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목사장로기도회는 해마다 대집회 외에 다양한 주제의 특강이 주목을 받아왔다. 특별히 올해 기도회는 ‘교회, 회복을 넘어 미래로’란 주제에 따라 ‘교회’ ‘회복’ ‘미래’를 소주제로 22개의 트랙별 세미나가 진행된다. 알찬 내용으로 교단과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고 지평을 열어갈 트랙별 세미나를 기대하며, 세 가지 소주제에 대한 교단 지도자와 전문가의 제언을 미리 들어본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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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싸워 이겨야 한다


 
일어나라! 함께 가라! - 이건영 목사(인천제2교회)

교회/  북한 지도자들이 은근히 바라는 것이 있다면 대한민국 국민끼리 서로 다투고, 싸우며, 갈라지는 것이다. 아마도 은근히가 아니라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단과 이단들이 은근을 넘어 간절히 바라는 것은 우리 한국교회 및 지도자들이 서로 피 튀기게 싸우다가 갈라지고 무너지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는 불행하게도 싸울 대상을 잘못 정한 후 정신 못 차리며 싸우고 있다. 그리고 무너지고 있다.

연합단체, 교단, 노회, 교회, 목사, 선교사 및 장로 간에 할 수 있거든 냄새는 덮고 향수는 풍겨야 하는데, 도리어 냄새는 풍기고 향수는 덮고 있다. 그 결과 미디안 진영 안에 있는 자기 군사들끼리 서로 칼날로 치며, 찌르고, 죽이는 모습이 우리들 가운데 재현되고 있다. 또한 그런 모습을 보고 있던 대부분의 교인들은 어리둥절, 엉거주춤하며 불안에 떨다가 이제는 낙심의 그늘 밑에 주저앉기 시작했다.

세월호는 다른 배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크고, 많은 사람과 큰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나 예상보다 빨리 침몰해버렸다. 한국교회도 세계교회들 속에서 꽤 크고 동시에 강한 영향력이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도 세월호처럼 예상보다 빠른 기간 내에 침몰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아니, 지금 한국교회는 침몰하고 있다. 조금만 더 시간이 흐르면 수많은 한국교회 교인들에게 결코 씻을 수 없는 실망과 아픔, 그리고 타종교로의 대이동 및 신앙생활의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이런 위기감의 고조는 올 여름 교황의 한국 방문과 체류기간 중에 있을 공개행사들을 통하여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므로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이제라도 잘못 선정한 싸움의 대상을 바로 잡아야 한다. 사도 바울이 나는 날마다 죽는다고 했는데 우리도 나 자신과 싸워 이겨야 한다. 내가 살면 한국교회와 교인들이 죽고, 내가 죽으면 한국교회와 그들이 산다는 것을 뼈저리게 재인식해야 한다.

동시에 교회 지도자들은 자기 자신만 앞장세우며 ‘열심히’ 달려가기보다는 ‘바로’ 달려가야 한다. 즉 십자가상에서 대속의 보혈을 흘리신 예수님처럼 한국교회의 하나 됨과 화목을 위해 나 자신부터 일부러 질 줄도 알아야 한다. 하나 됨을 위해 좀 늦더라도 같이 가야 한다. 연합을 위해 감정보다 관계를 우선해야 한다. 그 결과 한국교회가 어서 속히 연립주택 안에서의 공동체 삶과 같은 모습으로 거듭나야 한다.

연립주택은 한 지붕 아래 큰 어려움 없이 몇 가구, 심지어 열 가구 이상도 같이 살고 있다. 마찬가지로 교회 지도자들에게 그런 거듭남이 일어나면 한 개의 한국교회 연합기구 아래에서 여러 사안에 따라 몇 개의 단체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한국교회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역을 통일적으로 감당하는 놀라운 변화와 역사가 일어날 것이다. 이런 변화는 혁명적인 것이 아니라, 개혁적인 것으로 많은 교회 및 국민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으며 하나님께 큰 영광을 돌릴 수 있는 지혜로운 방법일 것이다. 예수님께서 한국교회를 향하여 지금 말씀하신다. “일어나라! 함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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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고쳐야 희망이 있다


 
소 잃고라도 외양간 고쳐라 - 박은식 목사(광주서현교회)

회복/  한국교회 교인의 연령별 분포는 역삼각형을 지나 쐐기 모양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교회마다 세대통합 예배가 회자되고 있다. 이것이 중요하고 강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는 좀 더 솔직해져야 한다. 지나칠 만큼 장년 중심의 사역을 강조하던 현장에서 왜 근자에 세대통합을 들고 나왔는지…. 내 자녀에게 신앙을 전수시키는 것, 그렇게 해야 마땅하고 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이는 현상 유지도 되지 않는, 아주 소극적인 회복의 방식일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부터 먼저 이야기한다면 ‘모든 세대가 모든 세대에게 복음을 전하고’, 교회의 역량을 총 집결하여 ‘건강한 하나님나라의 다음세대 양육을 회복’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세 가지 회복을 이야기하고 싶다.

첫째, 바른 성경적 세계관의 회복이 절실히 요망된다. 세계관을 단순히 또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A. 카이퍼는 ‘삶의 체계’로서의 기독교 세계관을 이야기한다. 그는 “성경무오의 개혁신앙만이 전 우주에 대한 그리스도의 왕권을 인정하게 한다”고 가르쳤다. J. A. 코메니우스는 지적, 도덕적, 종교적 도야가 요람에서 무덤까지 교육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가장 기초적인 교육의 현장은 철저히 가정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인본주의 세계관 교육으로 세계를 휩쓴 J. 듀이식 교육사상의 열매는 이기적 정체성의 심화, 이로 인한 세대의 단절, 죄의 본성을 바르게 깨우치지 못한 탐심과 탐욕 등으로 심각한 인류 사회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여기에서 회복하는 길은 교회와 가정이 강력한 교육 협력의 장을 이루는데 있다. 믿음의 가정들마저도 학교와 사교육 현장에 자녀들을 무책임하게 내어 맡기고 있다. 교회는 찾아온 아이들을 유지 관리하기에 급급하다. 교회와 가정이 바른 성경적 세계관을 확립시켜주는 교육의 장으로 회복되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

둘째, 하나님나라 공동체 시민의식을 함양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나님나라 시민 교육법은 개인과 사회 일반의 윤리를 뛰어넘는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다.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은 복음에 커다란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시민 사회가 훨씬 성숙해져갈 미래에는 각 분야에서 건강한 영향력을 통한 복음전도가 더욱 요청될 것이다.

다음세대들이 이 세상에서 하나님나라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공동체 시민의식을 함양해야 한다. 또한 이를 위해 말씀에 기초하고, 전인적 신앙 발달단계에 알맞은 실천매뉴얼이 필요하다. 이를 가정과 교회에서 가르치고, 지켜주는 교육의 회복이 절실하다.

셋째, 돈과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가 있음을 제발 전체 삶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은 섬김과 나눔이다. 오늘날 학교는 더 좋은 질에, 더 많은 양의 빵을 얻는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 되어버렸다. 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정직하게 땀 흘린 수고의 대가를 즐거워하도록 가르치고, 섬김과 나눔의 소중한 가치를 회복시켜 주어야 한다. 부모들과 지도자들이 삶으로 모범을 보이는 것보다 강력한 교육은 없다. 하나님은 인간을 교육적 존재로 지으셨다. 창조세계에 하나님의 교육 주권을 회복하는 것이 긴급하고 긴요하다.

소 잃고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다음에 소망이 있다. 구경하는 것으로는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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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에 교회 미래 걸렸다


 
한국교회 미래전망과 과제 - 이원규 교수(실천신대 석좌)

미래/  오늘날 한국교회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커다란 위기를 맞고 있다. 얼마 전까지도 눈부시게 성장하여 선교 역사에서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던 한국교회가 교인 수가 감소하며 쇠퇴의 길로 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 때 높은 도덕성으로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예언자적 통찰력과 사회변형에 선구자 역할을 했던 한국 개신교가 이제는 가장 비판받는 종교,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종교로 전락하고 말았다.

모든 현실을 감안해 볼 때 한국교회의 미래는 밝지 않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로, 낮은 출산율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다. 이런 추세라면 2050년에는 전체 인구가 3000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인구 감소는 자연히 교인 감소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둘째는 사회경제적 변화다. 사람들은 어렵고 힘들고 배가 고플 때는 종교에 의지하지만, 잘 먹고 잘 살게 되면 종교로부터 멀어지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잘 살게 되면서부터 교회성장이 멈추었는데, 앞으로는 이 경향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셋째로, 한국교회의 낮은 신뢰도가 문제다. 한국 개신교에 대한 사람들(특히 무종교인)의 신뢰도 수준은 한국의 모든 종교 가운데 가장 낮다. 사회적 공신력의 상실은 한국교회에 대하여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주기 때문에, 새 신자는 늘지 않고 교회 이탈자는 증가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현재 한국교회에서 희망의 불씨를 찾을 수 있는 근거는 없는 것인가? 몇 가지 긍정적인 요인이 있다. 첫째는 한국교회의 신앙적 역동성이다. 한국 교인은 주일성수, 경건생활, 믿음의 확신, 종교체험 등 모든 종교성 지표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활동적이며 적극적이다. 이러한 신앙적 유산은 한국교회 미래 발전에 있어 중요한 토대가 된다.

둘째는 개 교회에 대한 충성심이다. 한국 교인은 자신의 종교 및 자신의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자부심과 충성심이 매우 강하며, 이에 따라 교회에 대해 매우 헌신적이다. 자발적으로 동원될 수 있는 인적, 물적, 시설 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이 교회 발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셋째는 적극적인 사회봉사 활동이다. 한국 개신교는 모든 종교 가운데 사회봉사를 가장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세상 사람들이 종교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 종교가 얼마나 사회와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가 하는 것이다. 한국 교회와 교인들의 적극적인 사랑 실천은 한국교회 공신력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교회가 본질을 회복하여 사회적으로 존경과 신뢰를 받을 수 있어야 그 미래에 희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세상적인 성공과 부와 권력을 추구하면서 영성을 잃어버렸다. 도덕성을 잃어 모범적으로 바르고 신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끊임없이 분열하고 다투면서 공동체성을 잃어버렸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는 변화만이 희망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신앙적 열정과 교회적 충성심을 가지고 있는 한국교회가 이제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그것은 교회가 교회다워지고, 교인이 교인다워지며, 성직자가 성직자다워질 때 가능하다. 이를 위한 근본적인 과제는 한국교회가 영성, 도덕성,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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