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아이티 구호헌금 전용사건

참으로 오랫동안 지속되어 오면서 교단 이미지 실추에 큰 영향을 미쳤던 아이티구호헌금 전용사건. 이 사건은 총회의 자정 및 해결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공개하면서 사법부의 손에 맡겨졌다.

현재 총회가 아이티헌금 문제와 관련해서 제기한 소송은 모두 5건.<표 참조> 그러나 어느 것 하나 9월 총회 전까지 해결될 기미가 있는 사건은 없다. 또 소송을 둘러싸고 정치권 안에서도 논란이 생겨서 소송 찬성과 반대진영이 서로 고발을 하는 불미스러운 상황까지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이 계속 열리고 있기 때문에 총회가 소송을 취하하지 않고 거듭된 총회 결의만 지켜 간다면 언젠가는 결론이 나고 책임자가 가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행히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재판이 최근 들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이런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오는 9월 총회에서 아이티 사건 관련 쟁점은 세 가지로 파악된다.

첫째, 소송의 진행 상황 보고다. 재판은 총회가 아이티 비전센터 건설과 관련해서 해피나우, 총회재난대책위원회, 건설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형사 1건과 민사소송 2건이 있다. 또 아이티전권위 전 위원장 신규식 목사가 총회장을 상대로 한 아이티전권위 위원 임명 무효소송이 진행 중이다.

반면 총회가 신 목사를 명의도용 및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발한 건은 의외로 빨리 ‘혐의 없음’ 결과가 나왔다. 또 이 혐의 없음 결론은 동일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아이티전권위 위원 임명 무효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둘째, 현 아이티전권위원회 위원 재구성이 적법한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이 문제 역시 사법부에 소송이 제기되어 있는 상태다. 신규식 아이티전권위 전 위원장은 총회장을 상대로 ‘아이티구호헌금전용사건사법처리전권위원변경 임명행위 무효 확인 등의 소’를 지난 3월 5일 제기했고 지난 6월 20일 1차 심리가 열렸다.

 

신 목사의 소송 내용은 지난 제98회 총회 결의가 아이티전권위원회의 임기 연장인데, 이를 어기고 총회 임원회가 자의적으로 위원을 임명했다는 주장이다. 지난 회기 총회는 아이티전권위원회의 회기 연장청원을 허락하기로 가결했다. 신 목사는 특히 가결 직전에 윤두태 목사의 동의 발언이 있었는데 당시 윤 목사는 사법처리까지 진행 중인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서 위원 교체를 하지 말고 당시 위원들이 그대로 활동토록 해야 한다고 발언을 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위원을 교체해야 할 경우에는 새롭게 활동할 위원의 이름을 별도로 명시하거나, 위원회 구성을 임원회나 기타 위원선정 위원회를 통해 맡기는 것이 관례인데 그런 결의가 없었기에 위원 교체는 잘못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재 아이티전권위원회와 총회 측은 위원회 회기 연장과 위원 선임 건은 별개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제98회 총회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아이티구호헌금전용사건사법처리전권위원회의 한 회기 연장청원은 허락하기로 가결”한 것은 맞지만 이는 회기 연장만 인정한 것이지 위원을 바꾸지 말라는 의미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총회 파회 후에는 총회 임원회가 위원 선임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맞서고 있지만 막상 총회가 개회하여 이 문제를 다루기 시작하면 총대들은 전자의 입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역대 총회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총대들은 아이티구호헌금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강력한 문제해결 의지를 보여 왔다. 사법 처리를 진행하도록 맡길 정도로 총대들이 아이티구호헌금 사건에 대한 불신은 높았다. 따라서 총대들의 이같은 불신은 아이티전권위원 임명과 관련된 관계자들에게까지 튀어 문책론까지 제기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셋째, 그럼 제99회기의 아이티전권위원회 구성 및 운영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다. 지난해 총회의 정서는 사법처리 중인 사건이기에 사법처리전권위원들을 교체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은 사실이다. 또 이번 회기에 새롭게 위원들이 교체됐지만 재판이 진행 중이고 위원들조차 간접적으로 피소된 상태나 다름없어서 활동에 제약이 많았다.

현재 아이티위원들은 이번 회기로 아이티전권위 활동은 종료하기를 바라거나 최소한 자신들은 손을 떼기를 원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 총회의 정서, 이번 회기 위원들의 활동 한계와 향후 위원회 운영 종료 희망, 재판 중인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아이티전권위원회를 재편하고 회기는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위원 임명 무효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신규식 목사를 비롯한 제97회 위원 전원에게 임무를 다시 맡길지 여부는 현장에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전 위원장 신규식 목사는 “아이티 관련 소송은 구호헌금으로 30억 원을 거뒀으나 목적대로 쓰인 돈이 없다는 데 대한 진상을 밝히라는 총회의 결의”라면서 “누구에 의해 어떻게 헌금이 낭비되었는지 알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 위원장 정은환 목사는 “아이티문제가 사법에 가 있는 만큼 결과를 기다려야 하고 위원회 활동은 오는 9월로 마무리 짓도록 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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