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산하 3000여 교회, 이단 문제로 홍역”

피해 교회 5곳 중 1곳은 극심한 갈등 … “목회자 상담능력 강화 시급”

▲ 이단 피해 실태 조사 기자회견에서 관계자들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총회이단(사이비)피해대책조사연구위원회(위원장:박호근 목사)가 2013년 총회 산하 전국 교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단은 교회를 분열시키고 가정을 해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 3000곳 피해, 가정 파탄

전국 교회 632곳을 설문한 결과 이단에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교회는 전체의 1/4인 25.94%(164곳)나 됐다. 교회 4곳 중 1곳은 이단으로 피해를 봤다. 총회 산하 교회 1만1538곳 중 3000여 개는 이단으로 홍역을 치렀다는 뜻이다. 이를 전국 141개 노회에 대비해 보면, 한 노회당 최소 21개 교회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단의 주요 공격은 성도를 미혹해 이단으로 끌어들인다는 것. 교인이 미혹됐다는 교회가 80.82%에 해당했다. 피해 내용도 가출을 유도하거나 가정파탄, 이혼 등 가정을 해체하는 상황까지 만들었다.

또한 이단의 공격으로 교회가 홍역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를 입었다는 교회 중 교회 혼란(15.02%)에 빠지거나 심지어 분열(4.14%)까지 가는 상황도 발생했다. 즉 피해를 입은 교회 5곳 중 1곳은 극심한 교회 갈등(19.16%)을 겪었다.

피해 지역차 커, 농어촌도 공격

이번 조사에서 밝혀진 또 다른 사실은 지역별 편차가 크다는 점이다. 호남권의 경우 41.86%가 이단으로 피해를 입었다. 호남권 교회 2곳 중 1개는 피해를 입었다는 뜻이다. 특히 호남권은 수도권에 비해 2배 이상 피해를 입어 총회적 관심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중부권(29.68%) 영남권(23.55%) 수도권(18.18%) 순이었다.

수도권을 서울과 경기로 분류했을 때 경기지역의 피해가 서울의 3배에 이르렀다. 서울은 7.8%에 불과했지만 경기도는 21.90%나 됐다. 박호근 목사는 “경기지역은 인구의 이동이 많은데다 신도시로 체계적 대응이 쉽지 않아 피해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단 중 신천지(34.56%)의 침투가 심각했지만 지역별로 강세를 보인 이단도 있었다. 서울의 경우 안상홍증인회의 공격이 컸으며, 경기지역과 영남권은 통일교가 득세했다. 반면 호남권과 중부권은 구원파의 피해가 컸다. 물론 신천지는 전국 단위로 맹위를 떨쳐 호남권의 경우 피해 교회 중 49.65%가 신천지로부터 공격을 받았으며, 가장 낮은 곳은 서울로 17.18%였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단의 공격이 극심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중소도시와 농어촌도 이단의 미혹을 피해가진 못했다. 대도시의 경우 27.69%가 피해를 입었으며, 이어 중소도시(26.44%) 농어촌(21.91%) 순이었다.
특이한 점은 농어촌의 경우 여호와의증인(7.88%)과 구원파(7.18%)의 침투가 심각했으나 대도시는 다른 이단보다 신천지(42.21%)의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신천지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기존 이단들은 농어촌과 중소도시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단도 관계전도, 예방이 최우선

한국교회 대표적 전도방법인 ‘관계전도’를 이단도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호근 목사는 “이단을 접하는 계기는 인간관계를 통해서다”고 설명하면서 인간관계를 위한 신앙생활은 지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대위 산하 광주이단상담소(소장:강신유 목사)가 2013년 총회 보고서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상담을 받은 이단 신도 94명 중 35명이 직장 동료나 학교 선후배, 친구 등 지인을 통한 관계전도로 이단에 넘어갔다. 여기에 가족관계(8명)까지 더한다면 94명 중 43명(45.7%)이 관계전도로 미혹됐다. 즉 이단에 빠진 신도 10명 중 절반에 이르는 4~5명은 관계에 이끌려 넘어갔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단에 미혹되지 않으려면 예방이 최우선이라는 점도 밝혀졌다. 교회 안팎에서 이단을 접한 교인은 27.05%로 나타났고, 이 중에 회심율은 11.55%였다. 그러나 회심하지 않고 이단을 따라간 경우가 37.81%나 돼 한번 이단에 빠지면 돌이키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단대책 미흡, 신앙 점검해야

피해가 큰 것에 비해 이단대책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목회자가 적극적으로 상담했다는 응답은 32.59%에 불과했으며, 총회에서 실시하는 이단대책세미나에 참석했다는 응답도 절반에도 못 미치는 34.96%였다.

박호근 목사는 “이단에 미혹되지 않으려면 교회뿐만 아니라 성도들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교회는 성경교육과 구원론을 가르쳐 이단을 분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성도들은 기복신앙과 인간관계를 위한 신앙을 회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목회자들의 상담 능력이 부재하다”고 지적하면서 목회자의 이단 상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역별로 신흥하고 있는 이단을 대처하기 위해 찾아다니는 이단세미나도 갖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단 피해 사례집을 발간하고, 주요 이단 대책과 상담을 위한 서적을 전국에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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