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보도 후 공개된 이름 바꾸거나 교단 로고 삭제 등 탈바꿈 분주
지속적 추적 더불어 ‘위장포교 금지법’ 제정 등 근본대책 마련 시급

신천지 위장교회들이 2차 위장을 시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본지 보도를 통해 공개된 신천지 위장교회들이 교회이름을 바꾸거나, 위장 목적으로 사용한 교단명과 로고를 삭제하는 방식으로 또 다시 신분을 위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장합동 교단명과 로고를 도용해 경악케 했던 서울 동대문구 신천지 위장교회 온세상교회는 교회 정문에 붙여놓았던 예장합동 로고를 삭제했다. 8월 9일 다시 찾은 온세상교회는 예장합동 로고만 삭제하고 여전히 ‘대한예수교장로회’라는 이름을 쓰면서 예장 교단 소속으로 위장 중이었다. 그러나 교회 내부에 붙여놓은 간판에는 예장합동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지난 취재에서 온세상교회가 예장합동 소속이라고 끝까지 우겼던 협동목사에게 예장합동 로고를 지운 이유를 묻자, “질문에 대답할 이유가 없다”면서 “교회 내부에 있는 예장합동 로고도 곧 떼겠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잘못한 게 없다”며 “기독신문 보도와 관련해 소송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도용과 위조라는 범법행위를 저지르고도 적반하장 격으로 처신하는 신천지의 본색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경기도 오산지역 신천지 위장교회인 겨자씨교회는 교회이름을 아예 오산교회로 변경했다. 게다가 교회 입구에 정통교회가 붙이는 ‘신천지 출입을 금지한다’라는 스티커까지 부착하면서 2차 위장에 들어갔다.

인근에서 목회하는 윤 모 목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경 오산교회라는 이름으로 동네에 들어선 이 교회는 올해 초 겨자씨교회로 이름을 바꿨다. 아무래도 이상해 주위 목회자들과 확인했는데 신천지 위장교회였다”면서 “기독신문이 취재를 다녀간 이후 다시 오산교회로 이름을 변경하는 촌극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온세상교회와 오산교회(겨자씨교회) 외에도 본지 보도를 통해 신분이 노출된 위장교회들은 또 다시 새로운 방법으로 위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교회와 지역교회연합회의 지속적인 추적과 조사가 절실하다.

위장은 곧 일상
교회이름을 변경하거나, 교회간판에 수시로 변화를 주면서 신분을 위장하는 것은 신천지 위장교회들에게 지극히 일상적인 일이다. 청주지역 신천지센터인 더하기문화센터는 무려 4차례나 이름을 변경한 바 있다. 더하기문화센터 자리에 최초로 들어선 것은 위장교회인 사랑의교회였다. 이후 대흥교회로, 그 다음에는 태흥교회로 이름을 변경한 후 현재 더하기문화센터가 들어섰다.

청주이단상담소 김덕연 소장은 “신천지 위장교회들은 건물임대비나 이사비용 부담으로 건물을 쉽게 옮기는 경향이 적지만, 교회이름을 수시로 바꾸는 방식으로 신분을 위장한다. 또 위장교회가 있던 자리에 기독교기관이나 단체가 들어섰다면 위장교회가 탈바꿈한 것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때로는 교회 이전을 통해 완벽한 위장전략을 취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기존에 정통교회가 있던 공간을 임대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대전 신천지 위장교회인 찬양의집선교센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찬양의집선교센터는 예장합동 소속 찬양의집이 이전하자마자 같은 공간을 곧바로 임대해 비슷한 이름을 내걸고, 교단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김덕연 소장은 “교회 이전 시 목회자들이 건물을 빨리 넘기는 데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새로 입주하는 사람이 신천지 출신이 아닌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주의를 요망했다.

위장포교금지법 제정해야
신천지는 가장 변화무쌍하고 교묘한 술책을 사용하는 사이비집단이다. 특히 추수꾼과 산옮기기 전략에 이어 위장교회까지, 정통교회 침투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는 신천지에 맞서 어떠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까.

우선 각 교단마다 교단 로고 제작 및 배포 운동이 시급하다. 교단 로고를 제작해 산하 교회에 부착시킨다면 보다 쉽게 신천지를 가려낼 수 있다. 교단 로고 제작이 여의치 않는 군소교단은 교회 간판에 교단 이름을 기입하는 것도 차선책이다.

광주이단상담소 임웅기 소장은 “예장합동과 예장통합, 기감 외에는 교단 로고를 활용하지 않아 신천지 조사가 더딜 수밖에 없다”면서 “1차적으로 소속 교단만 알 수 있어도 신천지 여부를 파악하는데 용이하다”고 밝혔다.

궁극적으로 한국 교회에 시급한 과제는 ‘위장포교 금지법’ 제정이다. 즉 위장포교 자체를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어 처리해야 한다는 말이다. 임웅기 소장은 “일본은 종교인이 포교할 때 반드시 신분을 밝히도록 하고 있다. 신분을 밝히지 않거나 거짓 신분을 말하면 법적 처벌을 받는다”면서, “끊임없이 진화하는 신천지의 위장전략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위장포교 금지법 제정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위장포교 금지법이 제정된다면 위장교회만이 아니라, 추수꾼 역시 고소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교회 안에서 단속하고 밖으로 몰아내 위장포교를 막는다면 신천지로 인한 피해를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5만여 한국 교회가 반인륜적 반사회적 집단인 신천지 추방을 위해 합심만 한다면 분명 가능한 이야기다. 여기에 현 국회위원 중 60% 이상이 기독교인이라 점도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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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신천지 대응 시작

피해자 모임 1인시위 등 포교저지 활동 진행
신천지도 예민한 반응…지원체제 구축 필요

신천지 대응 사역이 열악했던 대구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신천지 포교저지 활동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대구광역시 신암4동에 위치한 신천지 동대구센터에서 신천지 피해자 가족이 “이곳은 사이비 신천지 미혹교육센터입니다”라는 팻말을 갖고 일인시위를 진행했다.

일인시위는 이미 널리 알려진 신천지 반대 활동으로 오래전부터 사용된 효과적인 방법. 하지만 신천지 대응활동이 미약했던 대구 지역은 일인시위마저 활성화 되지 못했다. 이번 일인시위를 기점으로 대구 지역도 이대로 신천지를 두고 보면 안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 7월 신천지 위장교회 탐사보도를 위해 전국 주요 도시 교회연합회와 이단상담소를 찾아다녔다. 당시 서울특별시와 6대 광역시 중 유일하게 이단상담소가 없는 지역이 대구광역시였다. 교회연합회도 사실상 신천지를 비롯한 이단대처사역에 미온적이었다.

그 결과 대구 상황은 심각했다. 이단상담소가 없으니 신천지에 빠진 성도를 회심시키기 어려웠고, 이단세미나 등을 통한 기초적인 예방사역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구 지역은 신천지가 거리낌 없이 활동하고 있었다.

▲ 대구 신천지피해자모임 회원이 신천지 동대구센터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현재 대구에서 신천지에 대응하는 사람들은 신천지 대구경북 피해자모임(이하 대구신피모)이다. 그리고 대구 동신교회(권성수 목사)를 비롯해 몇몇 교회가 신피모와 함께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다행히 2012년 9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의 대구수성노회가 산하에 이단대책기구를 조직하고, 이태석 목사(동신교회)를 담당자로 임명해 신천지 대처에 나서고 있다.

이태석 목사는 2012년 7월 교회 청년이 신천지에 미혹된 것을 계기로 이단대처 활동을 시작했다. “신천지 센터에 다니는 청년을 빼내야 했는데 대구 지역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

한 권사님이 대구신피모를 소개해서 부산 이단상담소와 연결돼 그 청년을 회심시킬 수 있었다.” 신천지에 빠진 성도를 회심시킬 전문가가 한 사람도 없다는 대구 교회의 현실, 이것이 이 목사를 신천지 대응으로 이끌었다.

동신교회와 대구신피모의 가장 중요한 활동은 지난 4월 부활절연합예배 현장에서 대구 지역 신천지 복음방과 센터, 위장교회 명단과 위치를 알리는 전단지를 배포한 것이다. 복음방과 센터 위치도 파악하지 못하던 대구 교회들에게 이 전단지는 충격이었고, 신천지에 미혹될 위험을 크게 줄이는 계기가 됐다.

대구 지역에서 신천지 비판과 대응 활동이 높아가자, 신천지도 맞대응을 시작했다. 대구신피모 관계자는 “예전에 신천지는 가출한 가족을 돌려달라는 시위를 하면 조용하게 처리하려고 일단 가족을 집으로 돌려보내줬다. 그러나 이번 일인시위 이후 신천지가 적극 대응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신피모 한 회원이 인터넷카페 ‘신천지대구경북피해자모임’(http://cafe.daum.net/DGsinpimo)에 일인시위 사진을 올리자, 그 회원에게 사진을 내리라고 요구하면서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사진 내리기를 거부하자 신천지는 그 회원이 근무하는 직장 앞에서 일인시위를 시작했고, 아예 한 달 동안 2000명 집회신고까지 하며 격한 대응을 하고 있다.

신피모 관계자는 “대구에서도 조직적으로 대응할 조짐이 보이자, 신천지에서 초반에 강력하게 나서기로 한 모양이다. 일인시위 사진 올린 것 때문에 2000명이나 시위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차라리 잘됐다. 이번 기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신천지 대응을 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현재 대구 신천지 대응에 가장 필요한 것은 ‘구심점’이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또는 대구성시화운동본부 같은 교회연합기관 산하에 이단대책기구를 설립하고, 신피모를 비롯해 현장 활동가들을 지원하고 받쳐주는 체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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