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져도 좋아, 아이들 꿈이 자란다면”

주교교육 헌신적 투자와 훈련, 오랜 팀워크로 매주 입체적 예배 이끌어
성경과 가까워지는 기본교육도 철저 … ‘복음들GO’ 외치며 세상 속으로

 

“빠바 밤! 빠바 밤!”
영화 ‘슈퍼맨’의 주제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어디선가 진짜 슈퍼맨 복장을 한 사나이가 한쪽 팔을 앞으로 편 채 쏜살 같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깜짝 놀라고, 곧 이어서는 다소 과체중의 슈퍼맨에 의아해하던 아이들이 드디어 사나이의 정체를 알아채고는 폭소를 터트린다. 다름 아닌 초등부 부장 이승복 집사이다.

대전 새로남교회(오정호 목사) 초등부 예배 시간, 황성준 목사는 ‘예꿈이’라 불리는 아이들에게 전도서에 나오는 삼겹줄의 교훈에 대해 가르치는 중이었다. 황 목사는 설교를 잠시 멈추고 3학년 아이들 다섯 명과 4학년 아이들 다섯 명에게 먼저 줄다리기를 시킨 후, 승리한 아이들에게 오늘의 특별게스트인 ‘슈퍼맨’과 대결할 기회를 다시 준다.

 

열띤 빅 매치를 기대했지만 대결은 싱겁게 판가름이 난다. 처음부터 아이들에게 걷잡을 수 없이 끌려가던 부장집사, 아니 슈퍼맨은 급기야 아이들의 무서운 힘에 중심을 잃고 나동그라진다. 일방적인 승리에 아이들은 환호하고, 꼬맹이들에게 패배한 슈퍼맨은 절망감에 몸부림친다. 삼겹줄의 교훈을 설명하는데 이 보다 더 가슴에 팍팍 와 닿는 시청각 교육이 존재할까?

조금 전 교사회 시간에만 하더라도 품위 있고, 카리스마 넘치던 부장집사가 이처럼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교사와 아이들에게 엄청난 카타르시스와 함께 깊은 감동을 안겨준다. 훈련된 조교와 같은 시범이 있기에 교사들 또한 남녀노소 불문하고 때로는 미스코리아로, 때로는 아이돌 그룹으로 변신하며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

물론 온 몸을 던진 결과로 교육효과는 만점이다. 계속 이어지는 황 목사의 설교는 스펀지에 물 스며들듯 아이들의 뇌리와 가슴 속으로 흡수된다.

 

“자기 옆자리의 친구들을 보세요. 여러분과 나란히 앉아 예배하고 있는 이 친구들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내려주신 은총이예요. 함께 마음과 힘을 모아야 하는 믿음의 동역자들입니다. 서로 격려하고 배려하면서 아름다운 믿음의 우정을 나누세요.”

이날의 설교는 아이들이 옆 친구와 손을 잡고 기도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혼자서는 약한 존재이지만 서로 마음을 합치면 슈퍼맨까지, 최소한 부장집사님쯤은 이겨낼 수 있음을 확인하고 용기백배한 아이들끼리 마주잡은 기도 손에 제법 힘이 실린다.

새로남교회 초등부의 예배는 이처럼 매주 입체적으로 진행된다. 어디서 이런 아이디어가 샘솟는지 경이로울 정도이다. 교육에 대한 다년간의 투자와 훈련이 빚어낸 결과이며, 동시에 교역자와 교사들 그리고 모든 스태프들이 좋은 팀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예배시간 10분 전부터 시작되는 찬송에도 재기발랄함이 느껴진다. 보통의 찬양곡들과 함께, 멜로디는 익숙한데 가사가 어딘지 낯설게 느껴지는 노래들이 섞여있다. 바로 아이들의 성구암송을 돕기 위해 개사하거나 편곡한 노래들이다. 가끔씩은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동요들이 성구암송곡으로 동원될 때도 있다.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다고 해서 마냥 아이들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예배시간 설교의 성경본문은 절대로 자막을 띄워주지 않는다. 아이들은 교회에 올 때 반드시 성경책을 지참하고, 성경봉독 시간에는 인도자가 불러주는 본문구절을 찾을 줄 알아야 한다.

 

‘신나는 성경탐험’이나 ‘성경통독학교’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성경과 가까워지는 훈련이 잘 된 덕분인지, 대부분의 초등부 아이들은 설교자나 교사가 일러주는 성경구절을 정확하고 잽싸게 잘 찾아낸다.

특히 찬양율동을 담당하는 키즈프레이즈나 핸드벨콰이어처럼 친구들 앞에서 섬기는 역할을 맡은 아이들에게는 더욱 막중한 책임과 의무들이 따른다. 거기에는 매일 성경묵상 노트를 작성하거나, 규칙적인 기도의 시간을 갖는 등의 일과가 포함된다. 예배시간에 지각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아이들의 지각률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초등부에서는 예배를 비롯한 모든 일과가 신속하고 원활하게 연결된다. 이미 예배가 시작되기 전 각 반 담임교사들은 출석부와 학생들의 헌금봉투를 미리 취합해 헌금함에 넣는다. 덕분에 새로 나왔거나 등반하는 아이들에 대한 정보가 미리 파악돼, 설교 직후에는 컴퓨터와 영상을 통해 바로 전체 앞에 소개할 수 있다.

목사님의 축도가 끝나면 아이들은 ‘가정으로 복음 들고, 학교로 복음 들고, 조국으로 복음 들고, 온 세계로 복음 들고!’라며 신나게 구호를 외치며 각 반으로 흩어진다. 팔 벌려 예꿈이들을 맞이하는 교사들이 기다린다. 박진감 넘치는 초등부 주일학교의 제2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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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와 학생 ‘단단한 연대’

친밀감 높은 사제 관계, 좋은 동역자로 발전

 

이정희 교사가 담임하는 4학년 6반의 분반공부 시간이 끝나간다. 새로남교회 초등부의 분반공부는 설교의 연장이자, 재구성이다. 같은 제목과 같은 본문으로, 예배시간에 이미 한 차례 암송했던 성경구절까지 복습한다. 그리고 마지막 타임.

 

이 교사는 헤어지기 전 아이들과 차례로 뜨거운 포옹을 나눈다. 그리고 끌어안은 아이들에게 한 마디씩 축복의 말을 건넨다. “너는 사랑받아야 할 아이야!” 귀갓길의 행복, 그 뭉클한 풍경은 다른 반에서도 똑같이 연출된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선생님들 스스로에게서 자연스럽게 우러난 몸짓이다.

선생님은 아이들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매주 토요일 직접 방문이나 적어도 전화심방을 통해 부모와 아이들을 꾸준히 접촉하기 때문이다. 아이들 또한 선생님 댁에 식구가 몇이고, 거실에는 무슨 방향제를 사용하며, 어떤 애완동물을 키우는지 까지를 대부분 꿰고 있다. 홈스테이 프로그램 덕분이다.

초등부 주일예배 헌금시간에 각 반 별로 돌아가면서 악기연주, 노래, 율동과 같은 은사를 발표하는데, 차례가 돌아오면 반 전체가 토요일 저녁 담당교사의 집에 모여 함께 먹고 자면서 발표를 준비한다. 이 과정이 몇 차례 반복되다보면 선생님 댁은 아이들에게 먼 친척 집보다도 더 친근한 공간이 된다.

최근 들어 학교 쪽의 통제가 심해지기 전만 하더라도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가정 뿐 아니라 학교에도 종종 찾아가곤 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음식도 나누어 먹고, 아이들을 축복하고 격려하던 만남은 요즘엔 방과 후 미팅으로 대체되고 있다.

생일을 맞은 아이들을 위해 선생님이 마련해주는 이벤트는 평생 잊을 수 없을 정도이다. 생일파티가 열리는 날이면 선생님들은 단체로 분장쇼나 차력쇼처럼 파격적인 축하무대를 전격적으로 펼쳐 보이며 아이들의 배꼽을 빼놓는다. 사제 간에 가족 같은 연대감은 더욱 깊어진다.

이렇게 형성된 연대의 저력은 전도사역에 있어서 교사 학생 간 협력으로 눈부시게 발휘된다. 일명 ‘사랑방전도’라고 불리는 초등부의 새로운 전도방식은 학생이 자기 친구를 전도할 때, 교회로 데려오기에 앞서 선생님 댁에 먼저 초대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선생님은 떡볶이나 피자 같은 먹을거리와 게임도구 등을 준비해두고 아이들을 맞이한다. 이렇게 거부감을 없애고 친분을 쌓으면 새로운 친구들의 교회 출석이 한결 쉬워진다.

황성준 목사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관계가 사제 간을 넘어서 다정한 가족, 좋은 동역자의 관계로 자라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면서 “교사들의 뜨거운 헌신과 아이들을 향한 사랑이 있기에 가능한 모습”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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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내일의 어린이 지도자’

교사는 아이들이 일꾼으로서 헌신될 수 있도록 열심히 지도

 

▲ 새로남교회 초등부 어린이들이 이른 아침 교회에 나와 아깨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하나님에 대해서 배웠죠? 오늘은 ‘계시’란 무엇인가를 공부할 거예요. 먼저 복습부터 해볼까요. 하나님은 어떤 분이라고 했나요, 대답할 사람!”

곧 이어 반장 소연이를 시작으로 아이들의 대답이 쏟아진다. “세상을 창조하신 분이요.” “신실하신 분이세요.” “사랑의 하나님!” 뿐만 아니라 무소부재, 전지전능 등 이른 바 전문용어에 해당되는 어려운 답들도 아이들 입에서 술술 나온다. 새로남교회 초등부 제자반의 풍경이다.

제자반은 매주일 오후 1시에 시작해, 약 1시간 반가량 진행된다. 정원은 모두 16명, 4학년만 참여할 수 있다. 현재 공부하는 내용은 교리에 관한 것들이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알기 쉽고, 흥미진진하게 전달하는 것이 인도자인 황성준 목사의 역할이다.

제자반에 들어온 아이들에게는 많은 과제가 주어진다. 매일성경으로 QT를 꾸준히 하는 것을 비롯해, 공부가 시작되기 전 ‘요절말씀 따라 쓰기’ 과제를 미리 제출해야 하고, 돌아가면서 성경암송 숙제도 확인한다. 오늘 외울 말씀은 마태복음 7장 7절, 막힘없는 암송으로 전원 통과.

▲ 키즈프레이즈 멤버들과 선생님이 경배찬양을 시작하기 전 함께 기도하고 있다.

제자반은 일종의 동아리라 할 수 있는 초등부의 SL(Spiritual Leader) 그룹 중 하나이다. 키즈프레이즈, 핸드벨콰이어, 기악팀, 찬양대, 큐티반, 축구팀 등 모두 7개의 동아리가 구성되어 있다. 모임은 일주일에 한 번씩, 제자반을 제외하고는 담당 교사가 각각 배치되어 지도한다.

특히 핸드벨콰이어 기악팀 찬양대 등은 매주 돌아가면서 주일예배 찬양을 담당한다. 워낙에 아이들 사이에 인기가 높아, 학기 초 오디션을 통해 뽑아야 할 정도이다. 제자반도 인터뷰를 통해 선발하는 과정을 거친다.

SL그룹 활동을 하는 아이들은 봄 캠프나 여름 캠프를 열 때, 각 조 조장을 맡는 등 리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따라서 다른 아이들보다 더 열심히 신앙훈련을 받고, 섬김에도 본을 보여야 한다. 따라서 제자반 못지않게 키즈프레이즈 등 다른 그룹들에서도 매일QT훈련 등이 강도 높게 이루어진다.

황성준 목사는 “어린이 지도자들을 길러내는 역할 또한 초등부에서 소중하게 여기는 과제”라면서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일꾼으로서 준비될 수 있도록, 헌신의 의미를 깨닫고 자신을 드릴 수 있도록 선생님들과 함께 열심히 지도하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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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가정 그리고 교회는 하나

‘아깨모’ 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교회와 가정이 친숙

 

▲ 새로남교회 초등부 연중계획표

새로남교회 초등부의 학기는 매년 3월에 시작한다. 학교교육과 통일성을 꾀하고 혼란을 줄이려는 의도이다.

새 학기에 가장 먼저 시작하는 일이 가정심방이다. 다른 교회를 다니다 새로남교회에 오게된 학부모들이 가장 놀라워하는 것이 담당교역자와 담당교사가 직접 아이들의 가정을 심방하는 일이다. 심방은 어린이찬양곡을 함께 부르는 것으로 시작해, 설교와 축복으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즉석 기념촬영을 한다.

여기까지는 부모와 함께 진행되지만 남은 순서가 있다. 교역자와 담임교사가 아이 방으로 찾아가서 다시 한 번 축복기도를 하고, 초등부에서 준비한 선물 그리고 교사 개인이 준비한 선물도 전달한다. 3월에 시작한 학생심방은 보통 여름방학 직전까지 이어진다.

올해의 표어가 ‘복음들 Go!’인만큼 전도와 관련된 사역들이 유난히 많다. 설이나 추석에는 ‘글씨 없는 전도책’을 응용한 복음팔찌를 학생들에게 나누어주어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선물하도록 한다. 물론 팔찌에 담긴 의미를 잘 설명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충분히 훈련시킨다. 교사와 학생의 협력으로 펼치는 전도사역인 사랑방 모임은 9월에 시작되며, 전도축제인 ‘예꿈이축제’와 후속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

아이들을 교회와 친숙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초등부의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이다. 매주일 어른들의 저녁예배 시간에 초등부도 별도의 모임을 만들어, 예배와 게임 체육활동 등으로 교회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것은 바로 그 같은 이유에서다.

 

연중행사로는 일명 ‘아깨모’라 불리는 행사가 같은 역할을 한다. 주일 오전 6시에 교회당에 나와서 선생님이랑 친구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고, 주변 산책과 운동 등으로 시간을 보낸 후 예배에 참석하는 것이다. 연중 한 두 차례 실시하는 아깨모가 열리는 날에는 출석률도 눈에 띄게 높아진다.

아이들의 출석률을 높이는 행사 중에는 ‘출석예스데이’라는 행사도 있다. 새로운 아이들의 교회생활 적응과, 결석이 잦은 아이들의 심기일전을 위해 김밥파티, 영화상영, 쿠폰모으기 등의 특별이벤트를 마련한다. 특히 어버이주일에 제공하는 효도쿠폰이 눈에 띄는 아이디어이다. 집안에서 부모님을 도와 섬길 때마다 쿠폰을 지급하고, 일정량의 쿠폰이 모아지면 아이들이 부모님께 선물할 물품을 제공한다.

새로남교회 어린이주일학교의 봄캠프는 학년별 커리큘럼에 따라 매년 동일한 내용으로 진행된다. 저학년은 구약의 파노라마, 중학년은 신약의 파노라마, 고학년은 구원여정을 다룬다. 여름캠프 후에는 7~8월에 진행되는 전 교회의 성경통독훈련에 어린이들도 동참하도록 한다.

유년부까지는 쉬운성경으로, 초등부 이상은 개역성경으로 성경통독훈련을 벌이며, 여름캠프와 별도로 초등부와 소년부 연합 성경통독학교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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