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에너지 절약의 롤모델로

에너지 아끼니 목회 에너지는 풍성

순천노회 - 환경부 ‘전력량 10% 줄이기’ 전개, 전방위 절약운동
산정현교회 - ‘그린앤클린’ 운동, 불필요한 낭비 줄여 선교·봉사에

 

환경을 보호하는 일이 중요한 목회적 요소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일찍이 이를 깨달은 교회들은 벌써부터 에너지 절약 운동을 시작하며 모범적인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다. 성도들을 교육시키고, 교회 시설물을 교체하는 등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효율적인 에너지 절약을 하고 있는 노회와 교회를 찾아가 봤다. 이 사례를 통해 한국 교회들이 부담감 없이 지금 당장 에너지 절약을 시작할 수 있길 바란다.<편집자 주>

 

▲ 순천 대대교회당 현관에 부착된 전력량 10% 줄이기 캠페인 스티커.

순천노회- ‘전력량 10% 줄이기 운동’

순천노회(노회장:전대성 목사)가 2011년도에 환경부라는 상설 상비부를 조직한 바 있다. 대사회적 문제, 그 중에서도 환경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았던 교단의 전통적인 분위기 속에서 유례가 없는 사건이었다.

이후 순천노회 환경부는 지난 3년여 동안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등 시민단체들과 협력해 환경세미나와 환경콘서트 개최, 환경운동 관련 선진교회 탐방, 환경운동 캠페인 전개, 환경통신교육 실시 등 다양한 사역들을 펼쳐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실질적인 사업으로 벌여온 것이 ‘전력량 10% 줄이기 운동’이다. 매년 여름과 겨울에 반복해서 일어나는 전력난을 예방하기 위해 지역교회들이 앞장서 모범을 보이자는 취지로 시작한 일이다. 당시 한전의 전력피크제 도입으로 많은 교회들이 이른 바 ‘전기요금 폭탄’을 맞던 상황 또한 비교적 많은 교회들이 운동에 관심을 갖고 동참하는 요인이 되었다.

이후 3년여 동안 이 운동에는 노회 산하 25개 교회가 동참하고 있다. 그 중 순천 대대교회(공학섭 목사)를 찾아가 순천노회 소속 교회들이 어떤 방식으로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는 지를 살펴보았다.

예배당 현관문에 붙은 ‘우리 교회는 전력량 10% 줄이기 운동에 동참하는 교회입니다’라는 스티커부터가 대대교회 공동체가 환경문제에 임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예배당 곳곳의 전기스위치 곁에는 ‘전등 Off, 생명 On’이라는 글귀가, 에어컨 전원 버튼 옆에는 실내 적정온도 표시 글귀가 선명한 글씨로 부착되어 있다. 항시라도 절약정신을 잊지 말자는 다짐이다.

이 운동을 통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습관이 교우들의 생활에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작년 교회당 2층을 재건축하는 과정에서 자연 채광을 최대한 늘리는 방식으로 인공조명 사용을 줄인 것도 좋은 예이다.

전력사용 줄이기 뿐 아니라 물 절약을 위해서 빗물을 받아 허드렛물로 사용할 수 있는 집수통을 설치하고, 식사 후에도 음식물 쓰레기가 남기지 않도록 잔반줄이기 운동을 벌이고, 재활용품 분리 배출도 철저히 하는 등 대대교회의 에너지 절약운동은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생활태도는 어른들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형성되고 있다. 교우들 상당수가 환경통신교육을 통해 지구촌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지구 온난화를 막고 에너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면서 대대교회의 환경지킴이 역할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앞으로도 대대교회는 태양광 전력 도입, 자연친화적인 공간 만들기 등을 통해 에너지 절약의 효과를 더욱 극대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학섭 목사는 “시대 상황을 볼 때 에너지 위기는 앞으로 국가적으로나, 전 세계적으로 점점 심화될 것이 분명한데, 교회가 이를 방관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창조질서 보존을 위해서도 환경문제를 목회의 한 영역으로 여기는 전향적 자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정현교회- ‘그린앤클린 운동’

▲ 산정현교회는 전원스위치와 승강기 옆에 절전스티커를 부착해 절전을 실천하고 있다.

‘그린 터치(Green Touch)’, ‘건강 UP(업) 에너지 DOWN(다운)’

서울 서초동 산정현교회(김관선 목사)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다. 전원 스위치가 있는 곳과 승강기 문에 스티커를 붙여놓아 안 보려야 안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매번 접하는 문구이다 보니 산정현교회 교인들은 자연스레 방을 나갈 때면 전등을 소등하고, 승강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평소 에너지 절약에 관심이 많았던 김관선 목사와 산정현교회가 본격적인 환경지킴이로 나선 것은 지난해. 2012년 12월 산정현교회는 서울시의 협조를 받아 교회 내 에너지 사용 컨설팅을 받았다. 컨설팅 결과 산정현교회 역시 에너지가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진단을 받게 됐다. 이에 산정현교회는 2013년을 ‘그린 앤 클린’(Green & Clean)의 해로 선포하고 본격적으로 에너지 절약과 환경 살리기 운동에 나섰다.

▲ 승강기 옆 절전스티커를 부착 절전 실천운동을 실시하고 있는 산정현교회.

컨설팅에 따라 우선 주중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교회사무실 내 일반 형광등을 엘이디(LED) 형광등으로 모두 교체하고, 다른 집회장 조명도 순차적으로 교체해 나갔다. 일반 형광등보다 비용이 10배 정도 비싸지만, 반영구적 수명과 에너지 효율을 감안한 선택이었다. 컴퓨터 모니터에 절전모드를 사용하고 자리를 비울 때마다 본체 전원을 끄는 것도 잊지 않았다. 또 자판기, 복사기, 어항, 가로등 등에 절전제어장치(타이머콘센트)를 설치해 대기전력이 자동으로 차단되도록 했다. 승강기 사용을 자제하기 위해 이용이 적은 승강기 전원을 꺼놓고, 주일 식사 잔반을 줄이기 위해 자율배식을 실시하고 잔반통을 없애기도 했다.

이런 노력들과 함께 교인들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도 병행했다. 그린 앤 클린 운동을 시작한 지난해 초에는 환경신학자인 송준인 목사(총신대 석좌교수)를 초청해 특강을 열기도 했다. 성도들이 자연의 연약함을 인식하고 환경 보호의 책임감을 느끼게 하자는 목적이었다.

효과는 상당했다. 2013년 말에 통계를 내본 결과 전력 사용량이 전년과 비교해 7%나 절감한 것이다.

산정현교회는 향후 태양열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햇빛이 잘 드는 교회 옥상에 태양열 발전기를 설치해 거기에서 나온 전력을 교회에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김관선 목사는 “에너지 절약은 관공서에서도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으로, 관공서와 협력을 통해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조언하고, “에너지 절약을 통해 아낀 헌금은 고스란히 선교와 사회봉사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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