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 증가 할수록 군 사고자 감소했다” 조사결과 ‘주목’
군종 역할 포괄적으로 인식, 다양한 예방사역 전개해야


한국 사회가 연이은 군대 폭행과 자살 사건으로 충격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22시단 임병장 총기사건, 윤일병 폭행치사 사건 그리고 이어지는 자살까지. 현역 시절 장병들의 복지와 안전문제를 담당했던 김일생 교수(대전대·전 병무청장)는 “윤일병 폭행치사 사건은 14년만에 일어난 큰 사고”라며, “군의 내적 외적 문제가 현재 상황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사면초가에 빠진 군

김일생 교수가 언급한 ‘군의 내·외 문제’는 너무 복잡하다. 지난 7월 9일자 본지가 보도한 것처럼, 외형적으로 가장 큰 원인은 저출산으로 청년이 감소한 상황에서 입대기간도 짧아져 부적응자가 입소할 확률이 높아진 것 때문이다. 과거 현역면제 판정을 받았던 3급까지 입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일생 교수는 “등급요건도 낮아져 현재 입소하는 3급은 과거 4급에 해당한다. 또한 중졸고퇴자의 입영비율이 급격히 늘어났고, 저출산으로 독자출신이 85%에 이르고 있다”며, 이런 입대자들의 문제가 군의 사건사고 발생확률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제는 학교와 사회에서 일어난 왕따문화가 그대로 군대에 유입된 것이다. 1960년대 군 사고의 원인은 ‘문맹’ 때문이었다. 1980년대 이후부터 폭행치사 문제가 나타났다. 상급자의폭행으로 연간 20~40명의 하급자들이 사망했다. ‘5대금기사항’으로 폭행문제가 잦아든 1990년대, 왕따문화로 신종가혹행위가 일어났다. 그리고 자살이 증가했고, 지금도 자살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종교가 대안이지만

▲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가 연이어 발생하는 군대 사건사고에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 김일생 교수(왼쪽)는 한국 교회 군선교 전략과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군대 내 폭행과 사고가 급격히 감소한 때가 있었다. 1970년 군의 사고자는 2만 명에 육박했다. 하지만 불과 3년 후 사고자 수가 9041명으로 50% 넘게 감소했다.

사건사고가 급격히 감소한 배경은 ‘종교’였다. 1969년 ‘1인1종교갖기운동’이란 이름으로 전군 신자화 운동이 펼쳐진 후, 사고가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전군 신자화 운동을 추진하고 그 결과를 조사해보니, 신자수가 증가할수록 사고자수는 감소하는 반비례현상이 두드러졌다.

장병심리상담코칭학회 박기영 목사(예비역 중령)는 “군의 인명사고 중 가장 심각한 것이 자살사고이다.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장병들은 자살의 위험에 쉽게 노출되는데, 종교활동을 하는 장병의 자살위험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현재 군의 상황이 장병들에게 “무조건 종교를 갖고 활동하라”고 명령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인권의식이 높아지면서, 장병들에게 종교 활동을 강요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박기영 목사는 “종교를 강요하지 말라는 분위기가 군에 확산되면서 몇 년 사이 종교활동에 참가하는 장병이 급감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고자 발생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목사는 “장병이 군종이나 군목과 만나면 상담과 돌봄의 기회가 된다. 이런 점에서 인명사고 예방을 위해서라도 종교 활동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병들, 군종을 원한다

군종 또는 군목이 장병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한 조사에 의하면, 장병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입대한 동기와 상담하고, 그 다음으로 군종 또는 군목과 상담하길 원한다고 한다.

김창제 목사(백마기드온교회)는 이런 점에서 한국 교회가 군종의 역할을 포괄적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병사들의 의사소통 창구로서 가장 효율적인 것이 군종활동임을 알게 됐다”며, “군종활동을 활성화해서 다양한 목양사역을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제 목사는 “그동안 한국 교회가 군선교에 매진했지만, 외형적 성장에 비해 내실이 없다. 진중세례는 단회적 행위이다. 세례받은 장병에게 복음을 제시하고 양육하면서 목양활동을 펼치는 것, 이런 활동이 사고예방에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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