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반대” 다양한 1인 시위 계속


개회예배부터 낯선 퍼포먼스 연출

140개국 참가자 ‘영적 일치’ 외쳤지만 종교다원주의 용인 곳곳서 드러나

보수교단들의 비판과 대회 철회 요구 가운데에도 세계교회협의회 제10차 총회가 부산 벡스코에서 10월 30일 개막됐다. 11월 8일까지 계속되는 총회에는 WCC 회원인 140개국 349개 기독교, 정교회, 오순절, 가톨릭 등 대표 2800여명과 국내 참가자 4700명 등 7500여명이 참가했다.

30일 오후 2시 15분 벡스코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개회식은 김삼환 한국준비위원회 대표대회장의 환영사, WCC 총무 트베이트 목사의 인사, 정교회 세계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 1세의 영상 축하 메시지, 쿠르트 코흐 추기경이 대독한 프란체스코 교황의 축하메시지 순으로 진행됐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 45분에 진행된 개회예배는 정교회 예전을 따랐으며 각 교파 지도자들이 다양한 복장을 갖추고 강단에 도열했다.

또 아프리카 아시아 카리브 해 유럽 등 8개 지역 대표가 각 지역의 ‘울부짖음과 소망’을 담은 기도를 올렸고, 동시에 기도자 앞에서 배우가 몸에 재를 뿌리며 통곡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설교를 한 카레킨 2세 아르메니안 정교회 총대주교는 “우리 각자는 서로 다르고 모두 독특하지만 같은 뿌리에서 돋아난 가지들로, 공통된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주님을 향한 사랑이 우리를 하나로 묶어준다”며 “우선 영적인 일치를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복음화와 봉사에서 하나 되는 것이 우리가 실천할 일”이라고 말했다.

WCC 총회는 예배와 기도회, 회의와 모임, 토론과 전시, 시찰 및 체험 등으로 11월 8일까지 진행된다. 하루 일정의 시작은 오전 예배와 기도회, 성경공부로 이뤄지고 저녁기도회로 끝이 난다. 오전에는 ‘아시아’, ‘선교’ 등을 주제로 전체회의를 진행하는데 각 분야 대표들의 발제와 문화공연, 선언문 발표 등이 있다.

▲ WCC 총회는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독교는 물론 타종교와 연대해 지구상의 분쟁과 불의를 해결하자는 논의를 했다. 개막식에 불교, 유교 등 타종교 대표들이 참석해 다원주의적 색채를 보여줬다.
오후에는 교단 총회 회무처리 시간과 비슷한 ‘회무진행’과 ‘위원회 모임’이 있다. ‘회무처리’에서는 WCC가 채택할 선언과 선거 등 회무 진행상황을 총대들에게 알리고 장시간 질문이나 청원을 듣는 방식을 띠었다. 총대들은 질문을 통해 “장애인 좌석을 늘려달라”거나 “시리아 사태에 대해 선언문에 삽입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주문을 쏟아 놨다, 또 21개 주제를 나흘에 걸쳐 연속 토론하는 ‘에큐메니컬 대화’ 등이 진행된다. ‘마당 행사’는 100여개 부스가 설치된 공간에서 전시, 워크숍, 공연을 펼치는 것을 말한다.

해외 참가자들은 주말을 이용해 임진각, 제주, 광주 등을 방문해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고 주일 새벽기도회와 예배를 통해 한국교회의 영성을 배우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한편 개회예배에서 정교회 방식의 예전을 거행하면서 한국교회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 북, 나무, 촛불, 음식, 성화 등이 단상에 올려져 낯선 느낌을 주었다. 또 개막식에서 불교계 인사들이 동참하고, 불교계 대표가 본 대회 셋째날 오전 아시아전체회의에서 “세계평화는 공동의 비전을 품고 종교간 대화를 하면 달성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설을 하기도 했다.

또 개막식에서 소복을 입고 진행한 한국전통공연, 부스 가운데 LGBT(‘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바이섹슈얼’(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연대, Inn-SPIRE(종교간 대화를 위한 광장) 등은 WCC가 용인하는 다종교 및 종교다원주의 사상을 여실히 보여준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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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 반대” 다양한 1인 시위 계속

정작 WCC측은 “늘 데모 있었다…시간 지나면 풀릴 것”

▲ 열흘간의 WCC 총회기간 내내 반대운동의 열기도 식지 않았다. 한 성도가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대회 기간 중 보수교회들의 WCC 반대 및 총회 철회 집회와 시위가 계속됐다. WCC부산총회 저지를 위한 연대는 10월 29일, 11월 2일, 11월 4일에 벡스코 광장에서 연속적으로 반대집회를 열었다. 또 총신대신대원생들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10월 30일 수영로교회와 해운대 나루공원에서 기도회를 가졌다. 1인 시위도 계속됐다.

서울을 비롯한 각지에서 몰려든 시위자들은 ‘WCC, No“ 등의 피켓을 들거나 반대전단지를 나눠주면서 총회 참석자들에게 WCC를 탈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위자들 가운데는 예장통합측 목회자들도 눈에 띄었다. 전남노회 소속으로 노회에서 처벌 직전 상황에 있는 박영우 목사는 반대집회에서 설교를 했으며 ㅅ 노회 강 모 목사는 1인 시위를 통해 ”예수만이 유일한 구주이며 WCC는 잘못됐다“면서 ”예장통합은 WCC를 탈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시위자들은 총회 장소로 진입을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진행자들과 실랑이와 고성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 때문에 대규모 병력의 경찰이 대회장 주변을 삼엄하게 감시했다. 특히 반대집회가 있었던 10월 29일과 본 대회 당일인 10월 30일에는 20개 중대 1600여명이 벡스코 인근을 둘러싸고 순찰을 강화했다. 10월 29일에는 “부산총회 행사장에 폭발물이 설치된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허위 제보가 들어와 경찰 특공대 18명과 수색견 2마리가 총회 장소에서 수색을 벌여 한때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더불어 반대집회와 1인 시위대열에는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들이 들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신천지, 여호와의 증인, 새일교단 등은 자신들의 교리를 홍보하는 책자와 DVD를 배포하거나 차량으로 벡스코와 부산전역을 돌면서 WCC 반대를 외쳤다. 이에 대해 WCC반대연대 측은 집회에 참석한 성도들에게 배포된 이단서적을 일정한 장소에 버릴 것을 요구하면서 성도들이 이단에 미혹되지 않기를 신신 당부했다.

한편 이같은 보수교단의 거센 반대를 의식해서인지, 총회 한 주전까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던 박근혜 대통령이 나타나지 않고 정홍원 국무총리가 개막식도 아닌 셋째날 아시아전체회의에서 인사를 했다.

그러나 거센 반대운동에 대해 WCC 측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발터 알트만 WCC 의장은 “데모는 늘 있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오해와 갈등은 풀릴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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