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교단’ 면모 재확인했다

통렬한 참회와 회복에 초점 … 화합하는 ‘영적 공동체’ 분위기 이끌어
안정적 준비와 진행 돋보여 …‘기도 집중’ 이끌어낼 순서 재정비 과제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제51회 목사장로기도회는 제98회 총회 이후 계속되고 있는 교단 화합의 분위기를 더욱 공고히 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우선 역대 최고 수준에 해당하는 3800여 명의 순수등록인원을 포함, 약 5000여 명의 참석자들이 기도회에 동참했다. 시작 전 예상했던 연인원 2만여 명 수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웠지만 교단이 그동안 어려웠던 것을 감안하면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예배 순서에서도 화합을 강조하기 위해 지역안배 원칙 아래 많은 순서자들을 배정했다. 기도담당자 40여 명을 비롯, 사회나 기도인도자 등 100여 명이 등단했다. 일부 순서자들의 경우 기도 준비가 미흡했거나 기도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이 역시 교단의 하나됨을 위해 필요했던 일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 제51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는 교단 화합을 공고히 하고 전국 교회가 영적 공동체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안명환 총회장(가운데)과 총회임원들이 인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도하는 교단으로서의 면모를 재확인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었다. 첫째날 저녁예배와 둘째날 저녁예배 후 30분간의 기도회는 이번 행사의 백미였다고 할 수 있었다. 목사장로들은 자신들이 교회 지도자로서 부족했던 부분을 눈물로 참회하고 교단 발전과 한국교회 회복을 위해 새롭게 사용되게해 달라고 간구했다. 다른 예배 시간과 트랙강의 등 모든 순서마다 참석자들은 인도자의 제안에 따라 총회가 미리 준비한 기도제목이나 트랙강의 내용을 가지고 기도에 힘썼다.

22개 트랙강의를 통해 개혁신앙을 견지한 교단으로서의 면모를 분명히 했다는 것도 주목할 일이었다. 교회, 회복, 미래라는 세 가지 대주제 아래 교단의 내로라하는 전문가와 학자들이 총출동해 진행한 강의는 신학적 기본을 되새기는데서부터 미래지향적 실천 방안까지 고르게 제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난받는 이웃을 위한 관심을 대내외적으로 표명했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목사장로들은 첫째날 헌금시간을 갖고 드려진 금액의 일부를 소록도교회를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또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유족들을 위로하는 특별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에서 목사장로들은 “슬픔을 당한 자들의 진실한 친구가 되고, 분쟁과 다툼이 있는 곳에는 평화의 사람이 되며, 세상에 대하여는 겸손과 화평의 이웃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우리는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해 정부의 공정하고도 투명한 수사를 요청한다”는 문구를 마지막에 명시해,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국가를 향해서도 예언자적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의지를 보였다.

대회가 풍성하고 안정적으로 진행된 데에는 총회장 안명환 목사를 비롯한 준비위원회의 공로가 컸으며, 자발적으로 조직된 운영위원회의 수고가 적지 않았다. 또 사랑의교회는 최선을 다한 섬김의 모습으로 목사장로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작은 종이컵 하나에도 총회 주제를 새긴 스티커를 새겨넣을 정도로 쉽게 눈에 띄지 않는 부분까지 배려한 교회의 노력은 교회가 얼마나 기도하며 준비했는지를 알게 했다.

한편 향후 더욱 발전된 기도회를 진행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점이 이번 기도회에서도 반복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먼저 기도에 더욱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기도회 전후 순서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축도 이후에 배치된 기도회를 설교에 이어 진행되도록 하고, 예배 중 대표기도 외에 배정된 특별기도회 순서를 없애 기도에 집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었어야 했다는 것이었다.

저녁기도회와 이에 앞선 예배 뿐만 아니라 개회예배와 문화행사 등도 아쉬움이 남았다. 두 순서는 목사장로기도회의 문을 여는 상징적인 시간이었으며 참석자들의 기도의 마음을 한데 모으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개회예배에서 세월호 참사의 아픔에 동참하는 애도의 성명을 발표한 것은 바람직했으나, 표창창 수여나 축하의 순서 등은 현 시국과도 어울리지 않았고 회복을 주제로 한 기도회와도 맞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화행사의 문을 연 샌드아트는 수준이 있었으나 창의적이지 않았으며, 극동방송 어린이합창단의 순서는 큰 감동을 주었으나 기도회 주제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다음 기도회에는 문화행사가 참석자들에게 더욱 큰 감동과 기도제목을 던져줄 수 있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트랙강의는 다양하고 포괄적이었으나 제목들의 신선함이 떨어졌고 강의 주제가 겹쳤다. 총신신대원 중심으로 하다보니 이론 중심이었고 전공과 무관한 강의를 진행해 일선 목회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차기에는 총신신대원을 넘어서 교단 산하 신학교 교수, 평신도 전문인, 특수사역 목회자들을 강사로 초청하고 강의 주제에도 더욱 유연성을 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참석자들의 자세에도 아쉬움이 있었다. 지도자들로서 기도와 강의에 성심껏 참여하는 모범을 보여야 했으나 합심기도 시간에 자리를 이석하거나, 예배나 강의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로비나 교회 밖에서 모여 대화를 나누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런 산만한 진행의 여파로 마지막날 오전에 있었던 폐회예배에는 사랑의교회 교역자들을 제외하면 200명이 채 되지 않는 목사장로들이 함께 했다.

일부 아쉬운 부분에도 불구하고 기도회를 통해 교단이 한 영적 공동체임을 확인한 것은 기도회의 가장 큰 의미이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목사장로기도회를 위해 기도하고 지켜보았던 성도들은 기도회 후 변화된 목사장로들의 삶과 교단의 행보를 기대에 찬 시선으로 주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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