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다산교회 초등부 어린이들이 토요일 오후 셀모임을 갖고 있다.

어린 제자의 ‘거룩한 습관’ 키워간다

찬양율동부터 퀴즈식 메시지까지 예배 집중도 높이는 다양한 장치
성경암송·말씀 일기표 작성 열심, 실제 삶서 말씀 적용훈련 도와

 교사기도회가 시작되는 8시 반, 예배당 3층. 선생님들 곁에는 찬양율동을 준비하기 위해 일찌감치 예배당에 나온 아이들도 함께 앉아있다. “오늘 초등부 예배가 은혜 중에 바쳐지기를 기도합니다. 선생님들에게 지혜를 더하시고, 새로 나온 친구들에게도 하늘의 복을 내려주세요.”

화성 주다산교회(권순웅 목사) 초등부의 자랑 중 하나는 찬양율동팀이다. 전국대회 입상경력을 보유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는 이 팀의 멤버들은 부지런하고 활기차다. 예배시작 전 10여분의 시간은 바로 이 아이들의 찬양인도로 꾸며진다. 아침부터 힘이 솟는다.

초등학교 고학년인 5~6학년들로 편성된 초등부는 좋은 기초 위에 뿌리를 내리고, 사방으로 가지를 뻗으며 잘 자라는 나무를 연상케 한다. 예배시간 대표기도며, 헌금 순서를 맡아 스스로 능숙하게 진행하는 모습에서부터 신앙적으로 잘 양육 받아온 아이들이라는 인상을 심어준다.

예배순서를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의 영적 훈련을 위해 고안한 장치들을 곳곳에서 발견한다. 말씀을 듣기 전 반복하는 십계명 암송은 그 장치들 중 하나이다. 첫 계명부터 열 번째 계명까지 줄줄 잘도 외우는 아이들의 낭랑한 음성도 듣기 좋지만, 십계명 암송은 단순히 머릿속에 암기지식 하나 더 채워 넣기 위해서만 벌이는 작업이 아니다.

암송을 전후로는 십계명의 의미가 실제 삶에서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메시지와 십계명의 결론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메시지가 꼭 전파된다. 이 시간을 통해서 아이들은 자신의 생활을 통해 어떻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릴까를 고민하는 기회를 갖는다.

▲ 권순웅 목사(화성 주다산교회)

설교 막바지에 펼쳐지는 ‘쑥쑥 말씀정리’는 아이들의 예배 집중도를 한껏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초등부를 담당하는 지경순 전도사의 요점분명하고, 또박또박한 설교스타일도 아이들이 말씀에 귀 기울이도록 하는데 큰 효과를 나타내지만, 그 날의 메시지를 퀴즈로 재구성해보는 시간 덕택에 아이들은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 설교 내내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반짝인다.

오늘의 설교 본문은 열왕기상 18장, 엘리야가 갈멜산에서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 850명과 대결하는 바로 그 장면이다. 성경이야기와 함께, 영상물 등 갖가지 시청각 자료들이 동원되어 아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많은 숫자보다 믿음으로 하나님 편에 서는 것이 더욱 중요해요.”

드디어 퀴즈시간, 질문들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손을 번쩍 든다. 역시 이 날 설교도 청중들에게 확실히 전달된 것 같다. 마지막 문제, 오늘의 결론은 무엇이라고? 쏜살같은 답변이 나온다. “혼자라도 살아계신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이 결국 승리하는 것!” 백점이다.

설교 후 예배는 영어주기도문으로 마무리 된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광고시간이 남아있다. 주다산교회 초등부 광고시간에는 단순히 새로운 소식만 전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거룩한 습관’을 키워주는데 더욱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매주 성경암송과 한 달에 한 번씩 제출하는 말씀읽기표 작성이 핵심이다. 성경암송은 매주 설교본문 중에서 핵심구절을 정해서 실시한다. 아이들은 일주일간 해당 구절을 암송하며, 주일에 들었던 설교내용을 곱씹어보게 된다. 동시에 말씀과 더욱 가까이 하고, 친숙해지는 태도도 형성된다.

마지막 광고는 지난 주일 진행된 전도축제에 대한 보고이다. ‘블레싱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41명의 새 친구가 나왔다. 친구 10명을 전도한 성령이를 비롯한 여러 아이들이 개인 혹은 반 단위로 푸짐한 선물을 받는다. 초등부 아이들에게 전도는 어려운 과제가 아니다. 선생님과 함께 토요일 오후마다 전도하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과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항상 경청하고, 그 말씀을 스스로의 생활에 적용하며, 세상에 나가 또 다른 이들에게 전파하는 삶. 곧 ‘제자’의 삶이 초등부 아이들에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한 시간 여 동안의 예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주다산교회 ‘예수마을 초등부’에는 어린 제자들이 가득하다.

-----------------------------------------------------------------------------

‘스파크셀’ 적극 할용하다

제자훈련 비롯, 교계·전도조직 역할 감당

▲ 예배가 시작되기 전 초등부 교사들과 어린이들이 함께 기도회를 여는 모습.

“왜 예수님이 우리 죄를 위해 돌아가신 거예요?”

홍현지 선생님은 아이들의 질문공세에 가끔 당황할 때가 있다. 셀모임이 열리는 토요일에는 특히 그렇다. 교리와 관련된 문제를 다룰 때면 아이들의 질문이 유난히 예리해진다. 교사들이 더 열심히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하나님의 잃어버린 영혼들이기 때문이지. 우리를 몹시 사랑하셔서 구원해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고, 또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거야. 자, 애들아! 이번에는 요한복음 3장을 찾아볼까?”

아이들은 성경을 찾는 속도도 빠르다. 물론 훈련이 잘 된 때문이다. 덕택에 공부도 막힘없이 진행된다. 주다산교회 초등부에는 16개의 셀이 조직되어 있다. 각 셀들은 주일 아침에는 분반공부 조직으로, 토요일 오후에는 제자훈련 모임으로 활용된다.

오늘 모임에는 지난 주 블레싱데이를 통해 교회에 처음 나온 준혁이와 세연이도 참석했다. 식구가 늘면서 분위기는 더욱 왁자지껄해졌다. 아이들이 새로 만난 친구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방식은 이렇다.

▲ 또 하나의 셀을 준비하는 주다산교회 초등부의 꿈이 ‘17셀’ 표지인형에 담겨있다.

“안녕! 나는 발명가가 꿈인 민성이야!”

초등부 아이들의 꿈은 제법 구체적이다. 저마다 파일럿이나 아나운서 혹은 수의사나 요리사 같은 목표들이 있다. 새가족들까지 자신의 이름과 꿈을 이야기하고 나면, 각자의 기도제목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이 이어진다. 각자의 꿈이 이루어지도록, 질병으로 고생하는 친구들의 부모님이나 할아버지가 속히 완쾌되도록 열심히 기도한다.

주다산교회의 대표적인 브랜드 중 하나는 스파크셀이다. 기존의 셀그룹 형태을 차용하되, 개혁주의적 신앙원리가 스며들도록 고안한 조직이 바로 스파크셀이다. 당초 장년들의 양육과 소그룹 활동을 위해 시작했지만, 주일학교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유년부에도 여덟 개의 셀의 조직되어 토요일 오전에 활동이 이루어진다.

셀모임은 보통 선생님 댁에서 진행되지만. 학부모들의 초청으로 아이들의 집에서 진행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생긴다.

초등부에서 셀모임은 제자훈련 뿐 아니라 교제와 전도조직 역할도 감당한다. 11셀을 담당하는 홍 선생님이 아파트 놀이터로 나가 아이들과 피구를 하기 위해 준비하는 동안, 이웃한 9셀 김규리 선생님으로부터 문자와 사진이 도착했다. 아이들과 함께 쿠키를 만들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담겼다.

11셀 멤버들이 피구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웃집 아이들이 하나씩 구경하러 모여들고 자연스럽게 게임에도 끼게 된다. 홍 선생님은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는 이렇게 마련된다. 셀모임을 통해 만난 아이들이 바로 다음날 주일예배에 참석해 등록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나타나곤 한다.

초등부 부장을 맡고 있는 최영근 교사는 “토요휴무제가 정착된 이후로는 셀모임이 전도의 대안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학교와 학년 단위로 셀을 운영하다보니, 아이들끼리도 잘 통하고 전도를 위한 협력이 잘 이루어진다”고 설명한다.

-------------------------------------------------------------------------------

▲ 초등부 11셀 아이들.

부모들을 바로 세우는 교육

 주다산교회 주일학교의 강점 중 하나는 영유아부가 탄탄하다는 것이다. 젊은 부부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적 영향도 있겠지만, 교인 부부들의 출산이 활발한 현상에 더 큰 원인이 있다.

교회 명칭에서 ‘다산(多産)’이라는 말은 물론 영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만, 실제로 자녀 출산을 통한 가족의 확대도 적지 않게 이루어진다. 권순웅 목사는 “굳이 출산장려운동을 하지 않아도 젊은 여성 교우들이 임신과 출산을 기피하지 않는 것이 우리 교회의 분위기”라고 설명한다.

여기에는 엄마로서 여성 교우들의 자존감과 책임감을 세워주어야 한다는 권 목사의 목회철학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회에서 커리어우먼으로 살아가는 것 못지않게, 아이들의 양육자로서의 삶, 전업주부로서의 삶도 하나님 앞에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일깨워 준 것이다.

‘사람을 키우는 일’이란 말 그대로 일차적으로는 부모의 역할, 특히 엄마에게서 좌우되는 중대한 과제라는 점을 주다산교회는 간파하고 있다. 그래서 교회교육은 반드시 가정교육과 연계하며, 이를 위해서 엄마들을 신앙적으로 바로 세우는 일에 주력한다.

특히 아기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제자훈련을 더욱 철저히 시행한다. 엄마들이 먼저 영적 성장에 대한 갈망을 갖도록 하고, 육아에 이를 반영하도록 이끌어 아이들이 좋은 신앙적 배경에서 자라도록 도모한다.

또한 여성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셀모임, 수요낮예배, 어머니기도회 등 다양한 모임과 활동들을 만들어 바깥에서는 건강한 기독여성상을, 집안에서는 자녀교육에 헌신적인 엄마상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그렇다고 아빠들이 자녀교육에 방관자 내지 보조자로 머물도록 방치하는 것은 아니다. 가족 단위로 참여하는 가족셀 모임의 리더는 아빠들의 몫이다. 셀 전체 혹은 자신의 가족을 신앙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아빠들도 결코 신앙훈련을 게을리 할 수 없다.

주다산교회 다음세대 양육의 열쇠는 주일학교에만 맡겨진 것이 아니다. 건강한 가정이라는 텃밭들을 일구고, 그 속에서 싱그러운 열매들을 맺으며 주다산교회는 더욱 탄탄한 대로를 쌓고 있다.

-------------------------------------------------------------------------------

주일학교를 넘어선 총체적 교육 꿈꾼다

▲ 초등부 토요셀모임.

“교회교육에 있어서 주일학교 교육은 한 부분일 뿐입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평일에는 대부분 교육을 포기하다시피 한 상황인데, 본래 교회교육의 형태는 주일에는 물론이고 주중에도 계속해서 이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주다산교회 권순웅 목사의 교육에 관한 신념은 확고하다. 주일학교를 통해 어린 제자들을 길러내는 일에 열정을 바친 것 못지않게, 주다산교회는 오랜 시간 방과후학교 등을 통해 평일에도 아이들의 신앙교육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장차 기독교대안학교 건립도 모색하는 중이다.

어린이 주일학교에 셀 시스템을 도입해 제자훈련과 전도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한 것도 주일에만 한정된 교회교육을 탈피하기 위한 시도 중 하나였다. 어린이 주일학교를 통틀어 스무 개가 넘는 셀이 가동되고 있다고 유년부를 담당하는 장요셉 전도사는 소개한다.

셀 조직을 통한 다음세대 키우기는 다른 형태로도 이루어진다. 바로 전 세대가 함께 참여하는 ‘가족셀’을 통해서이다. 엄마 아빠를 비롯한 어른들과 말씀과 기도를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신앙의 세대계승도 이루어진다.

이렇게 다음세대에 대한 지속적이면서 일상적인 신앙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된 것은 공동체 전체가 ‘사람을 키우는 일’에 주력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음세대에 대한 열정은 주다산교회의 전신인 새술교회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총신원우회장 시절부터 개혁주의 신학과 성경적 세계관에 기반을 둔 다음세대 사역을 주창하며 새불꽃운동(NSM)을 일으켰던 권순웅 목사는 새술교회의 목회에 있어서도 그 방향을 계속해서 고수했다. 그리하여 ‘다음세대’라는 주제는 비단 주일학교만의 과제가 아니라 교회 전체의 문제, 나아가 한국교회의 총체적 문제라는 인식을 같이하도록 공감대를 형성했다.

인식은 실천으로 이어졌다. NSM사역에서 내세웠던 ‘스파크’라는 개념은 ‘스파크셀’이라는 목회전략으로 변신했고, 다시 주일학교 제자훈련을 위한 전략으로 원용됐다. 그리고 서울에서 화성으로 근거지를 옮기고, 새술교회에서 주다산교회로 변신하는 과정에서도 교육에 대한 열정과 투자는 일관성 있게 유지되며 오늘날 한국교회 앞에 하나의 모델로서 등장할 수 있었다.

주다산교회의 관심사는 이제 교회 가정 학교가 연계된 총체적 교육으로 옮겨가고 있다. 사회적 현실을 고려한 다음세대 선교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교회교육을 넘어선, 더욱 확장된 연대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학원선교연구위원회 주최로 지난 6월 주다산교회에서 열린 제1회 총회 학원선교대회는 바로 총체적 교육의 실천방안을 모색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주다산교회는 이 대회에 제출된 대안과 아이디어를 기초로 더욱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다음세대 선교전략을 내놓을 채비를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