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교역자 부부 설문조사 결과


60% “자립하기 힘들 것” 고충 털어놔…56%는 “주일학교가 없다”
교단·노회차원 대책 더해 도시교회 장기적 재정 후원 희망 높아

기독신문은 4월 1일 총회 농어촌부(부장:소강석 목사) 농어촌교역자 부부 수양회에 참석한 예장합동(총회장:안명환 목사) 목회자와 사모를 대상으로 ‘농어촌 목회 활성화를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한 자리에 모인 농어촌 교역자와 사모들에게 그들이 당면한 사역의 상황과 도시교회와 교단에 바라는 바를 묻고, 총회 차원의 향후 지원방안을 제시하고자 마련했다. 설문은 크게 당면한 고민사항, 재정적 현실, 주일학교 운영, 정책적 대안 등 4개 주제로 구성했다. 설문에 참여한 목회자와 사모는 총 108명이었다. <편집자 주>

당면한 고민사항

농어촌 교회를 시무하고 있는 목회자와 사모들이 현재 느끼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목회자와 사모들은 단연 ‘재정적 어려움’(50명, 46.3%)을 꼽았다. 재정적 어려움은 성별, 연령, 사역연수를 막론하고 첫 번째 애로사항으로 나타나, 재정난 해소가 교단과 노회가 시급히 해결해 주어야 할 우선 과제임을 알게 했다. <표1>

재정난이 심각하다고 느끼는 경우는 작은 교세의 교회일수록 더 큰 것으로 파악됐다. 교세가 30명 미만, 31~50명, 51~100명 수준의 교회들은 재정적 어려움이 가장 힘들다고 응답했다. 지역적으로는 수도권, 강원, 충청지역의 교역자 부부들이 많은 응답을 한 반면, 영남과 호남지역 교역자들은 상대적으로 적게 응답했다. 영남과 호남 교역자들은 타 지역보다 ‘교인수의 감소’가 고민이라고 답한 비중이 높아 차이를 보였다.

한편 교세가 적은 교회들은 100명 이상 교회들보다 ‘일꾼의 부족’이 가장 심각하다는 데에도 더 많이 응답했다. 반면 101명~1000명의 교회들은 ‘교인수의 감소’와 ‘전도의 어려움’이 가장 힘든 당면 사항이라고 밝혔다.

재정난에 이어 교역자들은 ‘교인 수의 감소’(20명, 18.5%), ‘일꾼의 부족’과 ‘전도의 어려움’(각각 16명, 14.8%), ‘자녀교육’(6명, 5.6%)을 현재 느끼는 가장 큰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볼 때 농어촌 교회들은 사역 현장에서 재정난, 인력난, 전도의 곤란 등의 삼중고를 겪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재정적 현실

그렇다면 농어촌 교회들의 재정 자립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참석자 중 65명(60.2%)이 ‘지금이나 앞으로 자립하기 어렵다’는 절망적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재 자립해 있다(26명, 24.1%), ‘점점 자립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16명, 14.8%)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교세가 적은 교회를 시무하는 교역자 부부일수록 앞으로 자립하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을 보였으며, 특히 30명 미만의 교회는 61명(84%)이 이같이 답했다. <표2>

“교회들의 전체 재정에서 외부 후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42명(38.9%)이 ‘50% 이상의 재정을 외부 후원금에 의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완전히 재정을 자립하고 있다’고 응답한 이는 15명(13.9%)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교회들은 미자립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충청, 호남지역의 경우 외부 후원의 비중이 10% 미만으로 낮은 경우가 많았으며, 강원 영남지역은 30~50%, 50%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또 사역 연수가 오래되더라도 외부 후원에 의존하는 비율이 줄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정적 어려움은 목회자와 사모의 부업 의존도를 발생시키고 있었다. 응답자 중 38명(35.2%)은 목회 사역 외에 ‘부업을 가지고 있다’고 고백했다.

주일학교 운영

농어촌 교역자 부부들은 대부분 사역하는 교회에 ‘주일학교가 없다’(61명, 56.5%)고 답했다. ‘10명 이하’라고 응답한 경우도 32명(29.6%)에 달해 농어촌 교회의 주일학교 사역이 거의 마비상태라는 사실을 잘 드러내줬다. <표3>

연령별로는 50~59세, 60~69세의 연령대에서 주일학교가 없다는 응답의 비중이 높았다. 또 교세가 적은 곳일수록 주일학교가 없었으며 101명 이상의 교세를 유지하는 교회라고 하더라도 50명 미만이라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주일학교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역자들은 ‘학생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원인(89명, 75%)이며 그 다음이 ‘교사가 없기 때문’(30명, 255)라고 설명했다.

정책적 대안

대안 모색에 있어서 농어촌 교역자 부부들은 “농어촌 교회 침체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교단과 노회 차원의 대책 마련’(54명, 50.0%)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어 ‘도시 교회의 협력’(35명, 32.4%), ‘농어촌교회 자생 노력’(18명, 16.7%) 순으로 응답했다. <표4>

“도시 교회와 협력이 이뤄진다면 도시 교회의 어떤 사역이 가장 도움이 되겠는가”라는 질문에는 77명(71.3%)이 ‘장기적인 재정 후원’을 희망했다. 또 ‘봉사활동을 통한 지원’(12명, 11.1%), ‘농산물 직거래 등 협력’(8명, 7.4%)이 그 뒤를 이었다.

특기할 것은 교세가 적을수록 장기적인 재정후원을 강력히 바랐으며, 교세가 큰 교회들은 농산물 직거래 등의 협력이 가장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또 5~10년차 교역자 부부들은 다른 연수보다 봉사활동을 통한 지원이 가장 도움이 된다고 말해, 상대적으로 농어촌 자립에 대한 의지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 교역자들은 “교회 활성화의 자구 방안”으로 ‘충실한 목회’(53명, 49.1%)와 ‘지역사회 봉사’(49명, 45.4%)를 생각하고 있었다.

한편 교역자들은 “우리 교단의 농어촌 정책”에 대해 크게 불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응답자 중 98명(90.8%)이 ‘교단의 정책이 조금 미흡하거나 많이 미흡하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교단의 정책에 대한 불만은 연령, 지역, 교세 등을 막론하고 일관돼, 농어촌교회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총회차원의 지원책을 조속히 시행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표5>

구체적으로 “교단 농어촌 정책이 강화되었으면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목회자 최저 생계비 제도 조기시행’(45명, 41.7%), ‘미자립교회에 대한 재정 후원’(31명, 28.7%), ‘총회 사무국에 전담기구 설치’(13명, 12.0%), ‘농어촌 전도 및 목회전략 개발’(11명, 10.2%), ‘도시교회와의 직거래 주선’(8명, 7.4%)을 제안했다. <표6>

현재 총회가 준비하고 있는 ‘교회자립지원제도’에 대한 인지도 역시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83명(76.9%)의 교역자들이 ‘교회자립지원제도를 모른다’고 답했다.

이러한 열악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농어촌 교역자 부부들은 ‘농어촌 교회에 희망은 있다’(74명, 68.5%)고 낙관하고 있어 감동을 줬다.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34명, 31.5%)고 답한 경우도 전체의 1/3을 차지해 높은 수준이었으나 대다수 목회자들은 믿음의 눈으로 어려운 현실을 견뎌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표7>

재정이나 교세 면에서 전망이 비관적이지만 교역자 부부들은 현재의 사역을 긍정하며 최선을 다해 사역을 감당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었다. 응답자들은 ‘평생 농어촌 목회에 몸을 바치고자 한다’(34명, 31.5%)거나 ‘가능한 현재의 위치에 충실하고자 한다’(57명, 52.8%)는 향후 사역계획을 밝혔다. ‘더 좋은 조건의 사역지로 옮기고 싶다’(17명, 15.7%)는 응답은 비교적 소수였다. ‘평생 농어촌 목회에 몸을 바치고자 한다’는 응답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많았으며, 지역별로는 강원과 충청지역의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이 더 크게 답했다.

설문 응답자 분석

이번 설문조사는 필리핀에서 열린 총회 농어촌부 교역자 부부 수양회에 참석한 200여명의 목회자와 사모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총 113부의 설문지를 회수했으며 이 가운데 불성실한 답변을 제외한 108부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응답자 가운데 목회자는 64명(59.3%0, 사모는 44명(40.7%)이었다. 연령별로는 40~49세(20명, 18.5%), 50~59세(55명, 50.9%), 60~69세(30명, 27.8%) 이었으며, 70세 이상도 3명(2.8%)이 참여했다. 거주 지역별로는 수도권(8명, 7.4%), 강원(4명, 3.7), 충청(15명, 13.9%), 영남 28명(25.9%)이었으며, 호남지역에서 가장 많은 51명(47.2%)이 답변했다.

목회자와 사모들의 사역 연수는 10년 이상(75명, 69.4%)이 가장 많았고, 5년 미만(17명, 15.7%), 5~10년(14.8%)이 뒤를 이었다. 교세는 대부분 30명 미만(67.6%) 교회를 시무하는 목회자와 사모들이었고, 31~50명(16명, 14.8%), 51~100명(10명, 9.3%), 101~300명(6명, 5.6%), 301~500명과 1000명 이상 교회에서도 각각 1명씩(0.9%)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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