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명 참석, 영적 재충전…농어촌교회 고충 이해 설교에 큰 호응


“고난엔 반드시 보상, 비전 잃지 말라”


▲ 농어촌부가 주최한 농어촌교역자 부부수양회에 참석한 목회자와 사모들은 말씀과 기도로 사명감을 재확인하고 농어촌복음화에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고된 사역 현장에서 벗어나 낯설고 새로운 장소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게 된 농어촌교회 목회자 부부들은 사랑에 빠진 연인들처럼 관광을 할 때도, 예배를 드릴 때도 손을 꼭 맞잡고 웃음을 머금었다.

고령화와 이농현상으로 나날이 줄어드는 농어촌 인구와 부족한 교회 일꾼, 열악한 재정, 생활고 등 힘겨운 농어촌교회 현장에서 서로 의지하며 복음 전파의 사명을 묵묵히 수행해 온 부부들은 연인이나 가족이기에 앞서 사역의 동역자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려운 사정에 어렵게 여행경비를 마련하고 겨우 시간을 내어 수양회에 참석한 농어촌교역자 부부들에게 이번 수양회는 사역에 지친 영혼을 달래고 부부의 깊은 사랑과 믿음을 확인하는 더 없이 소중한 순간들로 채워졌다.

‘비전으로 가슴 뛰게 하라(욜 2:28)’라는 주제로 4월 22일부터 25일까지 대만에서 진행된 제97회기 총회 농어촌교역자부부수양회에는 흑석도, 완도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사역 중인 농어촌 목회자 부부 100여 명이 참석했다. 낮에는 대만 수도 타이페이와 중정기념관, 고궁박물관, 아류 해양 국립공원, 태로각 협곡, 양명산 온천 등을 관광하며 휴식을 취했고, 새벽과 저녁에는 뜨거운 기도와 말씀으로 영적 재무장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번 수양회에서는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의 형편과 어려움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선배 목회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담아 진솔하게 전달한 예배 설교가 좋았다는 평가가 두드러졌다. 첫날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의 개회예배 설교를 비롯해 총 여섯 번의 예배에서 설교자들은 농어촌교회의 고충을 이해하며 목회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노하우를 전달해 목회자들에게 큰 용기와 도전이 됐다.

22일 대만 타이페이 도착 후 드린 개회예배에서 소강석 목사는 ‘주영, 고영, 천영 신앙(고후 5:8~9)’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20대 청년시절 화순 백암리에 교회를 개척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전하며 “농어촌목회가 힘들고 고난으로 가득하더라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고난을 당하는 것에는 반드시 천국의 보상이 있음을 믿고 비전을 잃지 말라”고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23일 타이페이한인교회에서 가진 저녁예배에서 새힘교회 임동준 목사는 서완도에서의 개척교회 시절 이야기를 통해 “그곳이 어디든 사역의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목회자가 자기 자신과 갖는 영적 싸움”이라며 “영혼구원이 필요한 이들을 사랑하고 애통해 하는 마음으로 전도에 힘쓰고, 이들을 함께 전도할 수 있는 제자로 양육하기 위해 힘써야 하는 것이 목회자의 책무이다”고 참석자들에게 더욱 전도에 힘쓸 것을 권면했다.

영동중앙교회 장광우 목사는 요나서의 말씀을 통해 “복음 부흥과 기도 부흥, 예배 부흥 없이 교회는 성장할 수 없다”며 “말씀 전하기에 힘쓰고 기도로 늘 하나님과 소통하고 예배를 통해 거룩한 말씀을 전하고, 그 무엇보다 자신이 돌볼 양들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회자들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농어촌교회 및 개척교회 사역을 직접 경험한 강사들의 생동감 넘치는 설교에 농어촌교회 목회자와 사모들은 아멘으로 화답하며 함께 손을 모아 농어촌교회 부흥을 위해, 농어촌 주민들의 영혼 구원을 위해 간절히 기도를 드렸다.

한편, 참석자들의 재정 부담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수양회 신청 기준이 ‘교인 수 50명 이하, 사례비 월 기준 50만 원 이하인 농어촌교회 중 노회가 추천하는 목회자 부부’로 제한돼 있는데, 실제 월 사례비 50만 원 이하의 목회자 부부가 여행경비 및 여비로 월 사례비보다 많은 참가비를 낸다는 것은 큰 부담이라는 것이다.

이번 수양회에 참석한 목회자 부부 다수도 교회 재정이 여의치 못해 수양회를 포기할지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총회와 농어촌부가 참가비 전액을 지원하거나, 소수 교회에 고액의 후원금을 부담시키는 대신 도시교회들이 한 가정씩 맡아 후원하는 대안들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평가이다.

한 농어촌 목회자는 “참가비도 참가비지만 부교역자가 없는 상황에서 새벽예배와 수요예배 등 사역을 잠시 내려놓고 오는 것만으로도 부담”이라며 “수양회 참가비 마련조차 어려운 농어촌목회자들도 마음 놓고 참석할 수 있도록 총회가 적극적으로 대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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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지원·훈련 대책 시급”

농어촌 후원은 구체적·실제적이어야

인터뷰- 정영수 장로

제97회기 농어촌교역자수양회를 준비하고 성공리에 끝마친 농어촌부 부장 정영수 장로(영동중앙교회)는 이번 수양회가 별다른 사고 없이 화창한 날씨 속에 일정대로 무사히 치러진 것은 물론, 무엇보다 ‘비전으로 가슴뛰게 하라(욜2:28)’는 주제처럼 농어촌교회 목회자 부부들이 수양회를 통해 큰 도전과 용기를 얻은 것에 큰 보람을 얻어 더 없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영수 장로는 “척박한 농어촌의 현실 속에서 많은 목회자들이 좌절과 고난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안다”며 “그렇기에 더욱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이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품고 힘을 내 사역을 해나갈 수 있는 영적 재충전의 시간을 제공하고자 이번 수양회의 주제를 ‘비전으로 가슴뛰게 하라’고 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농어촌부 임원들은 그 무엇보다 농어촌교회 목회에 헌신한 바 있고, 그 목회를 토대로 자신만의 목회사역을 성공적으로 행하고 있는 목회자를 수양회의 강사로 선정하는 일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수양회에 참석한 농어촌교회 목회자 부부들은 수양회 일정 중 가슴에 와 닿는 말씀과 뜨거운 기도가 가장 인상에 깊었고 신선했다고 입을 모아 칭찬했다.

이번 회기동안 총회가 여러 어려운 사정으로 불안정한 가운데 수양회의 개최가 불확실했던 상황이었음에도 후원해 줄 교회를 찾고 예정대로 수양회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농어촌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희망을 잃지 않도록 격려하려는 농어촌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었다.

한편, 농어촌교회에 대한 총회 차원의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안 및 계획이 마련되어야만 한다며 정 장로는 “농어촌부는 임원 임기가 1년 단위라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총회의 전도국과 사무국에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을 지원하고 훈련하는데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남은 회기동안 농어촌부는 농어촌교회 자활세미나를 통해 농어촌교회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역의 노하우를 전할 예정이다.

또 정 장로는 “농어촌교회가 살기 위해서는 농어촌 교인들의 생계가 확보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적어도 농어촌교회의 특산물을 서울에서 판매할 수 있는 활로를 구축해주는 일 또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오는 6월 중 서울에서 농어촌교회의 특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직거래 장터를 제공할 계획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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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여행, 너무 큰 기쁨이었다”

전남 완도 고금남부교회 최구 목사·김정숙 사모

최구 목사와 김정숙 사모(고금남부교회)는 지난 17년간 고금면에 거주하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을 섬기랴 아이들을 키우랴 생계를 해결하랴 정신없이 바쁜 세월을 보냈다. 그러하기에 이번 수양회는 두 부부에게 누구보다 특별한 쉼과 위로의 시간이었다.

출발 전까지도 매일 새벽과 수요예배에 강단을 비워야 한다는 부담과, 수양회 비용의 절반을 지원받긴 했지만 나머지 비용과 여행 경비를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아 수양회 참석이 망설여졌다고 한다.

하지만 세월이 갈수록 점점 농촌인구가 줄어들고 그나마 있던 교인들조차 고령으로 하나둘 세상을 떠나면서 목회의 어려움에 지쳐있던 터라, 영적 재충전과 휴식이 절실했던 시기였기에 수양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여건이 허락되기를 기도해왔다고 한다.

최구 목사는 “그동안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초등학교에서 계약직 교사로 일을 하며 교회일도 함께 병행하던 아내가 최근 계약이 완료돼 마침 1달 정도 쉴 수 있는 여유가 생겨 아내와 저에게 모두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수양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빠듯한 교회 사례로 자녀교육비와 생활비가 턱없이 모자라 당장 다음 달부터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오랜만에 부부가 함께 한 여행에 두 부부의 표정을 밝기만 했다.

김정숙 사모는 대만 곳곳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역사적 유적을 찾았을 때의 기쁨과 감동도 크지만, 그 무엇보다 매일 새벽과 저녁 예배를 통해 농어촌목회자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말씀을 듣는 것이 좋았다고 밝혔다.

김 사모는 “말씀을 전하신 목사님들 또한 농어촌교회와 개척교회에서 고생을 했던 경험을 가지고 계셔서 그 말씀과 간증이 더 가슴에 와 닿고 도전이 됐다”며 “수양회에서 얻은 쉼과 회복으로 사역지에서 교인들과 지역주민들을 섬기는 일에 더욱 힘쓸 수 있게 돼 감사를 드린다”고 기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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