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훈 장로, 김형국 목사, 김재호 목사, 윤선율 장로


“부끄럽고 마음이 아프다 … 바로서는 총회 기도할 터”

부총회장 남상훈 장로

“할 이야기가 별로 없습니다. 부끄럽고 마음이 아플 뿐입니다.”
부총회장 남상훈 장로(삼례동부교회)는 거침없고 활달하던 평소 성격과 달리 인터뷰 내내 말을 아꼈다. 퇴임을 앞두고 할 말은 많지만, 현재로서는 무슨 말을 하더라도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제97회 총회가 파회로 끝나던 순간은 두고두고 제 가슴을 아프게 할 것입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정말 잊고 싶은 기억입니다. 세상 정치와 다른 교회정치를 기대했고, 또 그런 정치를 위해 제 나름대로는 열심히 기도하며 준비했는데 이 순간부터 모든 것이 어긋나버리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남 장로는 지난 총회를 앞두고 오랜 기도의 시간을 가졌다. 수차례 기도원을 찾아가 금식하고 기도하며 주님의 뜻을 구했고, 감사의 마음과 겸손한 자세로 맡은 역할을 잘 감당하리라 다짐도 했다.

그러나 총회 파회 이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총회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위치에 서게 됐고, 총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주도한 속회 총회의 사회를 맡으면서 교단 안팎의 주목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총회유지재단과 총신 발전에 기여하는 일, 홀사모들을 보호하는 사업 등 개인적으로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졌던 부분도 총회 전반의 혼돈 속에서 제대로 손을 대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아무 일도 후련하게 매듭짓지 못한 채 임기를 마치게 됐습니다. 총대들과 전국교회에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남 장로는 개인적으로도 인생의 동반자이자 영적 후원자였던 아내가 갑작스레 건강이 악화되는 바람에 더욱 힘든 한 해를 보냈다. 때문에 전국목사장로기도회 이후로는 절친했던 이들과의 만남이나 대화도 줄어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뎌왔다고 토로한다. 그럼에도 총회가 바른 길을 가기를 바라는 마음은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한다.

“제98회 총회는 용서와 화해 속에서 시작되고 마무리되었으면 합니다. 금번 총회를 계기로 모든 의혹들이 해소되고, 교단을 혼란케 하는 문제들이 반복되어 제기되는 모습이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정치권의 입김에서 벗어나는 총회, 교육 선교 전도에 총력을 경주하는 총회, 이단에 맞서 굳건하게 대처하는 총회가 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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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의안 접수·천서 원칙대로 할 것”

서기 김형국 목사

“평생에 한 번뿐이라는 마음으로 1년간 기도하며 잘 해보려는 마음 간절했는데 여건상 그러지 못해 아쉽고, 나 자신 뿐 아니라 총회와 총대들 앞에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제97회기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해 그 누구보다 가슴 졸이고, 남몰래 눈물 흘렸던 서기 김형국 목사(하양교회)의 퇴임 심경에는 안타까움이 짙게 묻어져 나왔다.

김 목사는 어려움을 겪은 제97회기의 가장 큰 원인은 임원의 하나됨과 파회의 적법성이 없었기 때문이라 지적하면서, “임원들이 하나가 되었으면 지금과 같은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다. 사전에 상의를 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총회 파회와 관련한 적법성 논란은 차후에 법제화를 통해 더 이상 혼란이 없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제98총회를 목전에 두고 또다시 정치적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헌의안 접수와 천서 등 굵직한 임무를 맡고 있는 김형국 목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단호히 밝혔다.

“서기의 직무는 규칙상 서류를 접수해 헌의부로 보내 총회 회무가 원만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역할입니다. 천서 또한 법과 원칙, 절차에 문제가 없으면 받는 것이 법입니다. 이런 점에서 누가 뭐라 해도 외압과 회유 등으로 법과 원칙을 벗어나거나, 나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끝으로 교단의 발전을 위해 김형국 목사는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을 사수하고 WCC와 이단문제를 단호히 배격해야 하며, 지도자들이 강단과 강단 아래가 다르지 않는 영성을 더 강화시키고 겸손한 모습으로 교단을 섬기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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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총회임원회 화합 중요”

회록서기 김재호 목사

2년간 총회를 섬기면서 건강한 교단과 교회를 위해 무엇보다 총회 임원들이 하나 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철저히 느꼈습니다.”
부회록서기를 거쳐 회록서기를 맡으며 2년 동안 총회 임원으로 섬겼던 김재호 목사(동산교회)는 제97회기동안 누구보다 어렵게 직무를 수행해 왔다.

특히 제97회 총회 후 총회사태를 수습하는 시간만 3개월이 걸렸고, 그 결과 총회회의록 채택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김재호 목사는 “지난해 12월 24일 총회회의록을 채택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아서 참으로 많이 기도를 했었고, 회의록을 채택하기까지 회록서기로서 고충이 많았다”고 당시 어려움을 토로했다.

교단을 이끄는 임원의 위치에서 바라본 교단의 향후 과제에 대해 김 목사는 “무엇보다 임원들이 하나가 되어 함께 소통하고 자유롭게 의견들을 교환하며, 개인이나 특정 계파의 정치적인 이익이 아닌 총회와 한국교회 전체의 공적이익을 대표해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임원들이 지역 대표로서의 대표성을 띠고 있지만, 그에 앞서 전체 교회 대표라는 의식을 가지고 하나가 되어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김 목사는 총회설립 10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한해인 만큼 총회임원으로서 뜻 깊은 일들을 세워가고 싶었으나, 그럴만한 여건이 되지 못한 것이 상당히 안타까웠다고 고백했다. 

“새로운 회기는 총회설립 100주년을 마감하고 101주년을 맞이하는 중대한 시점인 만큼, 101주년에는 좀 더 총회가 발전될 수 있도록 임원들이 하나로 힘을 합쳐 그 기반을 놓는 한해가 되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앞으로 100년은 통일문제를 염두에 두고 보다 철저히 기도하며 준비하는 시간이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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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법적 소송비용 줄여야”

회계 윤선율 장로

제97회기 교단 살림을 책임진 윤선율 장로(대흥교회)는 퇴임 소감으로 “부족한 사람이 수많은 목사님과 장로님을 대신해 임원의 한 사람으로서 교단을 섬김 수 있었던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이기에 감사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회계로서 교단 재정을 맡은 윤 장로는 “살림을 살아보니 우리 교단은 예산 책정에 있어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부분이 너무 취약했다”며 “또한 예산 수립 후 소비적인 일에 너무 많은 돈이 쓰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평가했다. 또한 “제97총회가 파회 이후 상회비와 세례교인헌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아 경영상 어려움이 컸다”고도 했다.

교단 재정의 개선점에 대해서도 지적을 아끼지 않았다. “예산 편성을 답습하지 말고 연구하고 활성화를 꾀해 복음적이고 생산적인 일에 재정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법정 문제가 비일비재하게 생겨 불필요한 재정이 많이 소진되고 있는 데 개선의 여지가 있습니다.”

제97총회와 관련 윤선율 장로는 “제97총회가 파회된 이후 총회가 어려울 때 바로 서있어야 한다는 마음을 기도 중에 갖게 됐고, 누구의 편보다 총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내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물론 주변에 많은 만류와 걱정이 있었다. 좋지 못한 시선도 많이 받은 것도 사실이다. 인간적인 면뿐 아니라 총회가 바로 서가야 한다는 생각에 총회장을 보필했다. 결과를 볼 때 조금도 후회 없이 잘 판단했다라는 평가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윤선율 장로는 “모쪼록 다가올 98총회는 모든 일을 하나님께 맡기고 교단과 산하 교회, 한국교회를 깨끗하고 양심껏 섬기는 교단으로 거듭나는 아름다운 총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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