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저·모

외침만 컸던 회개와 하나됨

▲…제97회 총회 이후 현재의 교단 상황을 반영한 듯 이번 전국목사장로기도회는 회개와 하나됨이 특히나 강조돼. 집회를 이끈 대부분의 강사들이 지금의 처참한 교단과 한국교회의 무너짐을 누구의 잘못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의 잘못으로 알고 철저하고도 진정한 회개를 하자고 반복적으로 외쳐. 그러나 회개하자는 핏줄 선 외침 앞에도 순서가 끝나면 나가기 바빠 통회하고 자복하는 이들이 없었으니 믿는 자여 어이할꼬.

폐회예배에 나타난 민심

▲…폐회예배는 설교를 맡은 안명환 목사가 “50명이라도 나오기를 기도했는데 70여 명 나왔다”고 말했을 정도로 좌석이 텅빈 가운데 진행. 교단 상황이 아직 진정되지 않은 탓에 총대들과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대거 불참한 것이 원인. 교단 지도자들은 이런 민심을 읽고 교단 개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9월 총회까지 긴장해야 할 듯.

콘도 기도회의 단점

▲…기도회를 콘도에서 열다보니 갖은 유혹(?)들이 참석자들을 괴롭혔는데. 화창한 날씨와 아름다운 풍경에 바깥 산책은 기본이고, 늦은 시간까지 볼링과 탁구에 매진하고 있는 참석자들을 자주 볼 수 있어. 시설이 안락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유희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콘도에서 기도회를 여는 것이 과연 옳을지 재고해 볼 일.

예배 순서자도 불참

▲…목사장로기도회 일정과 장소가 몇 번씩 바뀌는 혼란이 있어서였는지 순서지에 적힌 예배 순서자들이 바뀌는 경우가 자주 발생. 축도를 맡은 증경총회장이 불참하기도 하고 폐회예배 때는 찬양을 맡은 교수 대신 급히 섭외된 다른 목사가 찬양을 불러.

빨간 넥타이 부대

▲…첫날 개회예배에서 수도노회목사장로찬양대의 우렁찬 찬양이 돋보여. <내 평생 사는동안>이란 찬양을 아름다운 화음을 곁들여 불러 큰 박수를 받아. 125명이나 되는 대규모 찬양단이 정장 차림에 빨간넥타이를 메고 와 시각적 효과도 우수. 찬양연습을 5차례나 하고, 일체 비용도 노회와 몇몇 개인들이 했다니 열심이 대단한 듯.

낮에는 텅 빈 빈자리

▲…둘째날 오전특강부터 시작해 오후특강까지 좌석이 절반가량이나 비어. 그런데 이상하게 저녁집회 시간에는 낮보다 더 많은 수가 참석해. 결국 낮 동안 집회에 참석하지 않고 다른데 가 있었다는 증거. 어려운 교단 상황에 회개와 화합을 외치는 목소리가 많은데, 회개와 더불어 집회를 사모하는 성실함도 필요할 듯.

감히 찾아온 이단신도들

▲…마지막날 모든 순서가 끝난 시각, 두 명의 중년여인이 행사장 1층 로비에 서서 퇴장하는 목사장로들을 향해 “회개하라”고 외쳐. 소속을 묻는 관계자들에게 단지 “하나님이 보내셔서 왔다”고만 말한 이들은 이단에 속한 신도들일 것으로 추정. 기도회 장소까지 감히 찾아온 이단 퇴치를 위해 교단이 힘을 기울이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이단 연루자들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

신문도 차별하나

▲…첫날 개회예배 후 쉬는 시간에 C신문과 M신문 관계자들이 좌석마다 자기네 신문을 배포. 그런데 콘도 직원들과 총회 직원들이 나서 C신문만 남겨둔 채 M신문만 수거. 이에 M신문 관계자들은 수거할 거면 같이 수거하지 왜 차별을 하냐며 분개. 덧붙여 총회파행 과정에서 총회장에 우호적이었던 C신문에 대한 우대가 지나치다고 볼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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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말·말

“동해안 포기하라”

▲…첫날 저녁집회에서 이규왕 목사가 한국교회를 위해 가슴을 치며 울 일이 너무 많다고 강조. 그러면서 오늘만 기도회에 참석하고 내일 동해안에 가려는 사람들은 일정을 포기하라고 말해. 실제 동해안으로 가려던 목사와 장로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목사의 설교를 듣고 적잖이 고민이 됐을 듯.

“총 맞아 죽을 확률 4.5배”

▲…둘째날 새벽기도회 설교에서 김관선 목사가 창 대신 수금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한 연구결과를 사례로 들어. 미국 총기사고 사례들을 이야기하면서 연구결과 총을 소지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총에 맞아 죽을 확률이 4.5배나 높다고. 수금 대신 창을 가슴에 품은 이들이라면 잘 기억해야 할 연구결과인 듯.

“기도의 응답이 즐거운 것이 아니라 기도하는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

▲…둘째 날 첫 강의자로 나선 문병호 교수가 기도가 믿음의 훈련이라 했던 칼빈 선생의 말을 빌리며 말씀으로 돌아가고, 거룩한 삶을 회복하는 길은 기도 외에 방법이 없으며, 그래야 범사에 감사하고 범사에 기도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기동전이 아니라 참호전이다”

▲…신국원 교수, 둘째 날 오후 강의에서 그람시와 알튜세르의 이론을 인용해 21세기에 벌어지는 문화전쟁은 학교 언론 시민단체 등 사회의 중요영역을 장악하는 데서 승부가 갈리는 참호전 형태가 될 것이라 설명하면서.

“본인의 잘못에 대해 사과”

▲…둘째날 저녁집회 광고시간에 총회총무 황규철 목사가 한 말.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고 다만 “어리석고 무지함으로 여러분들 마음에 상처주고 회개의 조건을 갖게 한 본인의 잘못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혀. 총회파행 사태에 관한 사과표명으로 이해되는데, 수십 개 노회에서 제98회 총회에 총회총무 해임 헌의안을 올린 상황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

“제98회 총회는 다툼의 장이 아니라 일흔 번씩 일곱 번 용서하라는 말씀을 따르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안명환 총회장이 폐회예배 설교 때 올 가을 총회는 비판하거나 소리지르지 말아야 한다는 말로 교단 현안 처리에 대한 의중을 내비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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