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하 목사(교회교육훈련개발원 대표)

▲ 권진하 목사
기독교 전문 리서치 기관인 ‘바나 그룹’ 조사에 의하면 미국의 15세 이상의 기독교인 4명 중 3명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미국의 현실일 뿐만 아니라 오늘 한국 교회의 현실이기도 하다. 한국 교회는 분명 젊은 세대를 잃고 있다. 사역의 현장에서 만나는 목회자들도 실제로 영아부부터 청년 사역까지 전반에 걸친 체감적 숫자 감소에 많이 당황해 하고 있다. 특별히 고3 수험생들이 주일학교 졸업 후 청년부로 연결되지 못하고 교회를 떠난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교회를 외면하고 떠나는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 첫째는 상황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소유하지 못한 것이고, 둘째는 신앙과 학업이 연계된 비전과 진로 계획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능을 마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이때부터 이전과 다른 신앙의 결단을 요구 받게 된다. 대학과 직장의 문화가 이미 세속적으로 흐른 지 오래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바른 선택을 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은 그 문화 속에 동화되어 믿음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또한 오직 대학만을 향해 달려갔던 수험생들이 입시가 끝난 후, 그들은 진학과 진로에 대한 현실의 벽 앞에서 혼란과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교회는 신앙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고 청소년들을 훈련의 장으로 이끌어야 한다. 주일에 이루어지는 짧은 소그룹 공과 모임으로 세상에 동화되지 않는 다음세대를 세우기는 한계가 있다. 좀더 적극적으로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고 청소년들이 그 과정에서 기도, 말씀, QT, 전도의 훈련을 받아 세상의 가치를 벗어버리고 우리 인생의 주인 되신 하나님을 의지하는 신앙의 고백과 결단이 매일의 삶 속에서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또한 신앙과 학업을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연계해서 바라보는 안목과 실천이 요구된다. 잠언 1장 7절의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거늘” 이라는 말씀은 여호와를 경외하는 신앙이 결코 학업과 분리된 것이 아니하는 것을 말씀하고 있다. 신앙이 바로 형성되지 않은 학업 성적만을 올리려는 노력은 좋은 결과를 볼 수 없다. 목적지가 분명하지 않은 상태로 노력만 한다면 결국은 목적지에서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능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수능은 인생의 최종적인 종착점도 아니고, 더군다나 그것으로 인생의 승패가 판가름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 청소년들에게 중요한 과정임에는 분명하다. 따라서 수능 이후가 우리 청소년들에게는 더욱 중요하다. 수능을 마친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이 ‘공허함’이다. 그런데 이러한 감정을 가진 시기가 오히려 청소년들과 마음을 열고 대화하고 친밀해지는 기회가 될 것이다. 수능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을 보면, ‘시험 잘 봤니?’라고 묻지 말고, 오히려 ‘수고했다. 애썼다’ 등의 사랑의 말로 격려해 주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인정과 격려가 필요한 때이다. 이후에 주일학교는 수험생들의 진로와 관련하여, 이 시기를 거쳐 간 선배들과 교회 내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일하는 있는 성도들을 수험생들의 멘토로 연결하여 그들로부터 믿음으로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를 듣게 하고, 이후 대학과 직장 생활에서 부딪힐 많은 현실과 문제에 대해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적으로 이러한 관계가 지속된다면 수험생들이 이후에도 신앙생활을 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또한 수학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특별히 대학청년부 선배들이 함께 참석하는 여행을 계획한다면,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앞으로 진급하게 될 청년부와의 친밀성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주일학교의 노력들과 병행하여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할 분들은 학부모이다. 시험 기간만 되면 출석률이 떨어지는 주일학교의 현실의 배후에는 부모의 성적지향적인 자녀교육열이 자리잡고 있다. 이제는 학부모들이 입시결과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내 자녀의 일생을 통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영적 부모의 심정으로 그들의 삶의 미래를 바라보며 함께 고민해 주는 교역자와 교사의 따뜻한 사랑의 표현이 필요하다. 다시 한 번 주일학교 청소년 부서가 건강하게 세워지길 소망한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