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회개 기도에 집중” 울림은 컸다

이벤트 배제하고 철저히 회복 기원 … 구체적 변화 이끌어 낼 후속 노력 과제로

▲ “주여, 살려주옵소서. 이제는 달라지겠습니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이제 왠만하면 먹고 살만하고, 내 교회에서 편하게 주일 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함에도, 5월 25일 주일 오후 부산과 울산과 경남지역의 목회자와 성도들이 불편한길 마다않고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 10만 명이 넘게 달려왔다. 그리고 4시간 동안 거침없이 내리는 비를 오롯이 맞았다. 비를 머금은 바닷바람에 온몸이 오싹거리는 추위를 견디면서까지 젖은 모래사장에 그대로 엎드려 가슴을 치며 통곡했다.

왜 그랬을까?
사회적으로는 가치관의 부재, 도덕적 부패, 가정해체, 자살과 우울증 증가, 청소년 탈선 심화, 기성세대의 일탈, 북한 핵 등. 교회적으로는 영적 심각성에 대한 불감증, 세속주의, 성장 일변도의 물량주의, 끊임없는 분열의 반복, 지도자들의 잇따른 추문, 대형교회의 병리현상 등.

바로 ‘위기’ 때문이었다. 회개가 아니면 도저히 살 길이 없는 외길에 놓인 위기의 상황에 오직 살려달라는 기도밖에 할 수 없는 절박함이 10만의 목회자와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해운대로 몰려 오게 만들었던 것이다.

역사적으로 해운대는 과거 6.25동란 당시 낙동강 전선이 무너지기 직전에 부산 초량교회와 해운대 백사장에서 구국기도회를 열어 민족이 공산화될 위기의 순간에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건짐을 받았던 곳이기도 하다.

해운대성령대집회에 대한 피드백
‘해운대성령대집회 525회개의날’(이하 해운대성령대집회)을 마친 이튿날 수영로교회에서는 전국에서 참석한 인사들과 함께 집회에 대한 피드백 모임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는 회개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설교가 탁월했으며, 무엇보다 비가 오는 상황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기도했던 것은 하나님의 도우심이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또한 상징성이 아니라 진정한 회개로 이어진 점, 통곡하며 기도하는 모습이 무대와 많이 떨어진 곳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났다는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다는데 공감을 이뤘다.

이와 함께 회개가 삶과 열매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개교회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향성을 정리한 지침서 발간과 타지역에서 이어지는 회개운동에 협력해야 한다는 방안까지 모색했다.

예수만 주인이 된 돋보인 집회
해운대성령대집회는 오로지 ‘회개’ ‘기도’에만 집중하겠다는 주최측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장장 4시간동안 펼쳐지는 단일 집회에 이벤트적 요소를 없애고 진행하기란 쉽지 않아 기획단계에서부터 고민이 컸다. 하지만 오직 회개 기도에 집중하자는 의지를 갖고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것이 적중했다. 그 어떤 이벤트 행사보다 큰 울림과 진한 감동을 제대로 표출시켰다.

기도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는 비단 이 뿐 아니었다. 해운대성령대집회는 10만 명이 모인 거대 행사임에도 거창한 조직을 만들지 않았다. 특정한 사람들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화려한 이벤트나 인위적인 분위기 조성을 위한 퍼포먼스도 없앴다.

단적인 예로, 집회를 이끌기까지 크게 헌신한 준비위원장 이규현 목사(수영로교회)를 무대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모래사장 맨 앞자리에 비를 맞으며 끝까지 기도의 자리를 지켰다.
‘집회의 주인공은 오직 예수님 한 분’이라는 원칙을 고집스럽게 지킨 것이 집회의 의미나 영향력 면에서 돋보인 집회로 평가되기에 충분한 모습을 보였다.

준비위원장 이규현 목사는 “인원동원을 통해 기독교 세를 과시하는 이벤트성 집회가 아니라 복음정신에 입각한 회개운동이 되고자 애를 썼다”며 “사람이 드러나는 화려한 집회를 지양하고 인간적인 인위성을 최대한 배재하고 성령의 이끄심을 구하는 집회가 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이어 “오늘 우리 시대의 심각성을 체감하고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그 손길을 느낄 수 있었던 귀한 집회였다”고 평가하고, “단순한 감정적 호소가 아닌 삶의 변화, 사회적 개혁으로 발전하는 진정한 회개운동이었기를 바라며, 모쪼록 어느 도시이든지 한국 교회의 위기를 절감하고 회개하는 연합운동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했다.

해운대성령대집회가 남긴 업적과 과제
해운대성령대집회는 패배주의에 휩싸인 한국 교회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만이 넘는 초대형집회도 여전히 가능하다는 점, 교회가 하나로 결집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점, 기독교 집회가 어떻게 기획되고 준비해야 하는지 좋은 매뉴얼을 선보인 점 등 교회연합에 있어 좋은 선례를 남긴 집회였다.

▲ 참석자 대표들이 교회와 성도의 변화를 다짐하며 해운대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해운대성령대집회는 무엇보다 모처럼 한국 교회에 회개의 참 의미를 던져주었다. 형식적인 용서가 아니라 절박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회개를 보여 주었다. 1년 가까이 준비하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심각한 한국 교회의 위기 상황에 ‘회개’만이 살길이라는 메시지를 올곧게 선포해 왔다.

해운대성령대집회에서는 회개 이후 변화되는 삶을 강조했다. 따라서 삶의 변화가 없는 회개는 또 하나의 쇼에 불과하다는 경각심을 근거로 집회 이후 개인과 교회의 변화되는 모습이 구체적으로 일어나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를 위해 주최측은 해운대선언과 7가지 실천 약속을 토대로 교회와 성도 개개인의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매뉴얼을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해운대성령대집회의 회개운동은 이제 부산을 넘어 울산과 경남지역 곳곳으로 퍼져나간다. 이를 계기로 전국적인 회개운동이 일어나, 한국 교회를 새롭게 재건하는 운동으로 확산되는 노력이 일어나야 할 것이다.
‘해운대발’ 회개 운동과 부흥의 파고가 한국 교회를 살리고, 한반도를 새롭게 하는 기폭제가 되기를 아울러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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