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사정 잘알고 사명감 투철 … 조사·확인과정서 헌신적 협력
지역연합회와 이단상담소 유기적 협력 강화되면 “대응 쉽다”


탐사취재로 확인된 것

본지의 신천지 위장교회 탐사취재는 서울 인천 수원 청주 대전 전주 광주 부산 대구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최근 신천지가 포교활동을 강화하는 지역을 집중해서 진행했다.

취재에 앞서 전국 위장교회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회장:진용식 목사) 산하 각 지역의 이단상담소와 교회연합회를 통해 사전 조사를 했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구리상담소 신현욱 소장, 청주상담소 김덕연 소장, 광주상담소 강신유 목사와 임웅기 소장 그리고 대전종교문제연구소 김미경 실장, 전주기독교연합회 김동하 목사,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이단상담소 권남궤 소장, 대구신천지피해자모임 관계자 등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특히 신천지를 탈퇴한 회심 성도 13명의 도움이 컸다. 이 성도들은 2인1조로 6개 팀을 구성해 이미 파악하고 있던 서울 경기 지역의 위장교회를 돌아다니며 일일이 최종확인 작업을 했다. 휴가까지 내면서 협력해 준 성도들을 잊을 수 없다.

▲ 부산지역 한 성도(왼쪽)가 신천지 위장교회 앞에서 1인 피켓시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천지 신도가 나타나 시위를 방해하고 있다.
신천지 회심자를 주목하자
이번 취재에서 현재 한국 교회의 신천지 대응과 관련해 중요한 사실 몇 가지를 확인했다. 첫째는 한국 교회의 신천지 대응이 소수의 전문가들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 둘째는 신천지 대응 전문가들이 대부분 회심한 성도라는 점, 셋째는 교회연합회들이 이단대처에 손을 놓고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이단 전문가와 교회연합회가 협력한다면 신천지 대응은 가능하다는 점이다.

신천지는 그동안 한국 교회가 겪었던 이단 가운데 포교 전략·전술이 가장 뛰어나다. 한국 교회가 신천지 포교전략에 대응책을 내놓으면, 곧바로 그 대응책을 무력하게 만들 전술을 개발해 낸다. 신천지위장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했던 한 회심자는 “아침 9시부터 밤 12시까지 위장교회에서 살았다. 매일매일 어떻게 하면 포섭을 잘할까 고민하고 회의를 했다. 이렇게 하니 수많은 포교전략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단상담소들은 어떻게 새로운 신천지 포교전략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을까? 바로 회심자들을 통해서다. 이들을 통해 신천지 내부 사정과 포교전략, 위장교회 위치 등을 확인하고 있다. 누구보다 신천지를 잘 알고 있고, 신천지 대응에 사명감을 갖고 있는 회심자들을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 역시 하나님의 자녀
그러나 회심자들과 교회 그리고 교회연합회 사이에 원활한 협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단상담소 관계자들은 그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들었다. 하나는 회심자들이 영적으로 허약해서 신천지에 빠졌다고 생각하는 오해, 또 하나는 내 교회 내 성도는 신천지에 빠지지 않을 것이란 안일함이 그것이다.

대전종교문제연구소 김미경 실장은 이런 오해와 안일함 때문에 “교회에 신천지 신도가 있다고 알려주면 목회자들의 반응은 오직 하나다. 쫓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에서 만난 문OO 씨는 교회에 상처가 많았다. “10년 넘게 교회에서 교사와 성가대로 봉사했던 동생이 신천지에 빠져 목사님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그런데 교회에서 나가라는 말만 했다. 목회자라면 최소한 한번이라도 상담을 하고 권면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교회의 이런 태도는 신천지에서 탈퇴한 후에도 계속된다. 옛날 신천지에 다녔다고 교회에서 소문이 나서 왕따를 당하고, 결국 원망하면서 교회를 떠나게 된다. 김미경 실장은 “목회자라면 교회에서 신천지 신자를 발견해 쫓아냈다고 자랑할 것이 아니라, 그 성도를 지키지 못한 것에 가슴 아파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왜 나의 성도가 신천지에 빠졌는지 되돌아보고, 예방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호소했다.

연합된 힘이 신천지를 이긴다
신천지에 대응하는 이단상담소는 전국에 설립돼 있지만, 지역의 교회연합회와 협력이 잘 이루어지는 곳은 드물었다.

지역연합회와 이단상담소의 연합이 잘 이루어지는 곳은 전주와 부산을 꼽을 수 있다. 전주기독교연합회는 산하에 이단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해마다 전주시 전체 교회를 대상으로 신천지 및 이단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전주 지역의 신천지 복음방 센터 위장교회를 모두 파악하고, 전단지를 만들어서 교회에 배포하고 있다.

부산 지역은 성시화운동본부가 주도하고 있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도 산하에 이단상담소를 조직하고, 권남궤 전도사를 소장으로 임명해 대응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 지역의 신천지 위장교회 등 포교 장소를 조사해 전단지로 만들어서 배포했다. 또 포교 장소에서 일인시위를 펼치며 예방활동도 펼쳤다.

전주기독교연합회 김동하 목사는 “3년 전만해도 대응은 고사하고 신천지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광주이단상담소의 협조를 얻어 이단세미나를 개최하고 이후 전문가와 계속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기독교연합회의 노력으로 목회자들도 변했다.

교회에서 신천지 신도가 발견되면 무조건 쫓아내는 것이 아니라, 1차로 상담을 하며 회심을 종용한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바로 전문가와 상담을 받게 하면서 최대한 회심하도록 노력한다.

안타깝지만 그 외 지역은 교회연합회와 이단상담소의 협력이 안되고 있었다. 서울 구리 청주 대전 광주 등은 이단상담소만이 치열하게 지역의 신천지와 싸우고 있다. 가장 심각한 지역은 대구이다. 대구는 이단상담소도 없고 교회연합회도 신천지 대응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는 이단상담소가 없다보니 회심자가 나타나지도 않고, 회심자가 없으니 신천지 내부 사정과 포교장소를 파악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대구신천지피해자모임 관계자는 “대구는 신천지에 가족을 잃어버린 개개인이 신천지와 사투를 벌이는 각개전투의 현장이다. 교회연합회에 요청을 해도 움직이지 않는다”고 허탈해 했다.

신천지 위장교회 탐사취재를 하면서 기뻤던 것은 “신천지 대응이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전주와 부산 지역처럼 교회와 교회가 연합하고 목회자와 이단상담 전문가가 협력한다면, 충분히 신천지에 대응할 수 있다. 그리고 또 다른 기쁨은 이단상담소 관계자들의 헌신과 사랑을 체험한 것이다.

취재 전에 이단상담소 활동가들은 ‘사명감’으로 그 일을 감당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단에 미혹된 성도들을 향한 안타까움과 사랑이 사역의 동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단의 온갖 협박과 회유를 이기는 힘, 홀로 싸우고 있다는 외로움을 극복하는 힘은 바로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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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교회 통한 미혹 강화될 것”

법적 대응 아울러 식별요령 등 예방교육 중요

인터뷰/ 구리상담소 신현욱 소장

이단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의 포교전략과 대응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신천지 내에서 2인자로 인정받으며 교육장으로 활동하다가 회심한 신현욱 소장(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구리상담소)이다. 신 소장은 2006년 11월 신천지를 탈퇴한 이후 갖은 협박과 폭행 속에서도 신천지 예방활동과 미혹된 영혼을 되살리는 사역에 매진하고 있다.
신현욱 소장은 신천지가 포교 수단으로 사용하는 복음방과 센터는 한계가 올 것이라며, “결국 위장교회를 통해 성도를 미혹하는 방법으로 귀결될 것이다. 이런 위장교회들이 모여 위장 노회 나아가 총회까지 만들어 정통교회로 신분세탁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신천지에서 위장교회 전략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위장교회는 2004년 처음 시도됐다. 위장교회가 등장한 배경은 가족전도를 위해서였다. 신천지 신자로 파악되면 가족들이 거부감을 갖게 되는데, 신천지에 안가겠다고 하면서 가족들을 위장교회로 데리고 가는 것이다. 위장교회는 외형상 일반 교회와 다를 바가 없어서 효과적이었다. 이후 2010년부터 일반 성도를 미혹하기 위한 방법으로 확대돼 본격적으로 위장교회를 설립했다.

▲취재 결과 위장교회가 전국에 분포해 있었다. 현재 파악한 위장교회는 몇 곳인가?
=2012년까지 70개가 있었다. 신천지는 올해까지 300개 설립을 목표로 세웠다. 현재 파악한 위장교회는 150곳 정도다. 이중 100여 개는 위장교회가 확실하고 50곳 정도를 추적조사하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위장교회가 형태를 발전시키고 있음을 확인했다. 단순히 위장하는 단계를 넘어 정통 교단에 가입하는 사례를 발견했다.
=초기에 위장교회는 신천지 강사가 목사 행세를 하며 교단 이름이나 로고를 도용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강사는 신학교를 졸업하지 않아서 위장에 한계가 있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성 교회에 있다가 미혹된 교역자들을 명목상 담임목사로 내세웠다. 그래도 소속 교단이 없다는 문제가 발생했고, 최근에는 아예 정통 교단에 가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군소 교단의 경우 가입절차가 허술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위장교회에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나?
=먼저 각 교단 차원에서 교단 이름이나 로고를 도용하는 문제를 법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또한 성도들에게 교단 식별요령과 로고의 의미를 알려 미혹당하지 않게 해야 한다. 그리고 위장교회로 의심이 된다면 지역의 교회연합회에서 목회자 신상과 교단 소속 여부를 검증하고, 빨리 그 결과를 교회들에게 알려야 한다.

앞으로 신천지 위장교회는 정통 교단에 가입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각 교단과 노회들은 교회가입절차에 검증시스템을 강화하고, 특히 편목 과정을 통한 교회가입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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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위장교회의 주요 특징

△교회가 있던 자리에 새로운 교회가 들어왔는데 예전 교회 간판을 그대로 사용한다.
△외부 간판에 있는 교회 이름과 내부에 있는 교회 이름이 다르다.
△교회 이름을 자주 바꾸고, 간판에 교단 마크 없이 십자가 등을 붙인다.
△교단을 예수교장로회라고 하면서 구체적으로 소속 교단을 밝히지 않는다.
△담임목사가 2명이고, 설교하는 목사와 교육(강의)하는 목사가 다르다.
△목사와 전도사 같은 교역자들이 때로 가명을 사용하고, 신학교를 졸업하지 않았다.
△예배 중에 사도신경을 빼먹는 경우가 있고, 주기도문 중 ‘대개’를 하지 않는다.
△개역개정판 성경과 함께 과거에 사용하던 개역한글 성경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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