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미국 개최’ 의미, ‘가격’ 벽에 막히나

주관 여행사 선정 후 재입찰 과정 법적 문제 남길 수도
“선정과정 투명” 의지는 확고

총회설립 101주년을 맞아 교육부(부장:김근수 목사)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제43회 교역자하기수양회가 장소와 여행사 선정을 놓고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교역자하기수양회 미국 개최는 제98회 총회 직후부터 준비된 ‘작품’으로서 한국 선교의 발원지인 미국에서 수양회를 개최하여 변방의 한국 교회가 ‘받는 교회에서 주는 교회로’ 인식을 변화시키는 전환점을 삼겠다는 차원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후 교역자하기수양회 준비는 순풍에 돛단배처럼 순항하는 것처럼 보였다. 10월 10일 교육부 임원들은 회의를 열고 “새로운 100주년을 기념해 5월 말 미국 서부지역에서 전국교역자하기수양회를 갖자”고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10월 28일에는 교육부 실행위원회를 갖고 미주 교역자수양회를 공식화했다.

이와 같은 결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여행비용이 비싸고, 교회를 오랫동안 비워둘 수 없는 작은 교회는 ‘그림의 떡’이 아니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명칭은 ‘전국교역자하기수양회’지만 특정 교역자들만 참가하는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여론도 높았다.

그러나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긍정적인 방향에서 수양회를 모색키로 하고 10월 30일 여행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11월 6일 15개 여행사가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를 갖고, 이후 11월 21일 입찰에 참여했던 9개 여행사 중 삼호, 아멘투어, 예은투어, 한사랑여행사 등 4개 업체를 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리고 12월 2일 삼호와 아멘투어로 압축한 뒤, 12월 9일 무기명 투표를 거쳐 아멘투어를 미주 교역자하기수양회 주관 여행사로 최종 결정했다. 

오비이락(烏飛梨落) 논란

표면적으로 보면 미주 교역자하기수양회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곳곳에서 숨죽인 잡음이 있었다. 교육부 임원 중 A목사가 11월 말에서 12월 초까지 미국을 다녀왔고,  비슷한 시기에 B목사도 미국을 다녀왔다. 개인적인 일로 치부할 수 있지만 미국을 다녀온 때가 교역자하기수양회 여행사 선정 시기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다. 거기다 현지 여행업계 관계자를 만났다는 것 자체가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주관 여행사 선정도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15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진 이후 9개 업체가 실제로 입찰했다. 이후 4→2→1개 순으로 여행사를 축소해 가며 입찰공고에 따른 채점표를 작성해 점수를 매겨 업체들을 선정했다. 채점표로 점수를 매기는 방식은 과거 투표를 통한 방식과 달라 “신선함을 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4개 업체에서 2개 업체로, 또한 1개 업체로 압축될 때 여행사 선정 방식이 채점표에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업체들에게 재견적을 받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갑의 횡포인가?

12월 9일 교육부 임원들은 미주 교역자하기수양회 주관 여행사로 아멘투어를 선정했다. 아멘투어가 최종 낙찰된 이유는 가격 경쟁력이었다. 다른 여행사는 동일한 여행조건에서 280만원대를 제시했지만 아멘투어는 245만원을 써내 가장 저렴했다.

그러나 교육부 임원들은 “180만원대로 낮춰야 미자립교회 목회자들도 참석할 수 있다”며 가격을 더 낮춰줄 것을 종용했다. 이에 대해 아멘투어는 “180만원대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전했다. 결국 1차 여행선정자와 결렬이 되고 교육부는 1월 14일 여행사 입찰 재공고를 냈다. 교육부는 “우선 협상 대상 여행사와 금액에 합의를 이르지 못했다”며 견적을 200만원 내외로 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아멘투어 관계자는 “법적 지위가 우선 협상 대상자가 아니라 주관 여행사 선정자”라고 강조했다. 즉 공개입찰을 통해 최종 낙찰을 받았기 때문에 아멘투어가 아닌 다른 곳과 계약을 하면 법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는 뜻을 전했다. 만약 교육부가 아멘투어를 배제하고 다른 여행사와 계약을 체결할 경우 입찰과 경매, 불공정 거래 등으로 형사소송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점도 전달했다.

교육부 실무자 또한 여행 원가를 제시하면서 이 상태로 여행사를 선정하면 추후 발생할 문제가 커지기 때문에 아예 동남아시아로 전환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재입찰자 선정을 위해 열린 1월 20일 교육부 임원회에서는 200만원대의 여행사가 없어 일단 교육부장이 현장을 답사한 뒤 보고를 받고 최종 결정을 짓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1차 입찰시 최종 대상자까지 올라갔다가 탈락한 삼호 여행사가 숙박시설을 낮춰 226만원의 가격대를 제시하자, 이 또한 논의의 대상으로 포함시켜 검토키로 했다. 사실상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셈이다.

교육부장 김근수 목사는 “가격 단가를 낮춰 어려운 교역자도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깨끗하게 여행사를 선정하여 수양회를 치르겠다”고 몇 차례에 걸쳐 선언했다.

미국 교역자수양회 여행사 선정은 여러 가지 논란이 증폭되는 가운데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것이 ‘숨고르기’인지, ‘꼼수’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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