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에큐메니칼 신앙 담은 선언문 채택될 듯… ‘새로운 선교-전도 선언서’ 주목


“어느 총회보다 일탈” 보수교단 우려 커졌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가 10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생명의 하나님, 정의와 평화로 우리를 인도하소서’를 주제로 개최된다. 부산총회에서 다룰 주요 주제들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보수교단들은 이번 총회에서 진보적 신학을 담은 선언문들이 다수 채택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채택될 것으로 알려진 문서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WCC의 새로운 선교-전도 선언서’이다.

‘함께 생명을 향하여:지형변화 속의 선교와 전도’(2012)라는 명칭의 선언서는 “하나님은 살아있는 신앙인들의 삶과 전통 안에서 활동하며, 그 하나님은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곳, 피선교지에 우리보다 앞서 가서 계시며, 따라서 우리의 선교는 그곳에 이미 존재하는 하나님을 증거하는 일”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선교 전도 선언서인 ‘함께 생명을 향하여:지형변화 속의 선교와 전도’(2012) 보고를 받는 순서가 있는데 이 내용도 주목된다. “개종주의는 복음 메시지에 역행한다. 전도를 할 때에 서로 다른 신앙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 존경과 신뢰 관계의 정립이 중요하다. 우리는 각각 모든 문화의 가치를 존중하며 복음이 특정 그룹의 전유물이 될 수 없으며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임을 인정한다. 우리의 임무는 하나님을 선교지로 모셔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곳에 계시하는 하나님을 증거하는 것이다.”

▲ WCC 제10차 총회에서는 진보적 신앙과 세계관을 담은 선언문들이 다수 채택될 전망이다. 사진은 한국준비위원회 회의 모습.
고신대 최덕성 교수는 이 두 문서는 종교다원주의와 개종전도금지주의 사상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WCC의 신학에 따르면, 종교 다원 사회에 있는 사람들은 꼭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 할 까닭이 없다”면서 “이런 문서들은 이단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경하게 비판했다.

또 ‘교회:공동의 비전을 향하여’라는 문서에서는 WCC가 추구하는 교회일치를 회고하고, 온전한 가시적 일치를 향해 나아가야 함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 문서에서는 기독교의 일치에 대한 추구가 정의와 평화를 위한 투쟁과 결코 분리될 수 없음도 부각하게 된다.

이밖에 ‘모두의 생명, 정의, 평화를 위한 경제:행동에의 부름’, 정의로운 평화를 향한 세계교회의 소명‘ 등의 문서에는 빈곤, 불평등, 배제구조를 뿌리뽑는데 교회가 나서야 한다는 점, 전 세계의 평화에 도전하는 위협 등에 타종교와 협력해 대처해야 한다는 점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같은 문서들은 WCC에서는 역대 총회에서 채택했던 맥락과 비슷한 것이지만 보수교단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한국교계에는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WCC총회에서 이같은 문서를 채택하는 것은 각종 위원회들이다. 그리고 위원회가 택한 선언문은 위원회 보고 시간에 상정된다. 그런데 위원회와 더불어 신학적 문제를 논의하는 에큐메니컬 좌담 시간이 있다. 좌담의 주제 가운데 눈에 띄는 것들도 적지 않은데 먼저 ‘하나가 되도록 부름받다:새로운 에큐메니칼 전망들’이다.

WCC 회원교회, 비회원교회, 글로벌 기독교포럼(가톨릭과 복음주의간 모임), 교파별 세계연합체 등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함께 생명을 향하여: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선교’ 주제 시간에는 에큐메니컬 전망 속에서 선교의 개념을 재정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다뤄진다. ‘오늘날의 복음전도:진정한 제자도를 향한 새로운 길들’에서는 세속적이고 다종교적이고 다문화적인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를 재발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종교의 세계 속에서 기독교적 자기 정체성을 탐색하기’에서는 기독교인들이 다른 종교의 신앙인들과 대화를 통해 자신들의 신앙을 명확하게 해서 다원화된 세계에 기독교적 시각을 전파하자는 논의를 하게 된다. 이 좌담에서는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 성령, 창조, 구원, 성서, 그리고 교회 등과 같은 기독교의 많은 핵심 주제들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타종교와 협력 모델을 모색하는 ‘평화와 정의를 위해 함께 일하는 종교들’, 인권을 논의하는 ‘인간안보:정의와 인권과 더불어 평화를 유지하기’, 경제 개혁을 다루는 ‘삶의 경제:빈곤의 근절을 위한 탐욕의 극복’, 한반도 문제를 모색할 ‘한반도:정의와 평화를 향한 에큐메니칼 연대’도 주목할 회의내용이다.

총신대 문병호 교수는 “그동안 있었던 역대 총회들의 흐름과 최근의 몇몇 준비 문건을 고려할 때 부산총회는 이전의 어느 총회에서보다 성경의 가르침과 정통 교리에서 더욱 멀리 일탈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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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 부산총회 규모

WCC 제10차 부산총회에는 해외 2800여명을 비롯, 총 4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347개 회원 교회에서 825명의 총대가 회의를 함께 한다. 한국측 총대는 예장통합 4명, 기장과 기감 각각 3명, 성공회 1명, 정교회 1명 등 총 11명이다.

위원회 회의, 에큐메니컬 좌담 등 회의와 150명의 중앙위원을 선출하는 선거도 있다. 또 전시회 및 공개행사,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별도 교육, 국내 교회 및 관광지 탐방도 진행된다. 본 회의에 앞서 10월 28일부터 이틀간은 여성, 청년, 장애인이 참여하는 사전대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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