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정치’ 불신, 증경 예우에도 영향 미치나

총신총장 선출과정서 정년제 준수 문제 촉발 … 통합과 연합기도회 총대 평가 ‘주목’

오는 제99회 총회에서 총회총무 거취 문제와 더불어 가장 뜨거운 이슈로 주목받는 것은 70세 정년제 준수 문제다. 이와 관련 총신대학교의 길자연 총장 추인, 증경총회장 예우에 관한 연구위원회의 관련 규정 채택, 지난 8월 10일 있었던 증경총회장들의 예장통합 증경총회장들과의 연합기도회에 대한 관련자 대책 등 세가지 사안이 어떻게 처리될지가 관건이다.

먼저 총신대는 2013년 12월 17일 길자연 목사를 총신대 총장으로 선출했다. 이후 취임식을 하고 업무를 시작한 지가 1년을 향해 가지만 길 목사의 지위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더구나 지난 2월 교육부가 칼빈대에 보낸 ‘길자연 목사의 칼빈대 임원 승인 취소’ 공문이 알려지고 길 총장이 3월말 사임 의사를 구두로 밝히면서 혼란은 가중됐다.

현재 일부 노회들은 길자연 총장을 겨냥해서 헌의안을 상정한 상태다. 모 노회의 경우 “총회 정년제 법을 어기고 총장으로 선출된 길자연 목사를 총장직에서 즉시 해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불법으로 총장으로 선출한 운영이사장과 재단이사장의 모든 공직을 박탈하고 면직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요청할 계획이다.

다른 노회들도 정년제 위반이라는 이유로 총신대 운영이사회와 재단이사회의 결정 무효를 헌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이사회와 재단이사회 이사 전원이 사퇴하고 안명환 총회장도 징계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길자연 총장과 소속 평양노회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총신대학교의 총장 모집 절차에 반응해서 응모를 했고 논란이 있을 것을 예상해서 노회 차원에서 총회 임원회에 출마 가능 여부를 질의하는 등 정당한 절차를 밟았다는 것이다.

총회 임원회가 총장 선출에 대한 건을 반대하지 않고 총신대 측으로 이관시켰으며 학교는 이를 받아서 총장추천위원회, 재단이사회, 운영이사회 등의 회의를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일 길 총장의 선출이 문제가 있다면 총회 임원회가 1차적 책임을 져야 하며 총장 추천위원회와 총신운영, 재단이사들이 모두 자유롭지 못하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만약 총장이 도중에 낙마한다면 교육부 구조조정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위기상황에서 학교의 혼란은 예측한 것보다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학교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현 총장이 계속 임기를 수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길 총장의 신임 여부와 관련해 대비되는 것이 서기행 증경총회장 등이 주도한 8월 10일 예장통합과의 연합기도회에 대한 평가다. 예장합동 증경총회장회(회장:서기행 목사)는 통합측과의 단절 이후 55년만의 연합운동이라는 명목을 가지고 기도회를 추진했다가 논란에 휩싸이자 ‘한국교회 치유와 회복을 위한 연합기도회’라는 제목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애초 총회 임원 등 주요 지도자들이 기도회라는 취지에 동감하고 행사 기획 단계에서는 재정적 지원을 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세계교회협의회(WCC) 한국총회를 주도한 예장통합측과의 강단 교류를 임의단체인 증경총회장회가 교단 이름으로 할 수 있느냐는 비판론이 제기됐다. 급기야 안명환 총회장은 성명을 내고 이 기도회를 비판했고, 총회 임원회도 행사가 교단과 상관이 없다는 완곡한 반대를 결의했다.

그러나 대회 관계자들은 순수한 기도회를 지나치게 문제삼는 것이라는 아쉬움을 표명하고 있다. 더구나 가톨릭 교황의 방한 여파와 계속되어가는 교회에 대한 비난여론 앞에서 한국의 대표적 장로교단으로서 먼저 회개하고 돌파구를 찾겠다는 충정은 전혀 고려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기도회에 앞서 발표된 신앙고백문에서 ‘오직 성경’, ‘오직 예수’, ‘사도신경 고백’이라는 보수적인 가치를 끌어내 진보적으로 흘러가던 교계의 흐름을 보수쪽으로 끌어온 공로도 적지 않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이래저래 증경총회장들에 대한 교단의 정서는 좋지 않은 편이다. 총대들이 증경총회장들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결코 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총신대 총장 승인, 증경총회장회의 통합측과 교류, 증경총회장 예우 규정 등의 관련자들의 이해관계가 대립적인 양상이어서 시소게임의 모습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