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부총회장 후보 2명 결정 미뤄지자 ‘이해관계 개입’ 시비 일어
해당 노회 반발도 거세…선관위 “신중하게 처리할 뿐” 의혹 차단


제99회 총회 임원과 상비부장 후보 자격 심의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총회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김형국 목사)가 상당수 후보들의 심의를 마친 가운데 남은 몇몇 후보들의 결정이 늦어져, 그 배경에 대해 말들이 많아지고 있다. 선관위는 심의 중에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각 후보 진영에서는 법리 논란만이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현재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일이 ‘총대권’에 대한 문제다. 지난 7월 2일 영남지역 몇몇 총대들은 총회부총회장 후보 정연철 목사가 노회에서 부총회장으로 추대될 때 투표 없이 박수로 되었기 때문에 자격이 없지 않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정연철 목사가 속한 남울산노회는 신문에 광고까지 내면서 즉각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섰다. 남울산노회는 투표 선거의 방법에는 만장일치 박수 추대 외에 무기명, 거수, 기립투표가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정 목사의 경우 불법이 아니라고 답변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자 선관위는 이 문제를 정리하지 못할 경우, 법적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느끼면서 몇 차례 회의를 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교단 내 인사들은 “만장일치 박수로 추대된 정 목사가 자격이 없는 것이 당연하며 뿐만 아니라 현직 총회 임원과 차기 임원 후보, 그리고 대다수 총대들까지 상당수가 투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총대자격이 없다”는 여론을 일으켰다. 이들은 총대권에 문제가 있는 인물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오는 제99회 총회 개최가 제때에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내세웠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애초 정 목사의 자격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선관위원들은 고심을 새롭게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총회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김형국 목사(가운데)와 서기 김봉용 목사(왼쪽)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후보 자격 결정이 늦어지면서 선관위의 소신있는 결정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하나의 논쟁점은 ‘이중직’에 대한 문제다. 선관위가 8월 8일과 12일 두 차례나 후보자격 취소를 확인한 총회세계선교회(GMS) 이사장 후보 김근수 목사가 논란의 중심에 놓였다. 선관위는 김 목사가 한울교회와 칼빈대 전임 교수의 이중직을 수행한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김근수 목사가 속한 동평양노회가 내용통지서를 통해 재심을 요청했으나 선관위의 결정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동평양노회는 내용통지서에서 총회선거관리위원 가운데 특정인을 거론하면서 김근수 목사가 이중직이라고 한다면 이 선관위원도 이중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당 선관위원은 “나는 일주일 하루 강의자일 뿐 총회가 결정한 이중직에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난 제98회 총회에서는 “총회 직영신학대학 및 인준학교의 전임교수(강의전담, 석좌, 일주일 하루 강의자 제외)가 위임목사가 될 수 있는지 질의 건은 헌법대로 하기로 가결하다(총신대, 칼빈대, 대신대, 광신대의 전임교수는 기관목사임으로 교회의 담임목사를 맡을 수 없다)”고 결의한 바 있었다. 이 위원의 대답에도 불구하고 선관위가 김근수 목사의 자격을 재심하지 않는다면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것이 동평양노회의 현재까지 입장이어서 오는 총회에서 이중직 문제가 다시 한 번 논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또 한명의 주목받는 인물은 총회부총회장 후보로 나선 박무용 목사다. 박 목사의 경우는 정연철 목사의 총대 자격을 문제 삼았던 같은 인물들이 문제 제기를 했다. 내용은 후보 등록 시작까지 총회세계선교회(GMS) 이사장직을 사임하지 않아 이중직에 해당하며, 이사장 명의로 문자를 보낸 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최근에는 모 노회에서 박 목사가 미주에서 열린 총회교역자하기수양회와 태국에서 있었던 여성선교사대회에 참석했는지를 확인해 달라고 질의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선관위는 박 목사에 대해서 애초의 이중직 시비에 더해 총회 공식 행사 참여 전력까지 조사에 나선 상태다. 정연철 목사는 물론, 박무용 목사까지 부총회장 후보 3인 중 2인이 문제가 되자 두 사람 가운데 최소한 한명은 낙마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이 나타나고 있다. 동시에 이러한 양 후보에 대한 공세에는 총회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배후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생기고 있다. 최근 정치부장 후보로 나선 오정호 목사까지 도마에 오르면서 이같은 정치권 연대설은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장 김형국 목사는 “여러 가지 시시비비를 말하고 있지만 실제는 밖에서 생각하는 것과 다른 점이 많다”면서 “질의들과 후보자들이 많고 신중하게 처리하려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선관위는 8월 18일과 25일 연이어 회의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