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평생교육원·교회개척학교 숲 공동포럼

‘분명한 소명과 바른 교회관이 교회 개척 선행 요건’ 강조


교회를 개척해 자립으로 생존할 수 있는 확률이 고작해야 2~3%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이래저래 교회 개척이 힘든 시기다.

교회에 대한 배타성이 짙어지고 있는 상황도 그렇고, 공간과 프로그램이 잘 갖춰진 대형교회로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도 배제할 수 없는 원인이다. 안팎으로 살펴보면 교회 개척의 난제는 많다.

그러나 교회 개척이 어려운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교회를 개척하는 목회자의 소명과 교회의 지향점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를 바꿔 말하면 교회 개척에 대한 목회자의 분명한 소명이 있고, 성경적인 교회관을 토대로 교회 개척에 대한 패러다임을 변화시킨다면 지금도 교회 개척은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9월 1일 총신대학교 제2종합관 카펠라홀에서 ‘교회, 개척해도 된다’는 독특한 주제의 포럼이 열렸다. 이 포럼은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교회 개척을 돕기 위해 총신대 평생교육원과 ‘교회개척학교 숲’이 공동으로 마련한 자리였다.

이날 포럼은 경기도 용인에서 또 다시 분립개척을 시작한 박은조 목사(은혜샘물교회), 국내 젊은이들의 문화와 예술 1번지라 불리는 홍대에서 교회를 개척해 성공적으로 정착한 송창근 목사(블루라이트교회), 조직신학 교수로서 카페교회를 개척해 목회하고 있는 라영환 목사(꿈누리교회), 소그룹 중심의 공동체교회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고 있는 김종일 목사(동네작은교회)가 발제자로 나서 신학생들에게 시대가 필요로 하는 교회 개척에 대한 도전을 심어주었다.

이들 네 명의 발제자들은 한결 같이 교회가 추구해야 할 지향점, 즉 성경적인 교회론의 재정립을 강조했다.
 

▲ 교회 개척이 어려운 시기에 ‘교회, 개척해도 된다’는 주제로 도발적인 포럼이 열어 눈길을 끌었다. 총신대 평생교육원과 교회개척학교 숲이 공동으로 개최한 포럼에서 발제자들이 청중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발제자들은 통상적으로 인식하는 건물로, 그리고 조직과 시스템으로 교회를 이해하는 한 ‘개척 필패’를 주장했다. 교회를 건물이 아니라 사람, 교회를 위한 세상이 아니라 세상을 위한 교회라는 본질을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이 교회 개척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박은조 목사는 “교회 개척이 힘들다고 하지만 초대교회와 사도행전 당시보다 교회 세우기 훨씬 쉬운 환경이다. 교회 개척이 힘들다는 소리는 사탄의 소리다. 기본적으로 개척에 대한 하나님의 부르심과 지역에 대한 깊은 마음을 갖고 건강한 교회가 되고자 노력한다면 오늘도 교회는 틀림없이 세워진다”고 했다.

송창근 목사 역시 “역사상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새로운 가치관과 감성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교회문화가 필요하다. 고정된 건물과 형태를 넘어선 새로운 생태계적 이해와 영원히 변하지 않는 복음에 변화된 시대를 담아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목사는 이어 “독특한 교회를 한다고 하지만 문화목회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복음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홍대 특성을 살리는 교회를 하고 있지만 철저하게 목양적 개념을 기반으로 교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새로운 형태의 교회를 하더라도 목양의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영환 교수는 “한 번도 불신자를 만나본 적이 없어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매개로 접촉점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많은 불신자들이 회심을 했고 든든한 교회의 성도가 되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카페교회는 다양한 만남이 이뤄지고, 복음을 변증하고 지역과 소통하는 최적의 장소가 되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김종일 목사는 “초대교회는 가정과 일터가 바로 교회였다. 교회를 몸이요, 공동체로 인식한 것이다. 가정에는 조직이 필요없다. 20명이 넘으면 시스템과 조직에 의해 돌아간다고 한다. 그래서 지극히 작은 자를 돌보는 지극히 작은 소그룹 교회를 추구하면서 지금까지 5개 교회를 분립개척 했다”고 말했다.

발제자들 또한 이구동성으로 “교회는 돈으로 되지 않는다. 재정의 문제가 아니라 부르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회 개척에 있어 부르심과 순종이 가장 중요하고, 철저하게 준비돼야 한다. 교인을 실험대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신학교 시절 제대로 공부하고 소통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준비와 철저한 기도훈련을 해야 한다.”

분명한 부르심과 바른 교회관, 이것이 교회 개척에 있어 선행돼야 할 요건임을 다시금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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