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왜 세대통합목회인가

“믿음의 유산, 함께 만들어가야 의미 커져”

성덕중앙·동산교회 ‘세대통합예배’로 전환, 행복한 신앙 계승 진력
전통적 예배의식과 충돌, 정착 어려움 크지만 본질회복 노력 도전해야

세대 간의 갈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최근 교회 또한 ‘세대통합’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세대통합의 첫 걸음으로 모든 세대가 한자리에서 함께 예배를 드리는 교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같은 장소, 같은 예배를 드린다는 것 이상의 철학이 없다보니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전락해 결국 쉽게 포기하는 사례 역시 늘고 있다. 신앙의 전수는 예배와 교육 못지않게 삶이 뒷받침될 때 온전히 이뤄지는 것이기에, 삶의 신학이 약한 한국 교회의 맹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세대통합 목회는 단순히 모든 세대가 함께 예배를 드리는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교회 공동체 내에서 전 세대가 예배와 말씀으로 하나 되고, 세대 간에 서로를 이해하며, 나아가 통전적 신앙의 관점에서 자녀들을 ‘다른 세대’가 아닌 ‘다음 세대’로 길러내는 담론을 갖고 출발해야 한다. 부모세대와 자녀세대 간에 예배와 삶이 녹아드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세대통합의 길은 무엇일까? ‘세대통합목회, 한국교회 미래 달려있다’라는 주제로, 3회에 걸쳐서 그 대답을 찾아본다.   <편집자주>

한 자리에서 예배하게 하라

서울 노원구 중계2동에 위치한 성덕중앙교회(김준수 목사)는 18년 전인 1995년 5월, 주일 저녁예배를 모든 세대가 모이는 세대통합예배로 전환했다.

1994년 7월 성덕중앙교회로 부임한 김준수 목사는 교회 내 세대 갈등을 고민하다 세대통합목회의 비전을 발견했다. 김 목사는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부모의 신앙이 계승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와 자식이 함께 예배를 드리고 같은 신앙적 경험과 기억을 공유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세대통합예배를 시작한 동기를 밝혔다.

주일 저녁예배를 ‘행복한예배’로 이름하고, 세대통합의 그 첫걸음을 시작했다. 함께 예배를 드리고, 손과 마음을 모아 기도하고, 찬양을 하는 일련의 순서가 하나님과 모든 성도를 행복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소망에서였다.

세대통합예배의 중심은 물론 말씀이다. 그러나 오직 목회자의 설교에만 의존하는 예배는 오히려 말씀의 효과적인 전달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이에 성덕중앙교회는 말씀을 찬양과 율동, 예배를 위한 단막극 ‘스킷’에 녹여서 어린아이부터 노년층까지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특히 설교 전 5분가량 펼쳐지는 스킷은 그날 설교 말씀에 맞춰 초등학생부터 전도회 소속 교인들까지 부서별로 돌아가며 성도들이 직접 대본을 만들고 연기하게 했다.

▲ 성덕중앙교회 김준수 목사가 주일 저녁예배인 ‘행복한예배’에서 유아세례를 집례하며 세례를 받는 아이와 그 가족을 축복하고 있다.
김 목사는 “어느 날은 아이들이, 어느 날은 아버지나 어머니가 스킷에 참여하게 되면, 같은 또래 교인들끼리 연습을 하며 자연스레 교제하게 되고, 가족들끼리도 함께 연습을 하며 소통하게 된다. 그리고 스킷을 끝낸 후 가족들끼리 사진촬영도 하고 품평도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절로 연출된다”며 “이러한 소통과 감동이 교회를 역동적으로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행복한예배에서 드려지는 세례식의 역할도 컸다. 성덕중앙교회는 모든 세례식이 행복한예배에서 진행된다. 세례식 참석자는 최대 3명. 이들은 세례식에 앞서 간증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큰 감동은 사춘기 중고등학생들의 세례식에서 연출되곤 한다. 성적이나 친구문제 등으로 방황하던 중고등부 학생 다수가 행복한예배 찬양인도와 스킷을 준비하며 또래 친구들과 우정을 형성하고, 회중들 앞에서 공연을 하며 숨은 재능을 발견하고 자신감을 회복하게 된 후 세례식에 참여한 탓이다. 그저 어린 줄만 알았던 자녀의 신앙 간증에 부모들은 놀라면서도 감동하고, 세례식을 지켜보는 어린이들은 선배들을 보며 신앙에 대한 소망을 품게 된다.

이런 소망과 감동이 모여 어느덧 행복한예배는 모든 교인이 참여하는 축제와 소통의 자리로 변모했다.

한편, 서울 관악구 신원동에 위치한 동산교회(김정우 목사)는 주일 오전예배를 모든 세대가 함께 드리는 세대통합예배로 전환한 사례이다.

김정우 목사는 21년간 캐나다에서 유학하며 목회를 하다 2009년 동산교회에 부임했다. 부임당시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소위 ‘세대분리목회’를 하고 있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김 목사는 “유학을 떠나기 전 청년부 지도 목사였을 때도 청년부 모임은 토요일에 따로 가지면서 타교회 청년들과도 함께 교제했고, 주일에는 어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성가대 등 교회 활동에도 세대 분리 없이 동참하는 것이 당연했다”며 “한국에 돌아와 보니 모든 세대들이 부서별로 따로 예배를 드리고 있었고, 각 부서별로 교역자들을 통해 전해지는 말씀과 비전이 제각각이어서 세대통합예배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밝혔다.

세대통합목회를 비전으로 세운 김 목사는 2010년 새해부터 매달 한번 토요일 새벽에 ‘비전 새벽예배’를 열어 모든 세대가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교인들이 비전 새벽예배에 익숙해졌을 무렵, 주일예배 전에 한 달에 한번 둘째 주 토요일에 영아부부터 교인 전체가 예배를 드리는 통합예배를 진행했다. 세대통합예배 실현을 위한 예행연습을 한 것이다.

이후 2012년 청년예배와 중고등부 예배를 과감히 없애고 주일 오전예배를 세대통합예배로 전환했다. 매달 주제를 정해 성경말씀을 준비하고, 영아부부터 각 부서별로 찬양, 율동, 인형극이나 연극 등에 참여케 했다. 대신 중고등부와 청년부 등 각 부서는 주일 오후에 따로 집회를 드릴 수 있게 해 각 부서의 특성을 살리고, 각 부서 모임은 각 세대가 겪는 고민과 문제점을 중심으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상담하는 시간으로 활용했다.

아이들과 청년들이 함께 찬양하고 예배를 드리면서 기존에 정체돼 있던 주일 오전예배는 활기를 되찾았고, 모든 세대의 교인들은 목회자로부터 동일한 목회 비전과 말씀을 나누게 됐다.

고통 없는 도전은 없다

세대통합목회의 기본은 세대통합예배이다. 세대통합예배는 기존에 각 세대별로, 부서별로 따로 진행됐던 예배와 교육 체계를 해체하는 작업을 전제로 하고 있다. 기존의 체계에 익숙해 있던 담임목사와 부교역자, 각 부서를 담당하는 직분자들, 나아가 주일학교 교사까지 모두가 새로운 예배와 교육, 양육체계에 헌신해야 하는 일이다. 그동안 효율성을 위해 세대를 분리해 예배를 드리고 모임을 갖는 전통적 사고와 방식에 이미 익숙해 있고, 거기에 맞춰 교회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기에 저항과 반발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18년째 주일 저녁에 세대통합예배를 드리고 있고 이 예배를 통해 교회의 부흥을 일으킨 성덕중앙교회조차 매주 교인들의 ‘주일 저녁예배의 폐지’ 주장과 맞서고 있다. 교인들 다수가 주일에 편히 쉬고 싶고, 아이들의 성적이 떨어지지 않게 주일에도 학원에 보내고 싶어 한다. 부교역자들과 교사들도 기존의 교육방식과 달리 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저녁예배 준비를 부담스러워 하곤 한다. 주일 저녁예배만 없으면 누릴 수 없는 온갖 즐거움과 여유는 언제나 교회에 도전이 된다.

처음 세대통합예배를 도입했을 때 동산교회는 주일학교 교사 다수가 교사를 그만두고, 청년예배만 드리던 청년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전 부서의 교역자들과 교사들이 하나의 목회 비전을 가지고 일관성 있는 말씀을 전하는 것도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이 끊임없이 필요한 일이다.

그렇기에 다음세대에 올바른 신앙을 전수하기 위해서는 세대통합예배를 포기할 수 없다는 목회적 확신이 중요하다.

김정우 목사는 “세대통합예배는 새로운 것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예배의 본질로 돌아가려는 시도이다”라며 “예배는 하나님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영적으로 가장 충만한 공간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부모, 신앙의 전수자 되라”

예배 모범 보이면 자연스럽게 세대통합

 

▲ 김희자 부총장
[인터뷰] 총신대 김희자 부총장

“자녀세대에게 남길 수 있는 가장 좋은 유산은 신앙의 유산입니다.”

총신대학교 김희자 부총장(기독교교육)은 ‘세대통합’은 교회와 가정의 의무이자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하나님께서 가정과 교회를 세우신 이유 중 하나는 다음세대에게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요즘 가정과 교회는 신앙보다 세속적 가치를 심어주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부모 중에 자녀에게 나쁜 것을 주고 싶은 사람은 없다. 교회도 다음세대에게 불신앙을 전수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김희자 부총장의 지적처럼 신앙전수의 마지막 보루여야 할 가정과 교회가 오히려 아이들에게 물질주의와 세속주의를 주입하고 있다.

김 부총장은 “가정이 깨지고 교회가 침체하는 이유도 신앙의 유산을 전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희자 부총장은 신명기 6장은 기독교교육의 기본이자 세대통합의 기준이 되는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신명기 6장, 즉 쉐마교육은 세대통합의 열쇠가 된다는 뜻이다.

그는 특히 부모의 역할을 강조했다. “성경적인 부모는 단지 자녀를 낳는 것이 아니라 다음세대에게 말씀을 가르치는 교육적인 기능이 더 큽니다. 부모는 자녀를 가르치는 교사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다음세대를 신앙으로 이끄는 일차적 책임은 가정에 있으며, 부모는 신앙의 전수자가 되어야 한다.

김희자 부총장은 세대통합을 위해서는 교회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서별로 전문화시키는 것도 필요하지만 세대통합예배를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대가 함께 예배를 드려 신앙이 전수되도록 해야 합니다. 예배 안에는 교육이 들어있고 세대통합이 들어 있습니다. 부모가 어떻게 하나님을 만나고 기도하는지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말씀을 함께 듣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그는 끝으로 “가정에서 세대통합을 이루려면 가정예배를 드려라”고 조언했다. 거창한 예배형식은 아니지만 자녀와 무릎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단절됐던 대화가 이뤄지고 소통은 곧 세대를 통합시킨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