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회 전국 교역자 하기수양회 평가


총회 파행 여파로 준비과정 난항 불구, 내실있는 행사진행 큰 호응
다양한 참석자 구성·사역별 맞춤식 특강 등 수양회 새 모델 제시

제44회 전국 교역자 하기수양회가 6월 13일 폐막했다. 530명의 참석자들은 삶과 비전을 공유하고,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번 수양회는 목회자 부부뿐만 아니라 부교역자까지 포함한 교회 단위의 참가와 노회별 참여가 높아 눈길을 끌었다.

순탄치 않았던 시작
이번 교역자수양회는 과거 수양회에 비해 시작이 순탄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에 겪었던 제97회 총회 후유증이 교육부로 고스란히 넘어갔다. 9월 이후 각 상비부 활동이 잠정 중단되면서 교역자수양회 준비도 늦어졌다.

예년 같으면 해를 넘기기 전에 장소나 예산의 윤곽이 드러나고 곧이어 교육부 실행위원회를 통해 확정짓는다. 그러나 이번 회기에는 과거보다 늦은 2월에서야 실행위원회가 열렸고, 그나마 장소도 확정하지 못했다.

이유는 교단이 혼란스러운 상황이어서 해외 행사를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돌았기 때문. 결국 교육부는 교단이 화합 모드로 전환될 때를 기다리다가 적기를 놓쳤고, 행사 준비가 늦었던 교육부는 장소 섭외에 어려움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평소 5월에 열리던 목사장로기도회도 일정이 늦춰지면서 교역자수양회 준비에 어려움이 컸다. 6월 3일부터 5일까지 열린 목사장로기도회에 연이어 진행된 수양회이기에 참여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 “오직 주만 바라나이다.”
“돋보이는 수양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교역자수양회는 “돋보이는 수양회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교역자수양회의 가장 큰 특징은 수양회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교역자수양회는 일부 중견그룹 목회자 부부의 해외 나들이에 가까운 행사였다. 그러나 올해 교역자수양회는 말 그대로 전국의 다양한 목회자들이 참석할 수 있는 행사였다. 과거 해외 수양회의 경우 1인당 60~80만 원대가 소요됐지만, 올해에는 조식·석식을 빼면 8만원에 불과했다.

즉 과거 해외 수양회는 상위 그룹 5%만을 위한 행사였다면, 20여년 만에 내륙에서 개최한 올해 수양회는 농어촌과 개척 교회 목회자들도 부담 없이 참석할 수 있는 전국적인 수양회였다.

교역자수양회에 참석한 목회자들도 20년 만에 해외에서 국내로 바꾼 수양회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참석자 중 23명에게 무작위로 설문한 결과, 16명이 내년에도 국내에서 개최하길 원했다. 반면 5명 만이 해외를 원했으며, 2명은 어디든지 상관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특징은 부교역자까지 모두가 참석한 교역자 모두를 위한 수양회였다는 점이다. 해외 수양회는 특성상 담임목사 부부만 참석하게 된다. 그러나 올해 교역자수양회는 부교역자까지 포함한 교회 단위의 참석이 눈에 띠었다는 점이다. 광주동명교회(이상복 목사)를 비롯해 동일로교회(김오용 목사) 등 10여 개 교회가 부목사와 전도사까지 함께 동참해 비전을 공유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행사의 틀에도 변화가 엿보였다. 과거에는 저녁 부흥회를 통해 영적 재충전을, 오전과 낮에는 주변 관광지 여행을 통해 쉼을 얻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었다.

그러나 올해 수양회는 목회자에게 도전과 회복을 주는 예배, 목회에 도움이 되는 강의, 체육활동을 통한 단합이라는 차별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목회자들이 대거 출동해 부흥회를 인도하고, 사역별 맞춤식 특강이 이어져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저녁에는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영적 각성과 재충전의 부흥 사경회를 열었다. 그리고 오전에는 담임목사와 사모, 부교역자가 각각 강의실을 찾아가며 듣는 사역별 특강이 진행됐다.

수양회 운영비용에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총회 일부 행사는 일명 ‘순서자 찬조비’라는 것이 있다. 예배 사회나 기도, 성경봉독, 축도 등을 맡기면서 행사 찬조금을 요구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교역자수양회에서는 찬조금 요구가 없었다. 김기철 목사는 “예년에는 예배 순서를 맡길 테니 찬조금을 내라는 요청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에는 그런 요구가 없었다”면서 깨끗한 운영에 만족감을 보였다.

교육부장 김민교 목사는 “교역자수양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하나님은 위기를 회복의 기회로 만들어 주셨다”면서 “앞으로 행사를 위한 수양회가 아니라 전국 교역자들의 필요를 공급하는 진정한 수양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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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수양 기회로 자부”

20년만의 국내 개최에도 참여 높아 감사

교육부장 김민교 목사

“목회자가 도전받고 현장에 적용할 것이 많은 풍성한 수양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교역자 하기수양회를 주최한 교육부장 김민교 목사는 준비과정이 힘들었지만 하나님께서 풍성한 은혜로 갚아주셔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기수양회를 끝마친 소감은.
=긴장도 많이 하고 걱정도 많이 했는데 하나님 은혜로 잘 마치게 돼서 감사하다. 분위기도 그렇고, 미비한 점도 다들 잘 봐주신 것이 여러 가지로 하나님이 도우시는 것 같다. 특히 정치적인 행사가 아닌 순수하게 수양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평가한다.

▲준비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총회 분위기가 어수선해 준비가 쉽지 않았다. 특히 전국목사장로기도회와 일정이 비슷해 지면서 참여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교회 단위의 참석과 노회별 참여가 높아 500명이 넘는 인원이 몰렸다. 또한 교육부 임원들이 총회회관에서 상주하며 전국 노회에 전화로 독려했다. 수고한 교육부 임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올해 교역자수양회는 많은 변화를 시도했는데.
=가장 큰 변화라고 하면 장소일 것이다. 1993년 이후 20년 만에 국내 내륙에서 개최했다. 사실 해외를 요청하는 주문이 많았다.

그러나 해외 수양회는 상위 그룹 5%만 참석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래서 말 그대로 전국에서 사역하는 교역자를 위한 수양회라면 해외보다는 국내가 맞다고 본다.

▲총회 행사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렇다. 이번에 교역자수양회를 준비하면서 느낀점은 총회와 개 교회와의 간극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수양회뿐만 아니라 총회 행사에 대해 ‘그들만의 리그’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따라서 총회는 일선 목회자와 교인들이 소속감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총회는 특정인의 것이 아니라 전국 교회 전체의 것이다. 앞으로 교역자수양회는 목회와 교육에 대한 비전과 나누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또한 말씀과 교제의 축제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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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까지 불러 참석했어요”

동일로교회 동역자 총출동, 목회비전 공유

그동안 교역자수양회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다. 담임 목사 부부가 해외에서 일주일간 쉬고 오는 행사.
그러나 올해 교역자수양회는 그 공식을 깼다. 오히려 담임목사부터 부목사와 전도사까지 모두가 참석해 비전을 공유하고 은혜를 나누는 계기가 됐다.

▲ 동일로교회 김오용 담임목사(앞줄 가운데)와 부교역자, 선교사들이 수양회에 함께 참석해 목회비전을 공유했다.
동일로교회(김오용 목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동일로교회는 담임목사 부부를 비롯해 부목사와 심방 전도사, 교육부서 전도사까지 총출동했다. 심지어 인도와 중국에 나가 있는 유순옥 박은혜 오바울 선교사들까지 참석시켜 함께 은혜를 나눴다.

김오용 목사는 21세기는 협력사역의 시대라고 판단했다. 과거에는 담임목사의 카리스마가 부흥의 열쇠였지만 현대사회는 다양화 시대이기 때문에 달란트가 다른 교역자들이 함께 교회를 섬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교역자수양회도 함께 참석해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김오용 목사는 부교역자에 대한 남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꾸준히 신뢰하고 같이 가다 보면 하나님은 그 속에서 멋진 작품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미래지향적인 시선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설교학을 가르쳤던 류응렬 목사. 그는 전도사 시절부터 강도사, 목사안수, 선교사에 이어 교수가 되기까지 20여 년을 함께 동일로교회에서 동역했다.

그만큼 부교역자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강하다. 그러기에 안정된 목회환경 속에서 동일로교회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부교역자의 입장에서는 일명 뜨내기 사역이 아닌 장기 사역자로 남아서 헌신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우리는 한번 만나면 20년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바라보며 사람을 키우자는 정신으로 사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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