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위 보고 후 화합 위한 구체적 목소리 잇따라 … 해결 수순에 큰 관심


총무 거취·비대위 고소 실타래 먼저 풀어야


제98회 총회가 2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제97회 총회는 총회설립 100주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회기였지만 굴곡이 많고 각종 파행이 난무했던 한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2일 총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는 위원장 서창수 목사와 서기 송영식 목사 명의로 비대위의 완전해체를 선언했다.

비대위는 지난해 9월 21일 총회가 파회한 이후 10개월 동안 이해와 견해 차이로 갈등과 대립이 있었지만 모든 과거의 불신과 오해를 접고 제98회 총회는 축제의 분위기 속에 맞이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모든 활동을 접고 백의종군 하겠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그동안 총회의 개혁을 주창하며 활발하게 움직였지만 속회총회를 개최한 뒤 임원과 실무진 사이에 간극이 벌어져 분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7월 2일 열린 총회실행위원회에서 총무 황규철 목사(오른쪽)가 총회사태진상규명과 관련하여 발언하고 있다.
또한 총회사태진상규명위원회가 가동되고 총회가 비대위 관련자 28명을 고소하면서 사실상 동력을 잃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총회 내부적인 개혁을 요구하면서 총회장과 총무의 도덕성에만 초점을 맞춰 문제를 제기하여 큰 틀을 보지 못한 지엽적인 ‘외침’이었다는 비난도 높았다. 

7월 2일 총회사태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전대웅 목사)는 총회실행위원회에서 몇몇 인사들이 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제97회 총회 직전부터 교단분열까지 염두에 둔 치밀한 준비를 하여 총회를 혼란에 빠뜨렸다고 보고했다. 총무에 반감을 가진 인사들이 총회장의 노래연습장 출입, 총무의 용역동원·가스총 사건 등을 부정적 여론으로 호도하여 진실을 흐렸다는 것이다.

지금 총회 내부에서는 서로 격한 반감은 내려놓고 제98회 총회는 화합으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어찌됐든 한 회기 동안 파행의 정점에 서 있던 총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진상규명위원회가 총무의 용역동원은 총회실행위원회를 거쳐 적법하게 이뤄졌으며, 가스총 사건은 우발적으로 신변보호를 강조하기 위해 꺼냈다고 밝혔지만 아직도 총무에 대한 여론은 긍정적이지 못하다.

또한 비대위의 중심축이었던 교회갱신협의회 회원들이 총무에게 박한 점수를 매기고 있어 상황이 쉽지는 않다. 현재 총회는 총회장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 같지만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는 총대들의 의식은 파악하기가 힘들다. 제98회 총회를 예측하는 것은 현재로선 안갯속이라는 얘기다.

총회가 화합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뻔하다. 총무의 임기를 보전하고 총회가 비대위를 대상으로 한 고소를 취하하면 된다. 이와 관련 일부 목회자들이 물밑 접촉을 통해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교단 소속 각종 단체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쉽지 않은 ‘타협’이다.

총회 측에서는 비대위가 비록 해산을 선포했지만 속회총회의 불법성을 시인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비대위는 묵묵부답이다.

증경총회장 김동권 목사는 “총회는 당연히 화합으로 가야한다”며, “비대위가 속회총회의 잘못을 사과하면 고소고발도 취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책임자에게는 최소한 경고라도 주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김 목사에 의하면 힘의 논리에 의해 총회가 좌우되는 일은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비대위가 속회총회와 관련 사과를 표명하면 고소취하는 시간문제라는 얘기다. 

그러나 총무 얘기가 나오면 상황은 복잡하게 전개된다. 전후좌우 살필 것도 없이 총무를 해임해야 한다는 정서가 아직도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 봄 각 노회 정기회에서 비대위의 입김에 의해 결의한 몇 가지 헌의안을 이번 총회에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솔직히 총무 해임안이 부당하다는 것이다.

제98회 총회가 화합으로 갈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성급히 판단하기 어렵지만 총무 건과 비대위의 고소 취하가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총회실행위원회는 진상규명위원회 보고를 받고 후속조치를 7인 전권위원회에게 맡겼다.

부총회장 안명환 목사는 총회를 앞두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총회가 화합으로 치러지길 희망합니다. 서로 허물을 들추기보다는 용서하고 내가 죄인이라는 고백이 잇따라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제98회 총회를 앞두고 아직은 ‘안개총회’지만 총회산하 전국교회의 목회자와 성도가 원하는 화합총회가 진심으로 이뤄지길 바랄 뿐이다. 화합총회, 그다지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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