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저널리스트 이중덕, 시리아 내전 참상 1000일 기록 사진전 열어
“황량한 사막 같은 난민촌 아픔 치유 첫 걸음은 따뜻한 관심과 사랑”

 

▲ 이중덕 사진기자. 이중덕 기자는 2011년부터 3년간 시리아 난민이슈를 보도하고 있다. 특히 올해 국제단체 커뮤니케이터스협회 시상대회에서 국제뉴스 사진부문 1위를 수상했다.
 

사진기자 이중덕, 그에게 중동은 애환이 서린 땅이다.

오래 전부터 중동문화에 관심을 가졌던 이중덕 기자는 2005년부터 가족들과 함께 시리아에 정착했다. 사진기자의 눈으로 본 중동은 꽤나 매력적인 곳이었다. 미디어가 소개하는 파괴적인 화면과 거리가 멀었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소리가 들리고, 추수를 앞둔 농부가 땀방울을 흘리고, 직장인들이 거리를 활보했다.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 비슷한 마을이 그곳에 있었다. 특히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차 한 잔을 기꺼이 대접하는 넉넉한 인심덕에 중동을 향한 애정은 커져만 갔다.

하지만 소소한 일상의 행복은 산산조각 깨지고 말았다. 2011년 3월, 시리아에 내전이라는 재앙이 휘몰아쳤다. 끝날 줄 모르는 내전 속에서 19만 명 이상이 사망했고, 약 300만 명의 대규모 난민이 발생했다. 이중덕 기자도 가족들을 이끌고 요르단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러던 중 그는 시리아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요르단으로 탈출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곧바로 카메라 장비를 챙겨 요르단 마프락 인근 자타리 난민촌으로 한걸음에 달려간 이중덕 기자.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참상에 고개를 떨궜다.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 난민촌에서 수천 명의 시리아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었고 사막의 폭풍은 그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무엇보다 그를 분노케 한 것은 국제사회가 시리아 내전에 유독 관심이 없다는 점이었다.

그때부터 이중덕 기자는 시리아 사람들의 탈출 과정과 집 잃은 난민들의 절규를 렌즈에 담았다.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렌즈에 담아 국제사회를 향해 호소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그는 코리아 크리스챤 저널 중동특파원으로 활동 중이다.

“포토저널리스트로서 나는 두 개의 큰 싸움을 하고 있다. 하나는 곤경에 처한 시리아 난민을 위한 싸움이고, 다른 하나는 그들을 향한 사람들의 무관심에 대항한 싸움이다.”

그렇다고 그는 고난과 아픔과 상실에만 카메라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이중덕 기자의 작품은 사막에 핀 한 송이 꽃을 찾아 헤매듯 희망의 끈을 붙잡고 있다. 고단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난민들의 모습과 그들을 지원하는 나눔을 손길도 함께 담아냈다.

자타리 난민촌에 카라반 1400대를 기증하는 등 시리아 난민 지원에 앞장섰던 극동방송이 이중덕 기자의 외로운 싸움에 힘이 실어줬다. 극동방송은 이중덕 사진기자의 ‘시리아 난민 1000일의 기록’ 사진전을 9월 26일까지 서울 상수동 사옥 내 극동갤러리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후 12월 13일까지 전국 10개 극동방송 사옥을 순회하며 사진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황량한 사막이라도 단비가 내리면 생명이 태동한다. 그것은 하나님이 일구시는 기적이다. 나 역시 하나님께서 시리아 사람들의 아픔을 치유하실 것을 믿고 카메라를 든다. 이번 사진전을 통해 한국 교회 성도들의 각별한 관심과 사랑이 시리아 난민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

이번 사진전의 수익금 전액은 시리아 난민 돕기에 사용된다(문의:서울극동방송 02-320-0114).

 

▲ ‘탈출’ 시리아 난민들이 내전을 피해 요르단 국경을 넘고 있다. 2013년 하루 평균 6000명 이상이 국경을 건넜다.
 
▲ ‘아버지의 절규’ 폭우로 무너진 텐트에서 두 살짜리 아들을 잃은 한 난민이 “살기 위해 왔는데, 왜 여기서 내 아들이 죽어야 합니까?”라며 절규하고 있다.
 
▲ ‘희망의 질주’ 내전의 어두운 그늘을 박차고 밝은 웃음을 지으며 난민 아이들이 달리고 있다.
 
▲ ‘사막의 생명’ 한 송이 꽃이 요르단 사막에 피어 있다. 메마른 사막에도 생명이 존재한다. 척박한 땅으로 내몰린 시리아 난민들에게도 새 생명의 역사가 펼쳐지기를 기도하자.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