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비부장 후보는 미달현상도... 투표 부담감 때문


▲ <표> 총회 임원, 상비부장 후보 복수 등록 통계
올해 제비뽑기에서 절충형으로 총회 선거 제도가 바뀌자 모두의 예상을 깨고 총회 임원과 상비부장 후보 등록자 숫자가 하락하는 이변이 나타났다. 특히 후보 단일화 추세가 두드러져서 새로운 선거제도하에서 발생한 신풍속도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표 참조>

최근 마감된 제99회 총회 임원후보 등록 결과, 9개의 총회 임원석 가운데 7개가 단일후보화됐다. 경합을 벌일 자리는 목사부총회장과 부회계 뿐으로 각각 3명과 2명이 등록했다.

임원후보에서 7개 직책이 단일화된 것은 제93회기 이후 6년만에 처음이다. 임원 후보 등록인원 총 숫자도 제99회기는 9개 직책에 12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만 비교해봐도 제96회기는 13명, 제97회기 17명, 제98회기 14명이었으며 올해는 과거에 비해 적어졌다. 상비부장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지난 7월 10일 마감된 제99회기 상비부장 등록 결과 등록자는 21개 부서에 20명이었다. 1:1도 안되는 경쟁률을 보인 것이다.

복수후보가 투표로 당락을 결정지을 부서는 고시부, 교육부, 면려부, 전도부 등 4개 부서다. 상비부장 후보등록 당시 복수 후보가 경합을 벌인 부서는 제96회기에는 전도부(3명), 재정부 규칙부 고시부 학생지도부 구제부(각각 2명) 등 6개 부서(13명)였다. 제97회기는 정치부(4명), 농어촌부(3명), 고시부 면려부 전도부(각각 2명) 등으로 5개 부서에서 13명이 경쟁했다.

제98회기는 고시부(6명), 정치부(4명), 재판국 학생지도부 출판부(각각 2명)로 5개 부서에 12명이 제비를 뽑았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교단 지도자들은 “절충형의 경우 투표를 거쳐서 당선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제비뽑기 였을 때는 등록과 낙선에 대한 부담감이 적었다. 200만원만 내면 등록을 할 수 있었고, 그 부서장이 되겠다는 준비가 없었더라도 후보가 되겠다는 결심을 쉽게 할 수 있었다. 떨어졌더라도 아쉬움이나 상처도 덜했다.

그러나 절충형이 되면서 사실상 투표 체제로 바뀐 이상 제비뽑기 때 누릴 수 있었던 이같은 혜택은 사라졌다. 교단 목회자는 “단일화가 늘어난 것은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과열 선거가 사라지고 금품이 오가는 등의 불법 선거 염려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목회자는 “될 사람만 나서는 것이다. 즉 부서장에 뜻이 없거나 다른 경쟁자로 인해 자신이 없는 사람은 지레포기하고 있다”면서 “준비된 사람이 나온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총회 정치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현상으로 볼 수 있고, 경쟁자가 나설때 사퇴를 종용하거나 부장 외의 임원직을 협상 도구로 사용해서 단일화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기도 한다. 절충형 선거제도가 참신하고 준비된 인물이 나올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는데 그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단일화 현상과 동시에 무등록 상비부서 역시 늘어나고 있어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후보를 내지 못하는 고질적인 상비부서는 부서 통폐합 등도 고려해 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노회록검사부의 경우는 제92회기 총회 이후 8년 동안 단 1회만 빼고 매해 등록 후보가 나서지 않았다. 은급부도 후보가 나서지 않는 단골 부서다. 은급부는 최근 8년간 5회에 걸쳐 후보 등록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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