 송전탑 문제속에 가두어지지 않았는가? 이것은 바로 권력집중의 피해이다. 그 이후에도 납골당문제, 아이티구호헌금사건 등 많은 문제들이 권력집중으로부터 발생했다.

하나님 주권사상은 영역주권이다. 총회는 각 상비부와 특별위원회에 대해 권한이 위임되어야 한다. 영역주권이 활성화되려면 정치의 조정기능과 정책을 연구하고 실행하는 일에 총회본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총회본부가 총회권력의 시녀노릇을 해도 안 되고 총회정치에 휘둘려서도 안 된다. 전문화되고 시스템화 되어야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총대들이 칼빈주의 정치관인 영역주권에 대한 이해와 이를 실행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 영역주권의 사례로 학원선교위원회 활동을 살펴볼 수 있다. 학원선교위원회는 학원선교연구위원회로 97총회 때 출발했다. 연구결과 총회는 주일학교 중심의 다음세대에 대한 교육지원과 진행을 하고 있었지만 주중교육에 대해서는 연구나 지원이 미흡한 상태였다. 이에 대안학교, 학원선교, 교목, 등 주중교육 중심으로 연구하고 실행하기 위해 98총회 때 상설기관으로 허락을 받았다. 예산배정 및 지원이 한정되어있는 상황에서 학원선교대회를 개최하여 많은 결과물들을 얻게 되었다. 이제 발전적이고 획기적인 비전과 사업계획을 통해 99총회의 허락을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영역주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열매이다. 영역주권을 통해 총회는 정치가 아니라 정책으로 승부를 낼 수 있다. 총회가 회복해야 할 것은 칼빈주의 정치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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