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회자 교단 소속증명서 내밀며 “위장교회 아니다” 발뺌
신천지 관련 의심 목회자… “하나님 말씀 가르쳤을 뿐” 변명


신천지 위장교회 탐사취재를 하면서 몇몇 교회는 혼란스러웠다. 위장교회 몇 곳은 끝까지 자신들은 신천지가 아니라고 하며, 담임목회자의 교단 소속증명서를 제시했다.

그들이 제시한 증명서는 해당 교단에서 발급한 문서로 보였다. 신천지 위장교회라는 증거가 명백한 상황에서 정통 교단에 소속된 목사가 담임목사로 등재돼 있다는 사실, 혼란스러웠다. 신천지 위장교회 담임목사가 돼 있는 그들을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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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없이 사라지다
가장 먼저 백O은 목사를 찾아 나섰다. 예장합동 교단으로 위장한 온세상교회는 백 목사가 담임목사라며 증명서까지 내보였다. 예장합동 교단의 증명서였다.

현재 예장합동 교단 목회자 중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은 한 명이다. ㅅ노회 소속으로 경기도 파주시에서 사역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백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 주소로 찾아갔다. 교회는 사라지고 없었다. ㅅ노회 시찰회를 통해서 백 목사를 수소문했다. 몇 년 전에 교회를 폐쇄했고 현재 무임목사 신분이라는 대답만 들을 수 있었다.

백 목사가 교회를 폐쇄할 당시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시찰회 서기를 만났다. “2010년 시찰에 교회폐쇄를 요청한 후 연락이 두절됐다. 같은 지역에서 사역했던 목회자와 동기 목사들까지 수소문했는데 백 목사의 연락처를 아는 사람이 없다.”

백O은 목사의 최근 행적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온세상교회에 백 목사와 면담하거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거부했다. 온세상교회는 지금도 백 목사의 소속증명서를 이용해 자신들의 신분을 위장하고 있다.

위장교회? 난 모른다
수원 지역에서 신천지 위장교회로 잘 알려진 성실교회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간판을 내걸고 있었다. 성실교회 담임은 신O문 목사. 신 목사는 성결 교단의 목회신학연구원을 이수하고 1997년 목사안수를 받았다.

▲ 수원시 권선동 세권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성실교회는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위장교회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근까지 기독교성결교회 소속 목회자가 담임을 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돼 그 충격이 더 크다. 성실교회를 담임했던 신OO 목사는 교회간판을 내리고 폐쇄했기에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며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
8월 14일 성실교회를 찾아갔다. 그러나 신 목사는 그곳에 없었다. 책임자로 보이는 여성은 신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가 맞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라고 모호하게 대답했다. 왜 성결 교단명과 로고를 도용하느냐고, 신천지에서 성결교회로 위장한 교회가 아니냐고 재차 물었다. 그러자 그 여성은 “우리도 피해를 보고 있다. 나가 달라”며 격하게 반응했다.

수소문 끝에 신 목사의 연락처를 알아내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신 목사는 한 달 전에 목회를 그만두고 현재 요양보호사 관련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목사에게 현재 성실교회 간판이 그대로 걸려 있고 신천지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목사는 “나는 간판을 내렸는데, 다른 사람이 다시 간판을 붙였다. 나는 모른다. 상관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성실교회는 신 목사가 그만두기 전부터 신천지 피해가족과 회심자들을 통해 위장교회로 확인된 상태였다. 신천지와 연관이 없냐고 묻자, “신천지에 다닌 적이 있다.

하나님 말씀을 가르친다고 해서 갔다. 2010년 신천지에서 나왔다”고 대답했다. 또한 신천지 교리를 성도들에게 가르치지 않았냐는 질문에, “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쳤을 뿐이다”라고 답했다.

위장교회 인수하면 안되나?
광명 지역에서 신천지 위장교회로 드러난 행복한교회 방OO 목사는 이례적으로 기자에게 직접 인터뷰를 요청했다. 16일 기자와 만난 방 목사는 예장합동보수 교단 소속의 선교목사이며, 행복한교회는 오는 가을노회에 예장합동보수교단 안주노회에 가입하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고 소개했다.

방 목사는 초청목사라는 신분으로 지난 6월 중순부터 행복한교회를 다녔고, 행복한교회 인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수요예배에서 두 차례 설교를 했고, 주일예배 때는 교회소식을 한 번 전했다고 말했다.

먼저 예장합동 로고를 도용한 사실에 대해 물었다. 방 목사는 “전임자가 한 것이라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행복한교회에서 예장합동 로고를 본 적이 없다”고 이해가 안가는 말을 했다. 행복한교회는 외벽 간판과 건물 입구, 중층 계단, 2층 예배당 입구까지 곳곳에 예장합동 로고가 들어간 간판을 붙여놓고 있었다.

또한 지난 7월 17일 취재 당시 방 목사는 행복한교회 주보에 담임목사로 표기돼 있었다. 이에 대해 방 목사는 “교회 인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내가 이름을 올리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당시 노회소속증명서도 행복한교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행복한교회 주보에 기재된 부교역자는 총 3명. 배 목사와 최 전도사, 오 전도사이다. 그중 배 목사와 최 전도사는 작년 8월부터 행복한교회에서 신천지 교육을 한 인물이었다. 특히 배 목사는 7월 취재 당시, 자신은 친구 아버지(방 목사)가 목회를 해서 돕기 위해 온 전도사라고 밝히며 신분을 숨겼다.

그러나 방 목사는 배 목사나 전도사들에게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배 목사에 대해서는 “배 목사는 강의를 아주 잘한다”라고 말했다. “설교가 아닌 강의냐”고 되묻자, “배 목사는 강의를 잘하고, 1대1 교육도 잘한다”고 재차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방 목사는 “8월 초에 행복한교회를 인수했는데 위장교회로 알려져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인수 중이라고 했다가 말미에는 인수했다고 말을 바꾸며, 기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 목사가 인터뷰를 요청한 이유가 짐작됐다.

행복한교회가 신천지 위장교회라고 알려줬지만 방 목사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 신천지를 인수하든 문선명이든 문제가 안된다. 신천지라면 더욱 좋다. 들어가서 개종시킬 수 있고, 회개시키면 된다”면서 “나는 여호와증인과 베뢰아에도 있었고, 신천지 집회도 가봤다. 사자를 잡으려면 사자굴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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