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선교사 된 이성수 감독, 기독다큐영화 <뷰티플 차일드> 발표

 
원주민 기숙학교 깊은 아픔 치유한 캐나다 한인선교사 감동 담아


지난 10월의 마지막 밤, 대한극장이 들썩였다.

입구에서부터 삼삼오오 짝을 이룬 관객들이 향한 곳은 한편의 영화 시사회가 있던 극장 맨 위층 7관. 시사회장 앞에서 진을 친 사람들의 대화는 한 인물에게로 집중됐다.

“드디어 충무로로 돌아왔네요”, “오랜만이라 더욱 반갑습니다”, “기독교영화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는데, 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니 기대가 됩니다”

무려 14년 만에, 충무로로 귀환한 왕년의 스타감독을 연호했다.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로 대종상 각본상을 수상했던, 한일합작 영화 <어린 연인>과 청춘스타 홍학표 주연의 <맨발에서 벤츠까지>를 제작·지휘했던, 감독 이성수가 돌아왔다.

그가 심혈을 기울이며 복귀작으로 꺼내든 작품은 기독교다큐멘터리영화 <뷰티풀 차일드>이다.

치기어린 시절 “교회에는 진리가 없다. 진리는 영화에 있다”며 교회를 등졌던 청년이, 이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되찾은 신앙에서 참된 진리를 깨달은 것이다. 한 가지 부탁을 덧붙였다. 감독이 아닌 선교사로 불러달라고 했다.

이성수 선교사는 부름 받아 떠난 선교여정을 거쳐 어엿한 문화선교사가 돼 있었다. 그리고 그의 카메라가 선교터전이던 캐나다, 그곳에서 고통 받고 있는 원주민들을 조명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윽고 불 켜진 스크린, 한 캐나다 원주민이 울먹였다. “매일 밤 기숙학교에서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들렸어요. 그곳에는 상습적인 구타와 성적 학대가 그치지 않았어요. 지울 수 없는 상처입니다. 그래도 이 암담한 수렁에서 구원해 줄 유일한 이는 예수그리스도라고 믿습니다”

기숙학교. 캐나다정부가 원주민들의 문화와 관습을 없애기 위해 실시한 문화동화정책의 일환이다. 원주민 자녀들을 강제적으로 부모에게서 떼어내 기숙학교에 집어넣은 것이다. 그런데 기숙학교에서 벌어진 만행은 원주민 문화 말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신부, 목사들에 의해 어린 아이들에게 정신적, 육체적, 성적 학대마저 가해졌다. 그 중 겨우 30%만 살아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래서 살아남은 이들을 기숙학교 피해자라고 하지 않고, ‘기숙학교 생존자’라고 부른다.

영화는 더욱 큰 문제는 지적한다. 다름 아닌 가해자들의 만행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반복됐다는 점이다. 알러트베이 성마이클 기숙학교를 다녔던 주디 헨리(60.여)는 “그들은 날 성적으로 학대하며 ‘하나님의 이름을 위해서야’라고 했습니다. 역겨웠습니다. 왜 내가 나를 학대 받도록 놔두는 신을 믿어야 합니까?”라고 되물었다.

기나긴 폭력의 역사는 기숙학교가 폐교한 1996년까지 계속됐고, 백인과 원주민 사이의 갈등은 그 누구도 해결 못 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깊은 반목의 골로 비집고 들어가 화해의 불씨를 던진 이들이 등장한다. 바로 캐나다 한인선교사들이었다.

밴쿠버 음지 헤이스팅스에서 도시빈민사역을 진행하는 데보라 정 목사, ‘사랑의 초대’라는 프로그램으로 원주민들을 일으키는 홍성득 목사, 사례비도 없이 트럭을 운전하며 원주민목회를 하는 제임스 김 목사, 이발기술을 배워 자비량 원주민목회 중인 서모세 목사, 장기인 무용을 접목해 사역을 펼치는 이바울 목사와 송유순 사모가 그 주인공들이다.

영화 <뷰티풀 차일드>는 백인들이 실패한 원주민 선교에 용기 있게 나서, 원주민들을 희망의 빛으로 인도한 한인선교사들의 진심 가득한 사역현장을 오롯이 그려낸다. 그들이 묵묵히 행한 노력의 결실이 하나씩 맺어지고, 그때마다 객석은 훌쩍이고야 만다.

▲ 기독다큐영화 <뷰티플 차일드>는 흐르는 강물이라기 보단 잔잔한 호수 같은 작품이다. 캐나다 원주민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백인과 원주민 간의 화해의 접점을 만드는 한인선교사들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원주민교회 내에 오랜 감정을 씻어내기 위해 전임 백인 목사를 재청빙하기로 결정하고 물러나는 서모세 목사의 감동 짙은 내려놓음, 잘못을 뉘우치고 사죄하는 백인과 잔인한 역사를 잠시 접어두고 용서하는 원주민 간의 화해의 순간을 스크린을 통해 꼭 확인하기를 권한다. 감독, 각본, 내레이션 등 거의 1인 6역을 소화한 이성수 선교사는 이렇게 말한다. “이 영화는 단순한 다큐멘터리가 아닙니다.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가해졌던 잘못을 반성하고, 신앙인으로 살지만 때로는 비기독교인만도 못한 행동을 하는 우리들의 삶을 반추하게끔 합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아이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름다운 아이의 원형인 예수 그리스도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이 영화의 제목이 <뷰티풀 차일드>이다.

감동 다큐멘터리영화 <뷰티풀 차일드>는 11월 28일부터 전국 16개 도시 개봉관에서 공개된다. 또한 50분 분량의 <뷰티풀 차일드> 예배용 영상을 전국 교회에 무료로 상영할 계획이다.(문의:010-4772-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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