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 나의 신앙/ ‘거리의 목회자’ 김도진 목사] (8)하나님만 바라본 가나안교회 사역
[나의 삶 나의 신앙/ ‘거리의 목회자’ 김도진 목사] (8)하나님만 바라본 가나안교회 사역
  • 김도진 목사
  • 승인 2014.05.3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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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진 목사

 
‘남이 싫어하는 일 먼저 하자’ 가르쳐


1997년 대한민국은 유래없는 외환위기 IMF사태를 맞았다. 기업들이 도산했고 한순간에 직장을 잃은 아들과 아버지들이 거리로 나왔다. 거리로 나온 그들은 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거리에서 노숙하며 그들의 삶은 바닥으로 내몰렸다. 그렇게 노숙인들이 급증했다.

당시 노숙인들에 대한 정부와 사회의 대안은 수용과 보호였다. 서울시의 고건 시장은 사회복지관에게 무조건 노숙인들을 수용하도록 했다. 각 종교 단체들도 거리로 내몰린 노숙인들을 수용하고 보호하는 일에 나섰다. 당시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 노숙인들이 없어질 것으로 생각했다. 일단 먹여주고 재워주면 다시 가정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응급상황으로 이해하고 수용과 보호에 중점을 두었던 것이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난 뒤에도 노숙인들은 없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계속 증가하기 시작했다. 한번 거리로 내몰린 사람들은 쉽게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했다. 노숙인들 사이에는 이런 말이 있다. “3개월만 노숙을 하면 노숙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노숙인 생활에 적응하게 되면 노숙만큼 편한 생활도 없다는 것이다.

나도 한창 주먹질을 하고 살 때 수배를 피해 노숙인들 사이에서 왕초 노릇을 했던 적이 있었다. 동냥을 해서 얻어온 음식을 한꺼번에 쏟아 넣고 꿀꿀이죽을 끓여 소주 한 잔과 먹는 그 맛은 산해진미와 견줄 만 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는 것이 더 없이 편했다. 그러다 보니 노숙에 물든 사람은 쉽게 그 자리를 벗어 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초기 수용과 보호에 집중됐던 노숙인 정책은 이제 이들을 자활시켜서 사회의 건전한 일원이 되게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노숙인들에게 거처를 마련해주고 일자리를 주었다. 거리에서 벗어나고 일이 있으면, 당연히 노숙인의 삶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노숙인의 삶을 변화시키려는 이런 생각은 결국 실패했다. 그 이유는 노숙인들이 자활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노숙인들이 자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변화’가 되어야 한다.

노숙인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고 거처를 마련해 주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노숙인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면 며칠 일을 한다. 하지만 일을 하고 돈을 받으면 하루 저녁에 술을 사먹고 다음 날부터 일터에 나가지 않았다. 거처를 마련해 주었지만 그곳은 노숙 생활의 형태를 옮겨 놓은 것에 불과했다. 서울시 자활사업이나 공공근로를 통해서 노숙인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었지만, 오히려 사업장에 불편을 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사업장들은 노숙인 쉼터에서 오는 사람들을 꺼려하게 되었다.

가나안교회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은 달랐다. 사업장마다 우리 교회 쉼터의 사람들을 보내달라고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다른 쉼터에서 오는 사람들은 술을 먹고 결근하고 사고를 치는데, 우리 쉼터에서 오는 사람들은 착실하게 일도 잘하고 힘들고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가나안교회 쉼터의 노숙인들만 다르냐고 궁금하게 여겼다. 나는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주님의 사랑으로 변화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성령이 임한 사람들이 성령의 열매를 맺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 김도진 목사는 가나안교회를 통해 신앙으로 노숙인들의 삶을 변화시켰다. 변화를 체험한 노숙인은 자활과 삶의 의지를 갖게 됐다. 지금도 김 목사는 노숙인 쉼터에서 밥을 퍼주며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나는 우리 쉼터 성도들에게 남들보다 더 일찍 출근해서 남들이 싫어하는 일을 먼저 하라고 가르쳤다. 그것이 우리가 잘못 살아온 시간을 회개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벌어 온 돈은 그동안 고통 받은 가족을 위해 보내주라고 한다. 허튼 곳에 한 푼도 쓰지 말고 나머지 돈은 저축을 하게 한다. 그래서 우리 쉼터는 매년 저축의날에 정부로부터 저축상을 받는다. 노숙인들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예수님은 하실 수 있다. 나를 바꾸신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 쉼터 성도들을 바꾸고 계신다.

가나안교회는 이렇게 청량리588 한가운데서 노숙인들의 삶을 변화시키며 부흥을 하고 있다. 비록 가진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지만 하나님이 기뻐하신 일을 했기 때문에 늘 채워주셨다. 가나안교회의 형편을 초월하여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만 해왔기에 은혜를 주시고 여기까지 인도하셨다고 자부하고 싶다.

가나안교회의 사역은 노숙인 사역에 한정되지 않는다.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도시락 배달을 하고, 성도들이 변화되어 한방침술봉사를 하고 있다. 여기에 무료식사 제공, 신용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임대주택지원 사역, 의료서비스 제공, 말소된 주민등록 재갱신 사업, 각종 자활자립사업, 일자리 지원 사역, 푸드뱅크 사업, 무료 요양병원 연계 프로그램, 문화여가 사업, 영농사업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역을 펼치고 있다. 물론 노숙인 삶의 변화를 위한 365일 연속집회도 빼놓을 수 없다. 모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기쁨이 되는 일이 무엇인가 기도하면서 시작한 사역들이다.

현재 가나안교회는 정부의 지원에서 벗어나 완전한 자립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돈을 받아서 운영하는 복지가 아니라 스스로 일을 하여 수입을 창출해서 나눔과 베푸는 복지의 모델을 만들어 나가려고 한다. 하나님께서 이 사역도 기쁘게 받아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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