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고신도 탈퇴 고려, 영향력·위상 급추락
“더이상 대표기구 아니다” 선언 필요성 나와

예장합동총회(총회장:안명환 목사)가 12월 18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홍재철 목사, 한기총)를 전격 탈퇴키로 결의함에 따라, 교단연합기구로서의 한기총의 위상은 대폭 축소됐다. 한기총에는 70여개의 교단 및 단체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지만 한국교회에서 영향력을 비교적 크게 가진 교단들은 예장합동, 기성, 기침, 예장고신, 기하성 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예장합동이 탈퇴를 선언했고, 기성 기침 예장고신 기하성 등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나 한국교회연합 등에도 가입이 되어 있는 상태다. 따라서 이후 한기총을 주도할 교단들은 소위 군소교단과 일부 단체들이 될 것으로 보이며 경우에 따라 교단과 단체들의 한기총 탈퇴가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기총의 위상이 급격히 추락한 가운데 교계에서는 이분되어 있는 보수교단협의체의 연합을 꾀하므로 교계연합운동의 질서를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기총을 탈퇴한 예장합동을 위시해, 이미 한기총을 탈퇴해 있는 예장통합 예장합신 예장백석 등의 교단들이 한기총과 한교연을 뛰어넘는 제3의 기구를 조직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주장이 강하다.

이에 앞서 교단간의 거리를 좁히고 연합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이단, 동성애, 목회자 납세 등 대사회 및 교회 수호를 위한 정책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명실상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구의 탄생은 내년 9월 총회를 전후해야 가시화될 수 있기 때문에 이전까지 예장합동을 비롯한 보수교단들이 한국교회를 이끄는 지도그룹이라는 대내외적으로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 관계자는 “과세, 동성애 등 한국교회의 신앙적 문제가 걸려 있는 사안에 대해 아직도 한기총 입장이 교계 입장인양 선전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주요 교단들이 대사회 대교회 정책들과 관련해 유무형의 협력관계를 모색하고 한 목소리를 내고 한기총이 한국교계를 더 이상 대표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지금부터 부지런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기총이 내년 10월에 개최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세계교회연맹(WEA) 총회의 개최 여부도 재론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관계자는 “그동안 한기총이 WEA 총회를 주최하는 것이 합당한가에 대해서는 비판적 여론이 계속되어 왔다”면서 “이번에 합동측 마저 탈퇴한 상황에서 한기총이 WEA 총회를 개최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WEA 본부와 이사들은 한국의 WEA 총회 파트너를 교체하든지, 아니면 한국 개최를 포기하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줄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와 한기총의 이단 해제와 관련된 인사들에 대해서는 예장합동총회에서 여러개의 특별위원회를 조직해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교단은 홍재철 목사의 자의적인 교단 탈퇴 선언과 관계없이, 지난 제98회 총회에서 결의한 한기총 관련 조사를 진행해 관계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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