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반연, 세습완료 61개·세습의혹 21개 교회명단 공개

교회세습을 완료한 61개 교회와 세습 의혹이 짙은 21개 교회 명단이 공개됐다. 이중 예장합동은 17개 소속 교회가 세습을 완료해, 기감과 더불어 가장 많이 교회세습을 진행한 교단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공동대표:김동호, 백종국, 오세택, 이하 세반연)은 3일 명동 청어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교회 세습실태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12일부터 6월 28일까지 이메일과 전화 제보, 언론보도 등을 통해 세습이 완료되었거나, 세습 의혹이 제기된 교회 사례를 수집·확인해 결과를 실명공개한 것이다.

세반연 실행위원장 방인성 목사는 “교회세습은 하나님 앞에 범죄적 행위이고, 탐욕을 제어 못하는 우상숭배와 같다”면서 “이번 교회세습 조사 발표로 인해 한국 교회와 성도들에게 교회세습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의혹이 있는 교회들의 세습 움직임을 막아내는 역할을 감당하고자 한다”며 조사 및 실명공개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교회세습을 완료한 교회는 총 61개로 확인됐다. 1973년 도림교회(예장통합)을 필두로 시작된 교회세습은 2000년 이전만 해도 8개 교회에 불과했지만, 2000년에서 2010년까지 31개 교회가 교회세습을 진행했고, 2011년부터 2013년 6월까지 무려 22개 교회가 교회세습을 마무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교회세습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0년을 전후해 충현교회(예장합동), 광림교회(기감) 등 대형교회의 세습 과정에서 분란이 발생해 교회세습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됐음에도 불구하고,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2011년, 2012년 단 2년 동안 15건의 진행되는 등 교회세습이 점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교회세습이 교회 규모와 무관하게 저변화되고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61개 교회 중 교인 수 50~500명 교회에서 24건의 교회세습이 이뤄졌고, 500~1000명 12건, 1000~5000명 19건, 5000명 이상 6건으로 나타났다. 교회세습이 공론화되던 초기 당시에는 대상이 대형교회에 국한됐었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교회 규모와 관계없이 교회세습이 광범위하게 추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단별로 보면 예장합동과 기감 소속 교회가 17건으로 가장 많은 교회세습을 단행했으며, 예장통합 6건, 예성 4건, 기침 3건, 기성 2건 순이다. 그 외 기타교단은 12건으로 나타났다.

이중 대형교단인 예장합동과 기감, 예장통합이 전체의 절반을 상회하는 40차례의 교회세습을 완료해 상대적으로 교세가 큰 교단에서 교회세습이 많이 이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교회세습을 단행한 61개 교회 중 절반에 가까운 28개 교회의 선임목사가 교단 총회장(14명)이나 감리교 감독(10명), 한기총 회장(4명) 출신으로 확인돼, 한국 교회 리더십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김예희 사무국장은 “한국 교회 내에서 한기총 회장이나 총회장, 감독이 가진 영향력이 절대적이다”면서 “이들의 소속 교회의 세습시도는 다수 교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으므로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세습 방식은 담임목회직계세습이 5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지교회를 설립해 아들이나 사위를 담임목사로 파송하는 ‘지교회세습’이나, 다른 목회자를 청빙했다가 직계가족에서 세습하는 ‘징검다리세습’ 방식을 이용하는 교회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세반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교회세습 저지를 목적으로 세습의혹이 제기된 21개 교회 명단과 해당 교회 측 입장도 공개했다. 이 명단에는 명성교회(예장통합), 연세중앙교회(기침), 임마누엘교회(기감), 안양새중앙교회(예장대신), 인천순복음교회(기하성), 은혜와진리교회(기하성) 같은 교인 수 1만 명 이상의 초대형교회가 포함돼 있었다.

세반연은 명성교회 경우에는 지교회세습과 징검다리세습을 겸한 변칙세습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명성교회 내부 제보의 의하면 명성교회가 하남지역에 지교회 설립을 계획 중이며, 김삼환 담임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가 지교회에서 사역한 뒤 세습을 강행할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명성교회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거부한 상태다.

또 세반연은 임마누엘교회는 사실상 세습이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마누엘교회는 지난 3월 김국도 목사가 아들 김정국 목사의 세습을 시도했다가 문제가 일어나 당시 서류상으로 세습이 추진되지 않았다.

그러나 교회 홈페이지에는 김정국 목사가 담임목사로 표기되어 있으며, 김정국 목사가 주일오전 11시 예배에 설교를 하는 등 세습이 완료됐다는 것이다. 임마누엘교회 역시 교회의 담임목사가 누구인지에 대한 대답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반면, 가나안교회(예장대신), 광명제일교회(기감), 안산제일교회(예장통합), 우이제일교회(예장대신), 은성교회(예장통합)는 제보된 의혹은 사실무근이며, 세습할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방인성 목사는 “현재 한국 교회 구조상 세습 저지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 교회와 성도들이 세습반대운동에 동참해 준다면, 한국 교회가 깨어나고 목회자들이 자성할 것으로 믿는다”며 세습반대운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세습으로 확인된 교회 명단

도림교회(통합) 부평교회(기감) 길동교회(합동) 기둥교회(기감) 대구서문교회(합동) 충현교회(합동) 주안감리교회(기감) 하늘비전교회(기침) 베다니교회(기감) 광림교회(기감) 순복음성문교회(기하성) CCC(선교단체) 제천동부교회(기감) 잠실양문교회(합동) 소망교회(통합) 성남대원교회(기감) 분당만나교회(기감) 경향교회(고려) 강남제일교회(기침) 경신교회(기감) 대성교회(합동) 동현교회(합동) 안양성결교회(예성) 성민교회(합동전통) 순복음수지교회(기하성) 삼락교회(합동) 제천영광교회(합동보수) 종암중앙교회(개혁) 금란교회(기감) 서울교회(기장) 숭의교회(기감) 창대교회(합동) 계산중앙교회(기감) 신광교회(기감) 포일남교회(합동) 주례중앙교회(고신) 시흥중앙교회(예성) 대평교회(합동) 경서교회(합동) 인천흰돌교회(기감) 수동교회(통합) 신월동교회(예성) 새서울교회(합동) 대한교회(합동) 대서울교회(고신) 왕성교회(합동) 상록교회(합동) 원미동교회(통합) 연정교회(합동) 부천동광교회(통합) 평택처음교회(통합) 노은대흥교회(기침) 인천동산교회(기감) 대산감리교회(기감) 안양광명교회(백석) 봉신성결교회(기성) 남문교회(합신) 성남성결교회(기성) 안산시민교회(합동) 서부교회(예성) 천안갈릴리교회(기감)

세습 의혹이 있는 교회 명단

가나안교회(대신) 광명중앙교회(기감) 명성교회(통합) 부천처음교회(통합) 송탄중앙교회(합동) 신성성결교회(기성) 안산제일교회(통합) 안양새중앙교회(대신) 연세중앙교회(기침) 영원교회(백석) 우이제일교회(대신) 은성교회(통합) 은혜와진리교회(기하성) 정동교회(대신) 제일성도교회(합동) 태평제일교회(통합) 해오름교회(백석) 인천순복음교회(기하성) 전주아멘교회(합동) 강변교회(고신) 임마누엘교회(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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