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현교회 영아부의 나이는 아직 두 살밖에 되지 않았다. 오랜 기간 영아들은 유치부 언니 오빠들과 함께 예배하고 공부했지만, 신체적 정신적 발달 차이 때문에 사역자들의 고심이 항시 깊었다. 더욱이 주일학교 규모가 전체적으로 성장하면서 공간부족 문제도 대두됐다.

담임목사인 박은식 목사는 이 문제를 가지고 오랫동안 기도한 후 결론을 내렸다. 영아부와 유치부는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재작년 두 부서의 분할이 추진됐고, 그간 유치부를 담당해 온 한용자 전도사에게 영아부 조직책임이 맡겨졌다.

10년 넘게 유치부를 맡아온 베테랑 사역자였지만, 더 낮은 연령대의 아이들을 타깃으로 새로운 부서를 만드는 일은 한 전도사에게 여간 힘겨운 작업이 아니었다. 운영 자료를 찾는 일부터가 난관이었다. 유치부에 비해 영아부 관련 교육자료들은 가뭄에 콩 나듯 드물었다. 이 때 큰 도움을 준 인물이 현재 영아부 부장을 맡고 있는 광신대 유아교육과 임유경 교수이다.

두 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영아부의 기초를 세워나갔다. 총회교재를 영아부 수준에 맞게 새롭게 변형시켰고, 교사 공과지도안도 직접 제작했다. 설교는 매주 공과와 일치하는 성경본문을 정해 작성하되, 동화구연 PPT 영상물 등 다양한 매체와 자료들을 활용하기로 했다.

또한 설교의 내용에 맞춰 특별활동을 만들어가기로 했다. 예를 들어 ‘기도’를 테마로 말씀을 듣는 기간에는 기도방석 만들기, 기도문고리 꾸미기 같은 활동을 하는 식이다.

다음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교사들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가장 힘든 과정이었다. “영아부 교사는 주일학교 중에서도 3D에 분류될 만큼 힘든 사역이 될 것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죠. 선뜻 나서주지 않으리라는 것은 처음부터 각오했었죠.” 한 전도사는 이렇게 고백한다.

하지만 먼저 자원해서, 혹은 설득을 통해서 여덟 명의 교사들이 세워졌고, 이들은 각기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수행해주었다. 보조교사를 맡아 준 중등부 학생들도 출석부 정리에서부터 보채는 어린 동생들을 안아주는 일까지 쏠쏠한 활약을 해주었다. 교사기도회에서 지도부들이 지도부 항상 잊지 않는 인사는 “어린이들을 사랑해서 모인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이다.

부모들과도 영아부 운영에 관한 이해와 공감대 형성이 필요했다. 특히 영아부는 운영과정에서 부모를 위한 예배와 양육의 기능도 함께 담당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게 나타났다. 매주 아이들의 과제와 별도로 부모들의 과제가 나가고, 가족활동지를 배부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특히 영아부 예배에만 참석하고 돌아가는 부모들을 위해서는 한 전도사가 직접 4주간의 새가족반 과정을 인도해 신앙의 기초를 닦아주고, 네이버에 영아부 밴드를 개설하고 공지사항을 물론 찬양 율동 공과지도안 등 각종 자료들을 올려놓아 교사와 부모들이 스마트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장치해놓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첫 해를 시작한 영아부는 사실상 맨 땅에서 시작해 연말에는 70여명이 함께 예배하는 수준으로까지 성장했다. 상당수 아이들을 유치부로 올려 보낸 후, 올 초에는 다시 12가정 30여명의 모임으로 시작해 서서히 규모를 키워가는 중이다.

무엇보다 영아부에 보내는 학부모들의 신뢰와 호응이 높다는 것이 전체 스태프들에게 큰 보람이 된다. 주일 아침 예배가 시작될 때마다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외치는 구호를 들으며, 교사들은 솟아오르는 기쁨과 사명감을 느낀단다. “나는 믿음의 큰 인물이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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