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직업공동체 ‘러브레드’ 사역 활기

▲ 러브레드를 통해 아름다운 신앙공동체와 생활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다문화가정 여성들과 이들을 후원하는 전주기독교연합봉사단 회원들.
빵을 굽는 소리가 고소하게 들려온다. 다 익었다는 신호가 울리면 이윽고 배어나오는 향내. 또 하나의 사랑, 또 하루의 땀방울이 자아내는 행복이다.

전주시 팔복동 공단 부근에 자리 잡은 (주)나눔마켓 러브레드. 맛있는 빵을 구워내는 기독교 기업이자, 다문화가족들의 생계와 일자리를 위한 직업공동체이기도 하다. ‘러브(love)’와 ‘브레드(bread)’를 나누면 ‘사랑의 빵’이라는 뜻이 되고, ‘러브(love)’와 ‘레드(red)’로 나누면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을 뜻하는 이중의 의미를 담고 있다. 러브레드가 창립된 목적은 한국 땅에 시집와 생계나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가정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직업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5년 전 전주기독교연합봉사단(단장:나춘균 집사)에 의해 창립되어, 2년 전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했다.

현재 9명의 직원들 중에 절반 이상은 다문화가정 여성들이다. 출신국도 중국 베트남 태국 일본 등 각기 다양하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찾아와 처음에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한 식구나 다름없는 ‘지구촌 가족’이 되었다.

특히 이들을 하나로 묶어준 것은 신앙의 힘이다. 러브레드 사목으로 섬기는 손희경 목사는 매일 아침 온 직원들과 함께 예배하며 끊임없이 믿음을 격려하는 한편, 주일에는 다문화가족 직원들과 함께 원월드교회라는 공동체를 이루고 더욱 깊은 신앙을 전수하는 중이다.

전주기독교연합봉사단도 이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있다. 봉사단 임원들이 러브레드의 주요 업무를 관장하면서, 작업장 마련과 판로확보 등 다방면에서 큰 도움을 준다. 전주기전대 이관복 교수는 직접 직원들에게 제빵기술을 전수하는 기술이사직을 담당하며 섬기는 중이다.

손희경 목사는 “많은 이익을 남기는 것보다는 다문화가정 여성들에게 직업기술과 신앙을 전수해 안정된 정착 환경을 만들어주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주는데 사업의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한다.

아직까지 매장이 따로 개설되지 못한 관계로 생산과 판매는 오로지 단체주문에 의해서만 이루어진다. 주로 지역교회나 기독단체들의 행사, 혹은 노인복지센터 등이 주요 고객 역할을 한다.

하지만 안정된 판로와 수입원이 마련되지 못한 상태여서 앞으로도 지역교회들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요망된다. 특히 내년이면 사회적기업 지정한도가 마감되며 그 동안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받는 직원급여 등이 중단될 전망이어서 판로확대는 더욱 시급한 과제이다.

다행히 지난 달 전북기독교연합회와 전주시기독교연합회 등 지역교계단체들이 러브레터와 결연식을 갖고, 적극적인 이용과 후원을 약속하며 러브레드 식구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얼마 전 생산공장을 전주시 평화동에서 팔복동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성도들이 자원봉사를 해주는 등 러브레드 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재능기부도 활발하다.

관리이사를 맡은 정선봉 집사(전주중부교회)는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직원 모두가 정성을 다하기에 러브레드 제품은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다문화가정 여성들에게 취업과 생계의 터전을 마련해주는 좋은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