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얻는 ‘좋은 교회’ 친근한 벗이 되다

건축과정부터 철저히 지역민과 교감 …
‘사랑나누기 프로젝트’로 총체적 이미지 개선 전도전략

▲ 초원교회는 교회 개척 후 2013년 두 번째로 교회당을 건축했다. 초원교회는 교회당을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문화센터로 활용하는 등 지역민에게 다가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인천 연수동 초원교회(안승주 목사)는 교회당 면적에 비해 눈에 띄게 층수가 낮다. 건축비가 모자랐기 때문이 아니라, 근처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기 때문이다. 교회당이 문화센터 역할도 감당하고 지역 주민들을 위한 여러 가지 봉사 활동을 하겠다고 두 차례나 공개 설명회를 가졌음에도 주민들은 요지부동이었다. 안승주 목사와 교인들이 더욱 낙담한 것은 상당수 주민들이 소음이나 먼지 등 건축으로 인한 피해가 싫은 것이 아니라, 단순히 큰 교회당이 들어서는 것을 못마땅해 한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다. 6개월 동안 주민들과 대화를 하는 동안 최대한 주민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였고, 결국 초원교회는 아파트 높이에 맞게 건축 높이를 낮췄다. 그로 인한 손실액 2억 원도 고스란히 감내했다.

“복음 전파를 위한 투자라 생각했어요. 아무 이유 없이 무작정 교회를 싫어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용기를 갖고 더 적극적으로 선한 일을 하자고 다짐했죠”

사랑나누기 프로젝트 실시

▲ 극단 ACTS

안승주 목사는 교회당 건축 과정을 통해 한국 사회에 팽배해 있는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다시 한 번 경험했다고 말했다. 안 목사는 전도가 어려운 한국교회의 현실에 대해서도 우리에게는 너무나 좋은 복음이고 하나님이지만 세상 사람들은 복음을 전하는 손이 더럽다고 느끼기 때문에 거절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복음 자체가 약화됐기 때문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사람과 교회가 믿지 않는 사람들의 눈에 좋지 않게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세상은 그리스도인에게 기대감이 있어요. 정직, 착함, 의로움 등이 그것인데, 기본적으로 그 기준을 충족시켜야 해요”

교회당 건축에 담긴 초원교회의 정신은 전도 프로그램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초원교회는 8년 전부터 자체 개발한 ‘사랑나누기 프로젝트’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교인들이 전도 대상자를 작정해 10주 동안 지속적으로 대상자에게 사랑을 전하고, 전도 접촉점으로 삼는 전략이다. 매주 실천해야 할 프로젝트는 사랑전하기 대상 선정, 기도하고 안부 챙기기, 화분 혹은 음식 선물하기, 함께 차 마시기, 문자를 보내거나 통화하기, 함께 식사하기, 복음 메시지 전하기, 교회와 예배에 대해 말하기, 작은 선물하기, 초청하기 등으로 사랑과 관심으로 이웃과 좋은 관계를 맺고 전도까지 연결시키는 순서다.

▲ 한음중창단

사랑나누기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도 개개인의 자성이 필수적이다. 개인이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전도를 하다보니까 한 번은 주변 상인들이 우리 교회 한 권사님에 대해 나쁘게 이야기를 해요. 너무 인색하다는 거죠. 당연히 우리 교회에 나오기가 싫다고 하죠”

안 목사는 어렵지만 그 권사를 만나 권면을 했고, 그 권사 역시 힘들지만 자신의 습관을 조금씩 고쳐나갔다. 사랑나누기 프로젝트는 전도 프로그램이자 성도들이 스스로 변화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교회 차원의 전략도 병행

사랑나누기 프로젝트에는 교인들의 참여와 각성 외에 담임목사의 관심과 독려가 필요하다. 안 목사는 매주 예배 후 이번 주 실천해야할 사랑나누기 과제를 설명하고 그 주간에 반드시 과제를 수행하도록 여러 번 독려하고 있다. 자칫 막연하거나 해이해질 수 있는 프로젝트를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과제로 세분화해 동기부여를 하고 행동에 옮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초원교회는 사랑나누기 프로젝트의 마지막인 초청예배를 보통 추수감사주일로 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영적 추수의 의미를 더한 것이다. 현재 사랑나누기 프로젝트는 전체 교인들 중 절반가량이 참여하고 있을 만큼 초원교회의 대표적인 전도 전략이 됐다.

초원교회는 개인 차원의 사랑나누기 프로젝트 외에 교회 차원에서도 전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별히 교회 차원의 전도 전략은 이미지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적극적으로 지역을 위한 섬김과 봉사에 참여해 ‘좋은 교회’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초원교회는 용현동에 교회당이 있던 시절 근처 경로당 세 군데에서 정기적으로 식사 대접과 청소 봉사를 했다. 버스를 대절해 온천이나 지역축제 등에 관광을 시켜주기도 했다. 안 목사는 특별히 지역 경로당의 경우 지역에 소문이 전파되는 주요 장소로, 섬기는 양보다 효과가 탁월하다고 지적했다.

초원교회는 지역주민센터와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구호사업, 장학사업 등에 참여하고 사랑의 쌀 나누기 행사와 바자회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부활절, 추수감사절, 성탄절 등 절기헌금은 전액 이웃돕기에 사용했다. 교회 전체 예산의 30%에 상당하는 수준이었다. 이러한 봉사는 자연히 지역 내에서 초원교회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켰고, 한 마디로 ‘초원교회는 좋은 교회’라는 공식을 낳게 했다.

17년 전 안 목사가 성도 두 가정과 함께 개척한 초원교회는 현재 출석 장년 500여 명의 중형교회로 성장했다. 안 목사는 “성도 개인과 교회가 총체적으로 이미지를 개선해 나간 것이 초원교회 성장의 밑거름이자, 전도가 되는 필수 요건이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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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가난 제안한다”

청빈한 한국교회 이미지 회복이 급선무

인터뷰/ 안승주 목사

▲ 안승주 목사

‘목사가 되면 돈을 많이 벌고 좋은 차를 타고 다닌다. 예배당은 갈수록 화려해지고, 교회는 세상의 이웃이 아니라 자기들만의 집단이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말만 많이 하고 도움이 안 된다.’ ‘목사가 되면 돈을 많이 벌고 좋은 차를 타고 다닌다. 예배당은 갈수록 화려해지고, 교회는 세상의 이웃이 아니라 자기들만의 집단이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말만 많이 하고 도움이 안 된다.’

안승주 목사가 말하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부정적 생각들이다. 안 목사는 갈수록 전도가 어려워지는 것은 전도 방법이나 열정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복음을 담고 있는 한국교회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총동원주일을 열어 선물을 아무리 줘도 열매가 적고, 교회 청년들이 교회를 비판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전도 프로그램이 열매를 맺는 것이 10%라면, 90%는 교회에 대한 이미지와 정보가 결정한다”

안 목사는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함께 한국 사회는 더 이상 교회를 약자로 보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하게 지적했다. 기독교인들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의 기득권자로 인식되고, 그러다보니 한국교회에 대해 책임을 요구하는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교회에 말도 안 되는 잘못과 부정이 있었지만 그때는 교회가 약자의 입장이라 눈감아줬다. 그러나 지금 한국교회는 강자의 위치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가 365일 중 360일 동안 선한 일을 하다가도 5일만 악한 일을 하면 비난을 받는 것이다”

안 목사는 교회가 이미지를 개선하는 노력에는 무엇보다 목회자들의 자성과 갱신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1960∼70년대에는 목회자들이 사회의 지도층이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는 판단이다. 목회자들이 존경할만한 모습을 못 보여주고, 청빈하지도 않다는 인식이 팽배해있어 세상이 교회를 비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 목사는 “목회자들이 개인의 영달을 위해 성공신학을 만들어가서는 안 되며, 다음 세대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스스로를 갱신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목사는 목회자들이 교회 이미지를 개선하는 지름길이라고도 했다. 목회자들이 전도 현장에서 전도띠를 두르고 있는 것만 아니라 지역 내 작은 봉사 활동에 참여해 ‘좋은 사람’의 이미지를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안 목사는 “목회자가 이웃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시도는 짧은 시간 안에 그 교회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시킨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안 목사는 목회자들의 갱신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으로 ‘청빈운동’을 제안했다. 말 그대로 목회자들이 자발적으로 가난해지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안 목사는 “지금 한국교회의 가장 큰 병은 너무 잘사는 데 있다”며 “부유하게 잘사는 것이 복이라고 말할 때 한국교회에는 미래가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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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팀 등 다양한 전략, 주교 성장 이끈다

초원교회는 전략적으로 교회 이미지를 개선하는 일과 함께 교육과 선교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음 세대를 건강하게 세우기 위한 사역으로는 대표적으로 초원교회 축구선교팀(초원FC) 산하에 유소년축구팀과 중고등부축구팀을 결성해 아이들이 신앙을 바탕으로 공동체 정신을 고취하도록 돕고 있다. 이외에도 주일학교 각 부서에서 율동팀과 중창팀, 연극팀 등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2012년에는 전문교육기관과 연계한 영어성경학교를 개설, 신앙성장과 전도, 두 가지 열매를 함께 얻고 있다. 영어성경공부는 지역 내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고, 믿지 않는 부모들도 영어공부의 목적으로 아이들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전도 효과도 커 영어성경학교를 개설한지 1년 만에 주일학교가 20%나 성장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이에 초원교회는 2012년 초등부 영어성경학교를 시작으로, 2013년에는 중·고등부 영어성경학교를 개설했다.

안승주 목사는 “복음과 영어를 함께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부모들의 관심이 크다”며 “교회마다 주일학교가 침체돼 가는 상황에서 주일학교 성장의 새로운 돌파구로 관심을 가질만하다”고 제안했다.

초원교회는 북한 선교에 대한 열정도 커 북한선교회를 자체적으로 조직해 활동하고 있다. 현재 파송헌신자가 6명이 배출됐으며, 북한선교회를 후원하는 실업인선교회도 별도로 조직돼 있다. 초원교회가 북한 선교에 열심을 내는 데는 안승주 목사의 비전의 큰 영향을 끼쳤다. 안 목사는 신학대학원 재학 시절부터 중국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성경을 전달하는 등 북한 선교에 열심을 내왔다. 안 목사와 초원교회는 하나님이 북한의 문을 여실 때를 대비해 영적, 물적 전진기지로 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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