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원 교수(총신대)

명절은 더 없이 좋은 선교현장

상식적 행동 잊지말고 유익한 영생의 복음 나누는 계기 삼아야

 

명절 설교 관련 성구:레위기 23장, 로마서 14장 5~6절, 갈라디아서 4장, 고린도전서 10장

 

 

여호와의 명절

성경은 명절에 대해서 뭐라고 교훈하고 있는가?

구약성경 레위기 23장에서 만군의 주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지켜야 할 절기들을 제시하셨다. 그러나 매우 흥미로운 것은 명절의 규례를 말씀하실 때 ‘이스라엘의 명절’ 혹은 ‘유대인들의 명절’로 말씀하시지 않고 “여호와의 명절” 혹은 “나의 명절”이라고 선언하신 점이다(23:2). 하나님의 언약백성들인 이스라엘이 지키고 즐거워해야 할 명절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그들을 택하여 구원해 주신 하나님께서 직접 주도하신 절기라는 사실이다.

레위기 23장에서 소개하고 있는 명절은 크게 5가지로, 안식일, 유월절, 무교절, 오순절, 나팔절, 초막절이다. 이들 중에 하나님께서 제정하시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 하나같이 주님께서 하신 일들을 기념하여 만드신 것들이다. 그것들은 하나같이 하나님 앞에 나와 하나님이 주신 은혜와 복들을 감사하며 즐기는 명절들이었다. 그리고 여호와께서 그들의 구원을 위해서 행하신 놀라운 역사들을 기념하며 감사하는 축일들이었다.
 

초대교회의 명절

그 중에 신약성경이 강조하며 지키고 있는 것은 주일뿐이다. 물론 초대교회에서 실천한 절기들은 구약의 유월절이었음을 고린도전서 5장 7~8절에서 엿볼 수 있다. 여기서 사용하고 있는 헬라어 용법은 유월절 절기를 지키라는 권고사항을 내포하는 단어이다(, to cerebrate).

그렇다고 해서 유월절을 지켜야만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핸드릭슨은 그의 주석에서 ‘성도들의 전 생애가 거룩한 명절처럼 즉 하나님께 드려진 것처럼 되게 하라’는 의미로 해석하였다(핸드릭슨의 고린도 전서 주석, 아가페 출판사, 139쪽).

아마도 이것은 유월절 양의 죽임 당함과 관계있었듯이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으심을 의미하는 성찬식과 연관되어 생각할 수 있다. 비록 유월절이 성찬식은 아니라할지라도 ‘괴악하고 악독한 누룩으로’ 지키면 안된다고 한 것은 그 뒤에 이어서 나오는 “순전하고 참된 누룩 없는 떡으로 하자”는 말씀이 시사하고 있듯이 순전함과 진실함은 그리스도인이 일생동안 살면서 지켜야 할 덕목을 뜻하는 것이다. 즉 하나님 앞에서 거룩함을 받은 성도로서 하나님의 율법과 속성에 순응하는 올곧은 실천적 삶을 담고 있다. 이것이 신약시대의 성도들이 명절을 지키는 방식이었다고 한다면 세상 죄를 지시고 십자가에서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로서 우리도 오직 주님을 위해서 순전함과 진실함으로 순종하는 구별된 삶을 살아가야 한다.
 

매 주일이 명절

그렇다면 성도가 지켜야 할 명절이 있는가?

신약성경에서 여호와의 명절이라고 선언하신 내용은 없다. 지금 교회력에 의해서 지켜지고 있는 부활절, 성탄절, 오순절, 심지어 추수감사절도 신약시대 성도들에게는 알지 못하는 것이었다. 갈라디아 교회는 날과 달과 절기와 해를 지키는 자들이 많았던 것 같다(갈 4:10). 그러나 그것이 사도 바울이 복음을 전파해준 모든 수고를 헛되이 만들까 염려하였다(갈 4:11). 로마의 성도들 중에는 어느 특정한 날들을 중시하는 자들이 있었다(롬 14:5~6). 그러나 그것이 신양성경의 모든 공동체가 함께 지킨 명절로서가 아니라 개인의 신앙적 헌신의 표현으로 특정한 날을 정하여 구별하여 지킨 것으로 보인다. 그리하여 날을 중히 여기는 것이든 특정 음식의 섭취여부도 다 주님을 위한 것으로 행사되어진다면 업신여기거나 비판당할 문제가 아님을 피력하고 있다(롬 14:10).

그렇다면 성경의 절기들이 예표하고 있는 실체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다 성취되었기 때문에 초보적인 수준에서 벗어나 성숙한 그리스도인들이 지켜야 할 절기가 있다면 메시야를 통한 구원의 약속이 실현된 날을 기념하는 주일뿐이다. 이것이 신약시대의 신앙공동체가 함께 지키는 성경의 명절 전부라고 말할 수 있다.
 

선교적 의미의 명절

이와 관련하여 한국의 고유 명절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겠는가?

고유명절에는 설과 추석만이 아니라 단오를 비롯한 동지섣달 대보름과 같은 날들을 전통적으로 지키며 즐긴다. 그 중에 국가 공휴일로 지정된 설과 추석은 특별한 절기이다. 이 명절을 맞이할 때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내고 성묘에 가서 죽은 자 앞에 제사상을 차려놓고 절을 하는 것 등으로 고민한다.

섬기기 위해 오셔서 죄인들의 구원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신 예수님의 삶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면 명절은 더없는 좋은 선교현장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방침은 어디까지나 그리스도인으로서 상식적으로 행동해야 할 지침이라고 볼 수 있다. 종교적인 견해를 강요하거나 논쟁을 벌이는 것은 결코 유익을 얻지 못한다. 사람들은 선배 후배를 떠나서 누군가에게 설득당하여 굴복했다는 생각을 달가워하는 자들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한국인으로서 한국 문화에 젖어있는 자연스러운 모습 속에서 구별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것에는 하늘로부터 오는 지혜가 필요하다. 풍습과 유행보다는 하나님의 교훈으로 삼가행해야 한다.
 

신앙을 실천하는 명절

그렇다면 한국의 고유한 명절을 보내는 실천사항들은 무엇이어야 할까?

성경의 교훈과 배치되지 아니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고유한 전통의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수용하는 것은 하늘나라 백성으로서 온당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고안해 낸 것들을 더 앞세우는 것은 온 세상의 참 구주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성부 하나님을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참 성도라면 언제나 하나님의 편에 선다. 오직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말씀을 굳게 신뢰하는 것만이 험한 세상에서 뒤집혀지거나 넘어지는 일이 없이 주님과 함께 동행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하늘의 법을 가지고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는 영적 권세를 지닌 자들이다. 이것이 이번 추석 연유에서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이다. 형제간의 우애를 돈독히 하며 가족 간의 무너진 관계를 회복하는 일, 이웃 간의 정을 듬뿍 나누는 일, 가난하고 헐벗은 자들에게 선행을 베푸는 일, 윗사람들을 공경하는 일, 은인들에게 감사하는 일, 무엇보다 영생의 복음을 나눌 기회를 삼는 것으로 추석명절을 보내야 할 것이다. “너희는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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