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 나의 신앙/ 세브란스어린이병원장 김동수 장로] (4)시련 속 하나님 찾아
[나의 삶 나의 신앙/ 세브란스어린이병원장 김동수 장로] (4)시련 속 하나님 찾아
  • 김동수 장로
  • 승인 2014.07.28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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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아내와 딸 두고 입대…찬송가를 듣다


나는 선데이 크리스천으로 살았다. 그런 나를 장인어른은 바쁜 와중에도 교회에 온다며 예뻐하시기만 하셨다. 나는 딸만 넷인 집의 맏사위이기 때문에 아들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나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죄의식도, 부족함도 느끼지 못했다.

결혼을 하고 나서 3개월이 지난 후 나는 군산 개정병원에 소아과 과장으로 파견을 가게 되었다. 그때 아내가 임신중독증이 걸렸다. 임신중독증이라는 것은 임신 말기에 오는 것이지 초기에는 잘 안 오는 것이다. 아내는 임신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임신중독증에 걸린 것이다.

아내의 혈압은 220∼180mmHg까지 올라갔고, 혈압약을 세 가지나 먹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간신히 8개월 반까지 버티다가, 결국 제왕절개 수술로 아이를 낳았다. 아이는 2.25kg의 미숙아였다. 고혈압 산모에서 태어난 아기는 폐가 잘 성숙하기 때문에 신생아호흡곤란증후군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내 아이에게 신생아호흡곤란증후군이 왔다. 이 모든 것이 의학적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당시만 해도 미숙아 호흡기가 따로 없었다. 성인 호흡기를 가져다가 가장 낮춰서 아이에게 달아주었다. 그랬더니 설상가상으로 황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황달 수치가 20이 넘어가게 되면 아이는 뇌성마비가 된다. 그런데 20.5까지 올라가는 것이었다. 참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뇌성마비가 되는 것을 막으려면 교환 수혈을 해야 하는데, 교환 수혈을 하려면 아이가 그나마 생명을 의지하고 있는 호흡기를 떼야만 했다. 의사는 나에게 선택을 하라고 했다. 나 또한 소아과 의사였기 때문에 이 모든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아이가 뇌성마비가 되도록 내버려둬야 하는가. 아니면 아이의 생명이 위태롭더라도 교환 수혈을 시도해 볼 것인가. 견딜 수 없이 괴로운 이 갈등 속에서, 나는 의사 이전에 아버지였기 때문에 결국은 교환 수혈을 포기하였다.

아이가 뇌성마비에 걸릴 것을 각오하고, 만신창이가 된 마음으로 아내의 병실로 들어서는데, 아내는 눈을 가리고 누워있었다. 너무 높은 혈압으로 망막박리가 생겨 앞이 안 보인다는 것이었다. 그 상황까지 이르자 나는 더 이상 어떤 말도, 어떤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주여, 주님 뜻대로 하시옵소서.”

내 입에선 그런 외마디 절규만이 나오고 있었다. 너무 늦은 부르짖음이었지만, 완전히 늦은 것은 아니었나 보다. 하나님께서 나를 예쁘게 봐주시고 세 달 만에 아내와 딸이 회복되어 퇴원할 수 있게 되었다.

병원을 나오면서 아내와 딸을 바라보니, 아내는 아직 눈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성경을 제대로 못 읽고, 딸은 계속되는 광선치료로 흑인처럼 새카맣게 변해서는 겨우겨우 젖을 먹고 있었다. 나는 그런 아내와 딸을 두고 군대에 입대했다.

영천훈련소에서 나는 아내와 딸을 생각하며 불안하고 힘든 생활을 하고 있었다. 보름달이 뜬 날이면 나 자신이 한없이 처량하게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수요일, ‘모든 훈련생은 종교를 가져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나는 교회를 찾아갔다. 충성대 안에 있는 예배당에 들어가 앉았는데, 말할 수 없는 평안함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어쩐지 서울에 두고 온 아내와 딸 생각이 괴롭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내 마음 속에, 옛날 중학교 합창단 시절 불렀던 찬송가 하나가 울려 퍼졌다.

“나 어느 곳에 있든지 늘 맘이 편하다 주 예수 주신 평안함 늘 충만하도다….”

그때부터 나는 열심히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 하나님의 전적인 도우심과 은혜를 여러 차례 체험한 김동수 장로는 세계 오지를 찾아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사진은 탄자니아 의료봉사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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