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이 슬픔에 빠진 가운데 노회와 교회들도 예정했던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며 희생자들의 아픔에 동참하고 있다.

용인노회(노회장:김종원 목사)는 4월 21일부터 25일까지 태국에서 교역자수양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용인노회 목회자들은 수원노회와 분립한 후에 처음으로 갖게 된 수양회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무려 목회자와 사모 86명이 참여할 정도로 호응이 높았다. 그러나 수양회를 불과 나흘 앞두고 세월호 참사 소식이 들렸다.

노회장 김종원 목사는 “피해를 당한 안산 학생들은 경기서노회 지역의 교회들이다. 우리 용인노회와 형제노회이다. 너무 가슴 아픈 일이 이웃 지역에서 일어나 그 고통과 슬픔에 함께 하는 의미에서 수양회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출발을 앞두고 수양회를 취소했기에 위약금 등 손해도 많았다. 그러나 위약금은 노회재정과 포곡제일교회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용인노회 목회자들은 2000만원 이상 위약금을 물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그 슬픔을 뒤로하고 수양회를 갔다면 마음이 더 무거웠을 것이다. 영적지도자인 목회자들이 솔선하는 마음으로, 교회가 아픔을 나눌 수 있어 더 의미가 있다.” 

송전교회(권준호 목사)는 변변한 놀이시설이 없는 지역에서 아이들을 위해 5월 5일 어린이축제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제1회 연두 어린이 축제‘를 위해 수개월 전부터 온 성도들이 힘을 모아 미술마당 먹거리마당 민속마당 가족마당 등 30여 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마술쇼를 위해 전문팀도 섭외하고 에어바운스까지 임대하며, 아이들이 가족과 함께 온 종일 교회 앞마당에서 즐겁게 놀 수 있도록 노력했다.

권준호 목사는 “시골 교회 현실에서 많은 재정이 들어가고 무엇보다 성도들이 열심히 준비했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으로 슬픔과 아픔 속에 있는 희생자 가족들을 위해 축제를 잠정 연기했다”고 밝혔다.

축제뿐만 아니라 임직식과 행사들도 자제하고 있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예수향남교회(정갑신 목사)는 4월 26일 입당예배와 임직 및 목사위임식 등 모든 행사를 연기했다. 세월호로 희생자와 유족들을 보며 교회가 기쁜 마음으로 행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울러 예수향남교회는 특별헌금을 드리고 세월호 희생자 가족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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