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출위 6일 길자연 목사·박수준 교수 선정
면접서 비전·자질 검증 … 17일 최종 선출


총신대학교 제5대 총장후보로 길자연 목사와 박수준 교수가 선정됐다.
총신대학교 총장후보선출위원회는 12월 6일 재적 18명 중 17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전체운영이사회에 상정할 총장후보로 왕성교회 원로 길자연 목사와 총신평생교육원 박수준 교수를 선출했다.

총장후보선출위원회는 최종후보 선출에 앞서 △운영이사회에 후보 2인을 상정한다. △1인당 두 명의 후보를 기입하는 1인2표제 방식으로 선출한다. 등의 원칙을 정하고 무기명비밀투표로 두 사람을 선출했다.
총장 최종후보 선출 소식이 전해지자, 총신 내부 구성원들은 충격에 빠졌다.

강력한 후보로 예상됐던 한춘기 교수가 탈락한 것도 의외지만, 사실상 학교 외부의 인물들이 총장후보로 낙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길자연 목사는 당연히 외부 인물. 박수준 교수는 오랫동안 목회를 하다가 2007년 칼빈대 교목실장과 조교수를 거쳐 2012년부터 총신평생교육원에서 재직하고 있다. 박 교수 역시 사실상 총신 외부 인물이라는 것이다.

▲ 총신대 총장후보로 선출된 길자연 목사(왼쪽)와 박수준 교수가 5일 심층면접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총신대는 제1대 총장 김의환 박사를 제외하고 2, 3, 4대 총장 모두 내부 교수들이 선출됐다. 이번에도 박수준 교수를 제외하고 김길성 김성태 임경철 한춘기(가나다순) 교수 네 명이 출사표를 던졌고, 최소한 최종후보로 교수 한 명은 상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총장후보추천위원들이 총신 외부 인물들을 지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5일 진행된 청문회 형식의 면접에서 찾을 수 있다.

면접에서 위원들의 질문은 두 가지에 집중됐다. 첫째는 학교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가, 둘째는 목회현장과 동떨어졌다고 지적받는 총신 신학교육을 변화시킬 비전이 있는가,

이 두 가지였다. 학교 발전에 대해 길자연 목사는 재정난에 빠진 총신을 위해 230억원을 모금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박수준 교수는 불필요한 지출을 감축하고 대외 모금을 합쳐 실제적으로 40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두 후보는 현재 총신의 신학교육은 목회자와 교회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며, 커리큘럼부터 근본적으로 개편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위원들의 속내는 그동안 교수 출신을 총장으로 선출했지만, 외부로 활동하면서 모금도 못했고 그렇다고 내적으로 교회를 위한 신학교육도 못했다는 비판의식이 있는 것이다. 

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면접에서 후보자들의 자질도 검증했다. 길자연 목사는 자신의 약점으로 지적받는 △칼빈대 총장 재직 중 해임된 문제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당시 금권선거 의혹 △교단 헌법을 어기고 70세 정년을 넘어 총장에 출마한 문제 등을 기조발언에서 해명하며 적극 방어했다.

위원 중 이완수 장로가 강하게 칼빈대 총장 해임 문제와 그로인한 학내 갈등 유발 등을 지적했을 뿐, 대체적으로 위원들은 적극적으로 검증을 하지 못했다. 박수준 교수에 대한 검증 역시 학교발전계획 등 충실한 비전제시로 호평을 하고, △1년 정도의 총신 경력으로 학내 화합을 이룰 수 있는지 △400억원 모금과 신학교육의 전면개편을 완수할 능력이 있는지 등에 대한 검증은 미비했다.

가능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안고 총신대 제5대 총장 선출이 꼭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7일 운영이사들의 선택에 교단의 눈이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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