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언어’를 배워간다

인문학 부재는 교회의 비판으로 이어져


최근 몇 년 사이에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이 기독교계도 예외는 아니다. 7월 25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육훈련원 주도로 인문학 교양을 목적으로 하는 ‘크리스천 후마니타스’가 만들어졌다. 기존에 해오던 목회자들을 위한 인문학 모임과 아카데미를 확대해 140여 명의 기독교인 학자들로 기독교사회인문학자문단을 구성하고, 이들을 통해 정기적으로 인문학 모임과 심포지엄 등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5월에는 이만열 손봉호 이이화 윤경로 교수 등 기독교인 석학들이 진행하는 ‘꿈의숲기독교인문대학’(대표:박원홍 목사)이 5주 동안 열리기도 했다. 이외 기독인문학연구원, 독서대학 르네21 등 기독교 인문학 모임들이 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들 단체와 모임들이 인문학을 통해 추구하는 목적은 ‘세상과의 소통’이다. 교회가 세상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복음을 전하고 소통해야 하며, 인문학 교양은 곧 세상의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교회가 지탄을 받는 이유를 인문학 부재에서 찾기도 한다. 역사학을 전공한 박원홍 목사는 “기독교 교리가 시원찮은 것도 아니고, 교회가 부실한 것도 아니지만 제대로 된 역사와 윤리, 철학, 문학 등을 배우지 못한 결과 일련의 불미스런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커져 가는 가운데, 그로 인해 신학의 영역이 상대적으로 침범당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박 목사는 “인문학에 근거한 통찰력이 빈약한 것이 문제지 인문학이 신학을 잠식한다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특별히 예장합동 같은 건전하고 우등한 신학은 그 같은 우려를 충분히 걸려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인문학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현재의 강연 위주의 인문학 교양 방식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며, 기독교계가 소통의 대상으로 삼는 세상은 과연 얼마만큼 인문학의 기반 위에 있는지 등도 여전한 질문거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문학에 대한 기독교계의 관심은 커질 전망이다. 박원홍 목사는 “꿈의숲기독교인문대학의 경우 광고를 안 했음에도 기대 이상으로 참석자가 많았다”며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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