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지역공동체 ‘맑은 안식처’ 되다

“교회 문턱 낮춰야 복음 전해” 비전 공유, 구석구석 세심한 배려 통해 살아있는 예배·가정 회복 이끌어

▲ 온가족예배에 참석한 맑은샘광천교회 교인 가정의 부모와 자녀가 함께 마음과 목소리를 모아 성경 암송을 하고 있다.

맑은 샘이 있는 곳에는 꽃과 나무가 자라 숲을 이루고, 온갖 동물들이 깨끗한 물을 마시기 위해 모여든다. 그 샘의 주인은 샘이 아니라, 바로 그 샘을 찾는 모든 이들의 것이다. 맑은샘광천교회(이문희 목사) 또한 신앙의 생수가 흘러넘치는 맑은 샘이 되기를 기대하며 헌신하고 있다. 맑음샘광천교회가 만들어가는 맑은 샘은 지금이 아닌 다음세대, 교회 내부만이 아니라 지역공동체를 위해 공유하는 샘이어서 더욱 아름답고 귀하게 다가온다.

“교회 문턱 넘어야 복음”

맑은샘광천교회는 교회 건물부터 지역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공간으로 건축했다. 일단 교회의 문턱을 넘어서야 복음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맑은샘광천교회에는 주일뿐 아니라 평일에도 많은 이들이 찾는다. 1층에 위치한 북카페 ‘책마을’에는 기독교 서적뿐 아니라 일반 서적을 구매하기 위해 주민들이 찾고 있다. 카페 ‘마놀린’은 주부들과 직장인들이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다. 체육시설이나 운동장이 없는 지역환경을 고려해 지하 1층에 체육관도 지었다. ‘다이나믹홀’이라는 실내체육관에는 농구와 배구, 배드민턴, 탁구 등 운동을 즐기는 지역주민들과 학생들로 늘 붐빈다. 그 밖에도 야외공연장과 콘서트홀 등은 공연장이 필요한 단체나 학교에 개방한다. 특히 인근 중고등학생들의 학교 축제나 대규모 행사는 모두 맑은샘광천교회에서 진행돼 지역 청소년들에게 교회는 아지트 같은 공간이다.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실버대학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각종 문화교실도 운영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서울 성북구 석관동 인근에서 맑은샘광천교회를 모른다는 것은 지역주민센터를 모른다는 말과 진배없다. 문턱이 낮아진 교회를 제 집처럼 드나들던 많은 지역 청소년들과 주민들은 자연스레 교회의 예배를 접하고 새신자로 등록하며 맑은샘광천교회에서 영적 안식처를 찾게 됐다.

처음 교회를 찾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예배가 부담감이 없고 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아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예배, 다시 찾아와 듣고 싶어지는 예배, 자신의 영적인 고통과 공허함을 채워줄 수 있는 예배. 이를 위해 맑은샘광천교회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목회자 중심의 예배가 아닌 예배에 참석하는 교인 중심, 특히 새신자를 비롯해 ‘영적인 아이’를 배려한 예배를 선택한 것이다.

따라서 맑은샘광천교회 예배의 특징은 우선 설교를 비롯해 모든 예배 순서는 교회를 처음 찾은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둘째, 교인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예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예배를 단순히 시간 순서가 아닌, 예배의 ‘성격’에 따라 구분한다. ‘경건의 예배’, ‘은혜의 예배’, ‘감동의 예배’, ‘열정의 예배’ 등으로 예배를 세분화시켰다.

주일 오전 8시에 드리는 ‘경건의 예배’는 기도와 설교 중심의 경건함이 두드러진 예배이다. 10시 ‘은혜의 예배’는 일반적인 예배순서에 따르되 설교가 중심이 된 예배이다. 12시 ‘감동의 예배’는 일반적인 예배순서에 경배와 찬양의 시간을 넣어 감동을 더했다. 오후 2시 ‘열정의 예배’는 젊은 세대들을 위해 보다 열정적인 찬양과 공연이 곁들여진 예배이다.

물론 각 예배에서 전해지는 복음의 내용은 같다. 다만 전달하는 방식이 다양한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사소한 배려 덕분에, 자신의 기질에 맞는 예배를 선택해 참여하는 교인들은 능동적으로 예배에 참여하며 영적 감동과 기쁨을 느끼는 기적을 매주 맛보고 있다.

이문희 목사는 “예배는 ‘생명’이기에 ‘살아있는 예배’로 드려져야 한다”며 “교인들 스스로 선택한 예배를 통해 보다 깊이 복음을 이해하고 사모하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대별 신앙전수에도 힘써

그러나 자칫 교인의 기질별 혹은 세대별 특성에 맞추어 구분된 예배는 세대 간에 분리와 몰이해를 가중시킬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이를 고려해 맑은샘광천교회는 ‘온가족예배’를 통해 세대통합과 더불어 세대별 신앙전수에도 힘쓰고 있다.

한 달에 한번 3대가 함께 드리는 온가족예배는 세대를 막론하고 예배에 동참하며 ‘같은 신앙의 기억’을 공유하게 된다. 주일학교 학생들은 찬양과 율동, 성경말씀 봉독으로 교회 어르신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목장식구들은 헌금 특송을 통해 한 목소리로 화합한다. 온가족예배에서 설교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효와 자녀교육 등의 주제로 가족 전체가 말씀 안에서 하나 될 수 있도록 격려한다. 유아세례와 학습세례는 물론 군대 입대 후 첫 휴가 복귀 인사까지도 온가족예배에서 진행되어 전 교인의 축복을 받는다. 3대가 모두 참여하는 온가족예배는 교인들이 불신자 가족을 자연스럽게 교회로 초청하는 초청의 장이 되기도 하고, 무너졌던 가정이 회복되는 회복의 장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온가족예배를 통해 교회 공동체와 가족 공동체 회복, 나아가 세대 간의 소통과 신앙전수까지 이뤄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예배로 충전된 교인들은 매년 ‘1인 2명 전도’ 목표를 가지고 복음화에 앞장서고 있다. 2020년까지 1만 명 예배, 1000개 목장, 100가정 선교사 파송, 10개 지교회 설립의 비전을 품은 맑은샘광천교회는 오늘도 쉼 없이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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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두려워 않는 교회 돼야”
다음세대 필요 적극 수용해야 미래 있다

 

 

인터뷰/ 이문희 목사 

“신앙을 다음세대에 전수하지 못한다면 교회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맑은샘광천교회 이문희 목사의 다음세대 사랑은 각별하다. 지역주민들에 교회 문을 활짝 연 것도, 예배를 쉽고 다양하게 준비하는 노력을 이어오는 것도, 온가족예배를 통해 세대통합을 이루려는 것도 모두 ‘다음세대’를 위해서다. 아무리 교회 목회자와 중직자가 올바른 신앙을 세워가도, 그것을 이어받을 신앙의 자녀들이 없다면 시간이 지나면 교회는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음세대를 위해 교회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다음세대가 직면한 영적·육적 고통을 이해하고 그 필요를 채워주는 일이다.

IMF 직후 결식아동이 급증했던 시절, 맑은샘광천교회는 지역의 결식아동 100여 명을 위해 약 10년간 학생들의 급식비를 부담했다. 이유는 하나. “단 한 명의 아이도 굶주려서는 안 된다”는 부모의 심정에서였다. 이를 위해 교회는 교인들에게 ‘내 아이 한명을 먹인다’는 정신으로 교인들 1명이 아이 1명을 책임지게 하는 ‘사랑의 헌금’ 제도를 운영했다. 그리고 10여년 후 국가가 지역의 결식아동 지원 정책을 시행하기 전까지 맑은샘광천교회는 지역 어린이들을 먹이고 돌봤다.

이러한 육적 필요와 더불어 맑은샘광천교회는 매학기 다음세대의 영적인 지지자가 되기를 자처한다. 2월 마지막 주 금요일 저녁 9시 맑은샘광천교회는 ‘백 투 스쿨 블레씽(Back to School Blessing)’이라는 특별한 기도회를 연다. 말 그대로, 새롭게 시작된 학교생활에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안고 있는 학생들을 축복하고 격려하는 기도회다. 담임목사를 비롯한 모든 목회자들과 장로들은 자녀들이 미리 준비한 기도제목을 가지고 안수하며 축복기도를 한다. 기도가 진행되는 동안 각 부서 교역자들과 교사들도 학부모님을 도와 함께 기도한다. 특별히 교사들은 부모가 믿지 않는 가정의 자녀들을 위해 부모를 대신해 아이를 끌어안으며 함께 기도한다.

이문희 목사는 “교회는 가족과 같은 공동체이며 기쁨이든 고통이든 그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동체여야 한다”며 “다음세대의 필요에 귀 기울이고 변화를 수용하는 일에 두려워하지 않는 교회에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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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질문을 던지고 적극 소통한다”

맑은샘광천교회는 젊은 교회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을 위해 서슴없이 교회를 개방하고, 젊은 세대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그들의 필요에 민감히 반응하고, 아이들을 위해 교회 벽을 알록달록 물감으로 색칠하는 교회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러한 아이디어가 목회자 한 사람의 생각이 아니라, 교회를 이끌어가는 교회 어르신들에게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유는 하나. 신앙을 자녀들에게로 전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교회가 ‘나만의 교회, 우리 세대만의 교회’가 아니라 ‘우리 자녀들을 위한 교회,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당회원 전체의 공감에서 비롯됐다.

이러한 결단이 가능했던 것은 목회자와 중직자 간의 자유로운 토론과 소통의 문화 덕분이었다.

맑은샘광천교회에는 4명의 원로장로, 6명의 은퇴장로, 9명의 시무장로가 교회를 이끌어가는 두뇌 역할을 맡고 있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교회에 오래 다녔다고 해서,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해서 누군가가 더 많거나 높은 발언권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달란트와 재능에 따라 내놓는 아이디어의 실효성이다.

따로 특정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모임이나 시간이 있는 것이 아니다. 교회 중직자들은 자연스럽게 교회에 모여 있을 때 담소를 나누듯 교회에 대해 생각해 둔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 아이디어들을 바탕으로 당회에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고 달란트에 맡게 담당자를 세우기 때문에 큰 충돌이나 다툼이 없이 합의를 이뤄갈 수 있다.

이문희 목사는 이를 ‘경험의 리더십’라고 표현한다. 이 목사는 “모든 모임은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장’이기 때문에 목회자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은 ‘좋은 질문’을 던지고 각각의 의견을 조율하고 설득하는 일”이라며 “변화를 두려워하기에 앞서 교회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변혁을 이끌어나가는 직분자들이 교회의 가장 큰 힘”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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