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관리위원회가 8월 18일 전체회의를 통해 부총회장 후보 정연철 목사를 최종 낙마시켰다. 이로써 제99회 부총회장 선거는 김승동 목사와 박무용 목사의 양자대결 직접선거로 치러지게 되었다. 정 목사가 선관위의 최종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사유는 당회록 기록과 노회의 추천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부총회장 선거를 앞두고 정 목사가 배제되고 김승동 목사와 박무용 목사의 양자 대결로 치러질 것이라는 얘기가 끊임없이 안팎에서 흘러 나왔다. 정치세력이 약한 정 목사가 탈락이 되더라도 심한 반발을 하거나 이의제기를 하지 못할 것이란 호사가들의 얘기도 심심찮게 거론됐다. 사실 이런 모든 일련의 과정이 차라리 오비이락(烏飛梨落)이었으면 좋겠다.

절차를 따지자면 털어서 먼지 안나는 후보는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언제부턴가 총회 내에서 선거관리위원회가 제왕적으로 군림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지난해에도 부총회장 후보인 모 목사를 낙마시키고 이번 회기에도 부회계에 입후보한 강신홍 장로를 탈락시켜 말들이 많다. 거기다 총회세계선교회 이사장 후보인 김근수 목사도 이중직이란 이유로 후보 자격을 배제했다. 김 목사 건은 본인과 GMS 일부 이사들이 강력히 반발하여 재심의를 한다고는 하지만 선거규정을 들이대는 잣대가 들쭉날쭉이다. 법의 적용이 형평성에 맞지 않을뿐더러 지나친 자의적 해석이 강하다는 것이다. 오죽 했으면 총회현장에서 선거를 통해 당선되는 것보다 선관위의 심의를 통과하는 것이 더 힘들다는 자조적인 말까지 생겼을까?

선거관리위원회는 지상에 공정하게 심의하고 있다는 성명서까지 내면서 바르게 일하고 있음을 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은 것 같지가 않다. 사실, 제비뽑기 이후 선관위가 목사장로기도회, 교역자수양회, 전국장로회수련회 등 각종 모임에 공명선거감시단이란 명목 하에 참석하고도 부정선거를 적발한 예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후보자 심의만 하면 낙엽 떨어지듯 낙마자가 우수수 생긴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선거관리위원회 임무와 위원 선정에 대해 재론해야 한다는 여론이 갑자기 탄력을 받고 있다.

법은 동일한 잣대로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래야 신뢰를 얻고 따르게 된다. 제99회 총회현장에서 선관위에 대한 냉엄한 평가가 어떻게 내려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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