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금지’ 결의 파급력에 높은 관심

예장통합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 타교단 큰 부담될 듯…납세문제도 공론의 장 마련

 

예장통합, 합신, 대신, 백석, 한영 등이 9월 초 교단 총회를 개최했다. 이들 교단들이 내린 결정은 추석 연휴 이후 열릴 교단 총회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결의사항들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교회세습금지

예장통합(총회장:김동엽 목사)은 총회 마지막 날인 9월 12일 교회세습금지를 즉각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9개 노회는 교회세습과 관련, “부모가 담임목사, 장로로 있는 교회에 그의 자녀 또는 자녀의 배우자는 연속해서 동일 교회의 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도록 해 달라”는 내용을 헌의했다.

지난해 감리교회가 장정개정을 통해 같은 내용으로 교회세습을 금지한 데 이어 통합마저 세습금지를 결의해, 앞으로 같은 헌의안을 다루게 될 예장합동, 예장고신과 기장의 결의가 주목된다. 특히 예장합동 총회에서는 서울강남노회와 서대구노회에서 세습금지 헌의를 올렸다.

그러나 9월 10일 개회한 예장합신은 세습금지법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 반대 요지는 “세습금지는 헌법 개정사항이며 개교회 사정에 따라 개교회에 자율권을 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반대 주장은 사실 예장통합 총회에서도 똑같이 제기됐다.

교계에서는 지금까지는 아니었더라도 앞으로 합신교단에서 세습할 교회가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신은 부결되고 통합은 가결된 것은 통합측이 현재 교단을 좌지우지 하고 있는 특정 대형교회에 대해 반감을 크게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총회에서 이수영 목사는 “교회세습을 하느냐 마느냐는 빛과 소금이 되라는 주님의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문제”라고 말했다. 박영득 목사는 “아브라함처럼 이삭을 죽여야 아버지도 아들도 산다. 세습은 영적 근친상간이다”라고 외쳤다. 통합총회는 올해 교세보고에서 전년 대비 4만명의 신자가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교회세습을 결의해야만 할 정도로 세습이 끼치는 복음전파에 대한 악영향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 국내 주요교단들이 9월 초 총회를 열고 교회세습금지 등 개혁안을 처리했다. 사진은 예장통합 총회 모습.


교단통합

예장백석(총회장:장종현 목사)은 9월 9일 총회에서 예장개혁(총회장:전하라 목사)과 전격 통합했다. 백석측은 “교단합동으로 기존의 3400개 교회에서 850개 개혁측 교회가 영입돼 4250개 교회의 교세를 지니게 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예장합동 K노회 소속 79개 교회도 가입했다고 밝혀 통계의 신뢰성을 떨어뜨렸다. 최근 예장합동이 발간한 <총회인명록>에 따르면 K노회 소속 교회는 60개 뿐이다. 더구나 K노회는 교단 탈퇴에 대한 노회 결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장고신과 합동을 오랫동안 추진해온 예장합신 총회에서는 오히려 ‘합동추진 중지’ 헌의가 올라왔다. 논의 결과 합동추진 중지건을 다루는 것은 1년 유보하고 양교단 합동 논의는 계속하기로 했다. 교단 통합의 성공적 사례가 거의 없고 굳이 합동할 이유가 없다는 정서가 반영됐다. 이같은 분위기는 예장고신 총회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연합기관

예장합신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에 전격 가입하기로 결의했다. 상대적으로 한기총에 남아있는 주요 교단은 예장합동과 예장고신 정도가 됐다. 한편 한장총이 요청한 ‘(장로교단의) 한교단 다체제 연합총회 헌법 구성 결의안’은 예장합신은 1년 더 연구키로 했고 예장통합 백석 한영이 결의했다. 한교단 다체제는 이종윤 목사(서울교회)가 주도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이상론이고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적 시각이 많지만 ‘연합’을 기치로 내걸고 있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평가다.

예장통합은 법인한국찬송가문제에 대해 이번에도 법인 찬송가공회의 손을 들어줬다. 현행 <21세기 찬송가> 사용 계속을 결의했고, 법인 공회와 비법인 공회가 연합을 도모하라는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통합의 태도로 인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비판론과 법원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교단들이 마땅히 취할 방도가 없다는 현실론이 맞서고 있다.


대사회·기타

목회자 납세에 대해서는 예장통합은 “수긍”, 예장합신은 “1년 연구”, 예장백석은 ‘목회자 납세 반대 대책위원회’ 결성을 결의했다.

예장합신은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WCC 부산총회 반대를 결의했다. 동성애에 대해서는 모든 교단들이 반대이며 결의문을 발표키로 했거나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예장통합은 저출산고령화사회대책위원회, 여성위원회를 두기로 했고 목회자윤리지침을 제정키로 했으며 자살에 대해 신학적 연구를 하기로 결의했다. 한편 13곳의 기독교 사적지를 총회사적지로 공식 선정했고 미주 지역 사적 지정을 위해 미주 인사들을 명예와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이번에 제정된 곳 가운데는 장로교 최초의 연해주 선교사 최관홀 목사 기념지, 일본의 이수정 수세교회(시바교회) 등 해외유적지까지 포함되어 있어, 통합측이 역사 기록에 관심이 많음을 잘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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